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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4.01.04 16:15

[리뷰]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이 영화 제대로 미쳤다'

아메리칸 드림, 그 아래 감춰진 광기의 등장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지난 세기 최고의 작품 '모던타임즈'(1936)에서 주인공 찰리 채플린이 공장 노동자의 피폐한 현실과 당시 사회를 흑백영화로 풍자했다면, 2014년 개봉작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자본주의 사회아래 숨어살던 미치광이들의 반란을 컬러풀한 디지털 영화로 도모했다.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돈에 열광하는 이들의 광기이자, '아메리칸 드림'의 본질이다. 런닝타임이 179분. 무려 세 시간에 달하는 이 영화는 관람 시간이 지나간 줄도 모를만큼 몰입도가 높고, 감상주의 같은 군더더기도 없다.

▲ 영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한 장면. 증권사 동업자 대니(좌)를 끌어안은 조던 벨포트(우)의 모습을 담았다. 이 둘은 마약과 윤락행위도 함께 하는 죽마고우다. (우리네트웍스 제공)

이 영화 제대로 미쳤다!

증권가 폭락사태로 일자리 마저 잃은 증권브로커 조단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는 재기를 모색하던 중, '페니 스탁'(penny stock, 1$미만 초저가 주식)브로커 회사에 입사, 이 전의 명성을 되찾아간다. 그러던 중 가구점에서 일하던 양아치 대니(조나 힐)를 영입한 뒤, 학력도 없고 무식함을 자랑삼아 사는 동네친구들을 모아 '페니 스탁'을 기반으로 벤처투자사 '스트래톤 오크먼트'(Stratton Oakmont)를 설립한다.

그 뒤 1990년 초, 스트래톤 오크먼트社는 약 15억 달러(현재가치로 약 2조 원)를 굴리는 대형투자사로 거듭나고, 사장인 조던 벨포트는 '월가의 늑대'라는 별명을 얻으며,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호사다마랄까. 이들은 회사설립 수 년만에 막대한 부를 벌어들여 마약, 섹스, 알콜 중독에 이어 외화 밀반출, 분식회계 등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킨다. 급기야 美증권위원회와 미국 대형증권사들이 사기 및 주가조작혐의로 FBI(미연방수사국)에 조던과 스트래튼 오크먼트社를 제소한다.

위 이야기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스토리중 일부이다.

마틴 스콜세지가 감독하고, 美인기드라마 '소프라노스'를 집필한 테렌스 윈터가 각본을 맡은 영화 <더 울프 월스트리트>는 사상 최악의 증시폭락 사태를 빚었던 1987년 10월의 '블랙먼데이' 전후를 다루고 있다. 참고로 '레이거노믹스'의 종말로 평가받는 이 시기는 증권사 파산과 대량실직이 횡행하던 때이다.

또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배경인 '블랙먼데이'(주가폭락사태)가 레이거노믹스의 끝물인 1987년과 1990년대를 휩쓸었다면,  현재는 신자유주의가 낳은 파생금융상품이 글로벌투자금융사 리먼브러더스를 파산시켰고, 지금도 여전히 금융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 조단 벨포트가 증권사 직원들과 함께 플로리다 별장에서 파티를 여는 장면. 영화뿐 아니라, 실존인물인 조던은 광적인데다, 돈이라면 물불을 안가리는 인물이었다. (우리네트웍스 제공)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이전의 디카프리오는 잊어라!

디카프리오는 지난 2002년부터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연출한 영화 '갱스 오브 뉴욕'(2002), '에비 에이터'(2004), '디파티드'(2006), '셔터 아일랜드'(2010)까지 4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이를 통해 그는 하이틴 스타에서 성인연기자로 거듭났다.

오는 9일 국내 개봉을 앞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또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합작한 5번째 작품이다. 이 영화는 26의 나이에 美 월가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급기야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한 조단 벨포트의 회고록 '월가의 늑대'(Catching the Wolf of Wall Street)를 토대로 나온 영화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 조던 벨포트 역을 통해 확실히 미쳤다.

부연하자면 그의 모든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디카프리오는 마치 '다단계회사 교주'로 나와, 학력과 재력이 없어 사회에서 밀려난 직원들을 향해 "돈이면 다 되는 세상, 우리도 할 수있다"며, 주가조작과 투자유치를 독려한다. 

하단, 예고편 동영상

아메리칸 드림, 그 아래 감춰진 광기의 등장

미 금융감독원 입장에서 조던 벨포트는 도둑놈이자 사회악이다. 하지만 그는 역설적으로 가난하고 백도 없는 이들에게 홍길동 같은 존재다. 게다가 이 영화는 감성이 없다. 미국의 자유방임주의와 풍기문란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롤링 스톤紙의 피터 트래버스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를 향해 "미국의 성공신화를 비웃는 날카로운 웃음"이라고 표현했다. 바꿔 말해,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미국 아닌, 다른나라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던 '아메리칸 드림', 그 아래 감춰진 광기의 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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