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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0.09.22 09:39

[박수빈의 into The book] #2. 교양인의 서양 고전,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 박지선 저자, 오만과 편견은 여성의 삶과 오스틴의 내면적 성찰을 드러내 그녀만의 문학적 특성을 드러낸 작품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 도서'교양인의 서양고전'

고전소설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역사적 사건과 당대의 문제를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장르다. 최근 출간된 ‘교양인의 동양 고전’, ‘교양인의 서양 고전’ 시리즈의 박지선 저자는 고전 문학은 당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작가들의 산물로 자연과 사회 및 역사 속에서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전한다. 

하지만 낯설고 어렵다는 이유로 쉽게 접하지 못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도서 교양인의 고전 시리즈는 고전 문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작품별로 눈여겨볼 내용을 소개하며 해석을 함께 담았다. 금번 박수빈의 into The book에서는 동양 고전과 서양 고전의 작품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두 번째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다.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은 영국 소설사에 있어 소설 양식의 새로운 한 국면을 열었던 작품으로 지적할 수 있다. 그 내용 역시 19세기 초 급격한 사회 변혁기를 맞이한 중류 사회를 배경으로 풍자적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그 의의를 찾을수 있다.

오스틴의 소설에 면면히 흐르는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아이러니는 발전과 영광이라는 화려한 표면에 의해 감추어진 영국 중류계급의 퇴폐적인 치부를 날카롭게 드러내고 벗겨내고 있다. 이러한 제인 오스틴의 세계에 대한 사고와 의식이 가장 잘 용해돼 있는 작품으로 오스틴의 소설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다. 상업적으로도 성공하여 질적, 양적인면에서 오스틴의 천재적인 작가 역량이 발휘된 작품이다. 특히 이 소설은 가정과 여성의 삶 그리고 결혼을 통해 시대상을 반영하였고, 내면의 자아 성찰을 함께 드러내 오스틴 문학의 특성이 가장 잘 집약되어 있다. 

▲ 오만과 편견 첫 판의 제목페이지, 출처 위키백과

오만과 편견은 엘리자베스 베네트와 피츠윌리엄 다르시가 오만과 편견의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두 사람의 인간성이 완성되어간다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그 주변 인물로는 딸들을 결혼시키는 것이 평생 사업인 베네트 부인, 아첨꾼 목사 콜린스 그리고 위풍당당하고 거만한 귀부인 캐서린 등의 인물들이 당대 영국 중류사회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적 특징은 시대적인 상황에서 비켜나 낭만주의적 경향을 거스르는 고전주의 정신 그리고 일상적 삶의 소설화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일상적인 삶을 그린 그의 작품 소재는 그녀의 작가로서의 명성에 천재성을 부여했다. 하지만 산업혁명, 종교부흥운동, 나폴레옹 전쟁 등의 시대정신에 무감각하고 역사적인 사건에 무지하며 일상의 삶에만 자족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오히려 이러한 비판들이 감탄과 경이의 요소들로 인정받고 있는 부분이다. 오스틴은 제한된 세계 안에서 자신의 재능과 문학관에 따라 평온한 리듬으로 짜임새 있는 구성, 섬세함 성격 묘사를 통하여 작품을 완성한 것이다. 그것은 당시 영국 사회의 세밀한 인간상과 시대상을 감지할 수 있어 더욱 그렇다.

▲ 제인 오스틴, 출처 위키백과

오스틴의 소설 세계는 진솔한 인간의 내면의 삶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인간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데 그녀는 사쇠적 여건, 돈이 아닌, 자신의 성숙한 판단으로 결혼을 결정한다. 이는 영웅적인 혁명과도 비유될 수 있는 강력한 여성상을 보이는 부분이다.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진정한 자율성과 자기 통제력은 독자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자리하게 한 이유기도 하다. 

문체의 독특함도 특징적이다. 서간체의 삽입과 대화체에 의해 극적 제시를 하는데, 이런 문체는 독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오스틴의 세계관과 독특한 문체는 ‘오만과 편견’이라는 작품에 근대성과 위대성을 안겼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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