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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1.06.29 14:49

MC몽 "병역은 의무이지 권리가 아니다!"

국방의 의무와 병역에 대한 화두...

전쟁이 났다. 군에서 작전수행 중이다. 험지를 달릴 수 있는 4륜구동승용차가 다수 필요하다. 그래서 지휘부에서 징발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징발 대상자 가운데 반발하는 사람이 나온다.

"왜 앞집 소형차와 옆집 대형세단은 징발하지 않는가?"

군의 대답은 하나일 것이다.

"필요없다."

아마 이번 MC몽의 자원입대에 대한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갖는 의미가 아닐까?

"병역은 의무이지 권리가 아니다."

많은 - 특히 입영대상자이거나 입영대상자였던 사람들 가운데 그리 말하는 사람이 많다. 어째서 나인가? 우리인가? 왜 저들은 군대 안 가는가?

물론 불법도 있다. 비리도 있다. 하지만 군대란 결국 전투를 위한 조직이라는 것이다. 전투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고 유지하고 있는 조직이다. 아무나 다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이다.

간단히 기업에서 시험을 보고 면접을 보아 응시자들을 탈락시킨다. 어째서일까? 기업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탈락한 이들은 적합하지 않다. 합격한 이들은 필요하다. 그래서 군대에서도 징병검사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 사람은 군대에 적합한가? 기업에서 모든 응시자를 받아주지 않는다고 불공평하다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기업이란 자체가 불공평한 것이니까.

다시 말해 군대에 대한 사람들이 느끼는 불공평함이란 군대라고 하는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 자체가 편향된 까닭이라 할 수 있다. 당장 여성은 왜 군대 안 가는가? 군대에 맞지 않으니까.

여성이라고 반드시 남성에 비해 열등하거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회 각분야에서 여성의 능력이 두드러진 경우도 이미 상당하다. 하지만 군대라는 조직에서 여성은 필요한가? 그래서 여성의 입대를 두고서 여성주의자들과 군관계자들과 여전히 충돌하고 있는 중이다. 장교로 임관할 수 있는 길이 열렸어도 여전히 남성중심의 군장교들은 그것이 마뜩지 않다.

사회에서는 열심히 뭐든 잘한다. 운동도 잘하고, 심지어 격렬하기 이를 데 없는 시합도 잘만 뛴다. 그러면 뭣하는가? 정작 검사를 해봤더니 운동은 잘 할 수 있어도 군생활을 잘하기는 힘들다. 헬스를 통해 우람하게 근육을 키웠어도 그것과 군복무의 적합성과는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정작 군대에서는 그다지 필요가 없다.

사회생활 잘하더라도 군생활을 잘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는 경우라는 것도 있다. 겉보기에 멀쩡하지만 군대에서 필요로 하는 자격은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군대에서 거부했다. 그런데도 단지 군대 가지 않았으니 비난하고 다그치고 온갖 이야기를 만들고.

이해했으면 좋겠다. MC몽이 이제라도 자원입대를 하겠다니까 나이가 너무 많아서 자원입대도 안 된다. 나이가 많으면 아무래도 체력적인 면에서나, 더구나 내무생활을 하는데 나이차이가 너무 많이 나도 인화에 문제가 많다. 아무리 군대 가고 싶어도 필요하지 않다.

무작정 너도 군대가라. 너는 왜 군대 가지 않는가. 조금은 냉정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불법이나 비리에 대해서는 분노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군대 갔는데 너는 왜 안 가느냐는 식으로 비난해봐야 자신만 초라해질 뿐이다. 어차피 그래도 갔다와야 했던 군대 아닌가.

사실 이러한 모순의 해결방법은 한 가지라 할 수 있다. 모병제다. 물론 모병제 아래서도 모든 국민에게는 국방의 의무가 부여된다. 유사시 명령이 떨어지면 징발과 징집에 응하며 국가방위를 위한 지시에 적극 협력할 의무가 있다. 다만 당장은 원하는 사람만 복무한다.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군대란 아무나 가는 곳이 아니다. 선별해 받는 곳이다. 그래서 부적합하다고 판단해서 그들은 군대에서 받아주지 않았다. 면제가 아무래도 현역보다는 유리하기는 하지만 군대 입장에서는 면제보다는 현역이 나으니 그들을 선택한 것이다. 억울하겠지만 그것이 의무일 테니까. 누구를 비난할 것 없는 그렇게 굴러가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것들도 시대의 비극일 터다. 세계적으로 징병제는 점차적으로 모병제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국방예산도 줄어들고 있고, 군의 규모며 신규장비의 도입도 계속해서 축소되고 미뤄지고 있다. 그에 비하면 여전히 우리나라는 군사적 긴장 속에 살고 있다. 그것을 강요받는다.

대체복무에 대해서도 이미 병역특례라는 것이 있어 병역을 대체하고 있는 중이다. 차라리 군대에 가기보다 현역에서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었을 때. 국방에 더 기여한다고 판단되었을 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그래서 간단한 군사훈련으로 병역을 대신한다. 대신 그 기간동은 그들은 꼼짝없이 자기 종목에서 선수로 활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의미 깊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국방의 의무란 무엇이고 병역이란 또 무엇인가? 반드시 가야 하는 군대에 대한 엄밀한 현실에 대해서.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이해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왜 나는 군대 가는데 저들은 군대 가지 않는가. 불법과 비리를 배제하더라도. 앎은 의식을 성장시킨다.

가기 싫어도 가야 하는 군대.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군대. 그 한 가운데 군대가 있다. 군이라고 하는 전투를 위해 존재하는 합법적인 폭력이. 모든 문제의 근원일 것이다. 그것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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