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3.12.23 19:10

소지섭-주연 열애설, '사실 여부를 떠나 사실이 된' 이유

사실 여부보다 과거 발언 등으로 '사실'을 만드는 언론, '지오 분노'의 내용을 보라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소지섭의 '쓸친소' 출연 거부는 주연 때문?', '소지섭, 과거 이상형은 키 168+긴 머리+나이 무관', '오작교 지오, 과거발언 화제', '소지섭과 주연, 미국서 은밀한 여행', '소지섭 열애, 노홍철은 알고 있었다?'...

소지섭과 애프터스쿨 주연의 갑작스런 열애설이 불거진 23일 오후, 소위 '메이저 언론'들이 그들의 열애설을 보도하면서 쓴 기사 제목들이다. 이 제목들을 보면 마치 이들의 교제를 기정사실화한, 그렇기에 독자를 끌어들이려는 기사라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소지섭의 과거 방송 발언에 주연을 덧붙이고 주연의 홍콩 공연 인증샷은 언론에 의해 '소지섭을 향한 미소'로 바뀌었다. 엠블렉 지오는 '오작교'로 불렸고 소지섭과 주연은 은밀하게 여행을 하는 사이까지 됐다. 네티즌 의견을 들이대며 '이미 주연 위해 태어난 배우'라는 제목의 기사까지 나왔다.

결과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소지섭도 주연도 모두 "친한 선후배일 뿐"이라며 열애설을 일축했다. 일단 두 사람의 열애설을 보도한 우먼센스는 오보를 낸 셈이 됐다.

▲ 애프터스쿨 주연과의 열애설이 퍼진 소지섭(SBS 제공)

우먼센스는 지난 12월호에서 한예슬과 테디의 열애를 최초로 보도했고 결국 두 사람은 공식적으로 연인임을 인정했다.

이전에는 '배우 정경호가 일반인 여성이라고 한 여자친구가 소녀시대 수영이었다'라며 한 번 열애설이 났다가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정경호-수영 열애설'을 다시 거론했지만 역시 사실 무근으로 드러나고 말았다.

당시 정경호 관계자, 그리고 이번 주연 관계자가 동시에 한 말이 있었다. "확인 전화나 취재가 없이 보도가 됐다. 우리도 기사를 보고 당황했다" 물론 기사를 쓴 이들은 측근들의 말을 인용하고 쓴 기사였겠지만 적어도 사실 확인 절차를 무시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열애설을 접하며 어떤 이들은 진실을 찾으려하지만 어떤 이들은 이것을 오히려 사실화시키며 과거의 발언들을 모으고 사건의 내용만을 이야기하며 마치 진실이라고 강요하는 듯한 기사를 작성한다는 데 있다.

그들은 여러 발언들을 모으며 어떻게든 그 발언들이 바로 그 당사자에게 한 말이었다고 갖다붙이고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열애설의 증거로 포착하며 독자들을 유혹한다. 그리고 열애설을 연상시키는, 그럼으로써 사실로 몰고 가려는 제목을 단다. 이들이 실제로 사귀는 것을 언론이 미리 기정 사실화한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결국 이들에게 '오작교'라는 별명을 들은 엠블렉 지오는 자신의 트위터에 "멍청한 건지 심심한 건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기사가 나면 사실 여부를 떠나 사실이 되어버리는 세상. 내가 겁을 먹었다고? 똥줄을 타? ㅋㅋㅋㅋㅋㅋㅋ 아닌건 아니라 해야죠. 하지도 않은 말 지어낸 기자분도 이 글을 보셨으면 합니다"라는 글을 남기며 추측 기사에 대한 강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결과는 '사실 무근'으로 나왔다. 하지만 지오의 말처럼 '기사가 나면 사실 여부를 떠나 사실이 되어버리는 세상'을 만들어버린 이들이 바로 자극적인 기사로 '설'을 '사실'인양 만들려하는 '메이저 언론'들이다. '지오 분노'가 검색어 상위에 오르고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이 질책을 해도 이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들에겐 클릭 수를 늘릴 또 하나의 먹이감만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열애설은 분명 관심가는 기사다. 진실도 궁금하지만 이들의 그 동안의 행적을 보면서 열애 중임을 유추하는 것은 하나의 재미거리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재미거리를 언론의 메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포털의 메인으로 부각되며 오히려 진실의 이야기를 밀어낸다면, 그것은 그저 '덮어버리기, 인기끌기'에 불과하게 된다.

열애설이 이전처럼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이유, 바로 사실 여부를 떠나 재미거리로 사실을 '만들어내려하는' 현대 언론의 작태 때문이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