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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지성의 고백 "안녕들 하십니까?"
젊은 지성의 발언과 참여를 막으려는 시도들을 우려하며
2013년 12월 19일 (목) 08: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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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오직 인의가 있을 뿐이다!"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 이보다 더 정확하고 간명하게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익을 말하는 사람들은 많다. 당장 정치가부터 무엇이 이익인가를 말하며 지지자를 끌어모은다. 관료들 역시 무엇이 이익이고 손해인가를 구분하여 보고하고 집행한다. 군인들은 승리와 패배를 말한다. 힘의 우열을 나누고 그를 통해 판단하고 결정한다. 상인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순박한 농부며, 볕에 그을은 검은 어부들까지 무엇이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가를 알고 그에 관심을 기울이며 살아간다. 한낱 어린아이들조차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말하고 행동하려 한다. 그러나 과연 그 이익이 옳은 것인가. 그래서 얻은 이익이 바른 것인가.

어느 시대에나 마찬가지다. 어느 사회에서나 한결같았다. 지식인이란 그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세상이 어긋나 있지는 않은지, 사람들이 잘못된 길로 들어서지는 않았는지, 진정으로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오히려 한걸음 물러서서 냉정하게 살피고 엄밀하게 그 답을 구하려 한다. 모두를 대신해서 고민하고 반성하며 대안을 찾는다. 그래서 지성이다. 사회의 이성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인간이란 누구나 사회속에서 관계를 갖고 이해를 공유로 얽히기 때문이다. 자기의 위치와 입장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젊은 지성이 필요한 이유다. 아직 사회에 깊숙이 발을 담그기 전의 미숙한 양심이 소중한 이유이기도 하다.

역시 어느 시대에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시대를 가장 통렬하게 비판한 것은 바로 이들 젊은 지성들이었다. 사회를 가장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살피고 또한 가장 정열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것 역시 이들 젊은 지성들의 몫이었다. 고려해야 할 관계도 없고 인지해야 할 이해도 없다. 오롯하게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 옳고 그름만을 판단할 수 있다. 바르고 어긋남을 지적할 수 있다. 4.19의 기폭제가 되었던 김주열 열사도, 3.1운동의 상징이 되어버린 유관순 열사 역시도 아직 어린 10대의 나이에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목숨까지 던져가며 불의한 권력과 맞서싸웠고, 자신의 안위마저 돌보지 않고 정의를 위해 희생했다. 문제라면 그렇게 어렵게 희생을 감수해가며 맞서싸우려 하는 현실이 곧 기성세대가 일구어 놓은 업적이며 영광이라는 것이다.

기성세대와 충돌한다. 당연하다고 여겨왔다. 그것이 옳다고 여겼기에 지켜왔고 관철해왔다. 별문제없이 지금껏 훌륭히 잘 살아왔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이제와서 부정하려 한다. 철모르는 것들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녀석들이다. 나아가 자신을 부정하려는 적이다. 세대간의 전쟁이 시작된다. 그러나 기성세대란 이미 기존의 현실을 주도하며 지배하는 위치에 있다는 뜻일 것이다. 전쟁은 곧 기성세대에 의한 젊은 세대의 길들이기로 마무리된다. 어른이 되어야 한다. 자신들과 똑같은 어른이 되어 기존의 사회에 깊숙이 얽혀야 한다.

IMF이후 먹고사는 문제가 그 어느것보다 중요해진 이유도 있다. 자유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적으로도 신자유주의가 강화되며 사회적 연대의 고리가 끊어진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오로지 먹고사는 현실만을 강조하던 교육이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번듯하게 살아야 한다. 그것만이 의미가 있다. 가치가 있다. 침묵하라. 성공하라. 그리고 누리라. 심지어 독서조차 대학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배제해야 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왔고 그리고 각박한 현실에서 젊은이들은 조금씩 길들여져왔다. 스펙은 그들이 추구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들의 탓이 아니다. 대학생들이 사회문제에 무관심하다.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다. 그들의 부모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부모세대가 원하는 훌륭하고 바른 젊은이들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사회의 일부가 되어 스스로 구속되도록 만든다. 순종하고 순응하며 그에 맞춰 살아가도록 배운다. 세상의 문제에는 눈감고 귀막으며 오로지 기성세대가 가르쳐 준 먹고 사는 한 가지에만 노력을 기울인다. 오히려 대학생들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졌을 때 기성세대가 어떻게 반응했는가를 떠올려보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본능이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대학생이라면 고등교육을 받는 예비지성인들이다. 보다 방대하게 읽고 보다 깊이있게 이해한다. 인간의 이성이 추구하는 바다. 세상은 그들에게 침묵하라 말하고, 그들 자신도 침묵이 옳다고 여기고 있지만, 세상을 살기좋게 바르게 바꾸고자 하는 이성의 욕구는 억누르려 해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계기가 필요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자신의 입으로 세상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누군가 작은 단서만 제공한다면 그들은 다시 눈을 뜰 수 있고 말도 할 수 있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단지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을 뿐이다. 배운 적 없다. 누구도 그들을 가르치지 않았다. 가장 고전적인 -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시 시작하려 한다. 하나의 대자보가 전국의 대학가를 울리고 있다. "안녕들하십니까?" 통렬한 반성이며 치열한 추구다. 이대로 침묵하고 있어도 좋은가. 시대를 고민하지 못하고 있다는 죄의식은 지성인만의 전유물이다. 메아리처럼 대답들이 들려온다. 안녕하지 못하다. 그 이유를 고민한다.

어디까지 가게 될지는 모르겠다. 언제까지 이어질까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저들은 이전의 학생운동 세대와는 다른 세대라는 것이다. 집단에 매몰되어 시대에 짓눌려 있던 불운한 세대들과는 다르다. 풍요를 경험하고 자유를 누려보았다. 철저히 개인으로서 참여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 더 고무적이다. 자유롭게 사고하고 비판하고 토론하며 그것을 행동으로 옮긴다. 여전히 현실에 치이고 짓눌리면서도 그 무렵에만 가능한 지성의 첨예함을 누린다. 결국 사회로 나가 또한 그다지 다르지 않은 기성세대가 되어갈지라도. 그래서 그들을 지성이라 일컫는 것일 게다. 지성의 본질인 것이다.

그것이 옳다 그르다 굳이 평가하지 않으려 한다. 지성이란 그같은 수많은 오류들까지 품고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미숙함이 언젠가 잘못을 저지르고 문제를 일으키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 보다 나은 대안을 찾는다. 생각지 못한 방법들을 찾아내게 된다. 그것이 다양성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오류를 두려워하기보다 차라리 침묵을 두려워하는 것. 잘못은 바로잡고 문제는 해결하면 된다. 침묵은 무엇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그것을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지성인이고, 그 가운데서도 가장 자유로울 젊은 지성인 것이다. 그런 것들이 이 사회를 바르고 건강하게 이끈다.

논쟁이 치열하다. 역시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것 자체를 막으려는 시도를 제외한다면 모두 의미가 있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끊임없이 감시하고 비판하며 논쟁한다. 하나의 답을 정하지 않고 수많은 가능성 가운데 보다 나은 가능성을 찾아 노력한다. 민주주의란 완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끊임없이 추구하고 지향해야 하는 것이지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부족한 점이 있다 해서 입을 막으려 하기보다 기성세대 역시 그 논쟁에 참가하면 어떨까? 지금 이 사회는 안녕한지. 우리 자신은 안녕한 것인지. 앞으로도 안녕할 것인지. 답은 고민하는 그 자체에 있다. 끊임없이 회의하며 더 나은 가능성을 찾아 사유하고 행동한다. 그 출발점일 것이다. 작은 시작이지만 그것이 지향하는 바는 결코 작지 않다. 감당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한계는 있다. 말은 쉽다. 글도 쉽다. 행동은 어렵다. 몸은 현실에 묶여 있다. 결국 다시 성인이 되어 사회로 나가게 될 것이다. 아무리 대학생이라고 현실에서 아주 자유로울 수는 없다. 행동하지 않는 모든 생각과 말들은 단지 장난에 불과하다. 유희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간이란 유희의 동물인 것이다. 그것이 십만이 되고 백만이 되었을 때 그 또한 구체화되고 유형화될 수 있다. 의지가 현상을 바꾼다. 현실을 바꿀 수 있다. 진심으로 간절히 바란다면 그것은 마침내 이루어질 것이다. 결국은 자신들의 몫이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오롯한 자신들의 의지일 것이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이유다.

지금 대학가에는 유령이 떠돌고 있다. 단지 일과성의 헤프닝인가. 한때의 유행으로 지나고 말 것인가. 이번에도 다시 기성세대는 저들의 입을 막으려고만 할 것인가. 우리 사회는 건강한가. 우리들 자신은 안녕한가. 바람은 불기 시작했지만 그 끝은 알 수 없다. 고민에 동참해 본다. 인간이 아름다운 것은 정의롭기 때문이다. 오로지 인간만이 정의롭다. 아직 우리의 지성은 '안녕'하다.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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