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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어떤 캐릭터를 해도 결국 나'라는 생각을 버려라
배우가 할 일은 자신을 버리고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 '별에서 온 그대'의 호연을 빌며
2013년 12월 18일 (수) 1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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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현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전지현이 돌아온다. 18일 첫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은 지난해 영화 '도둑들'에서 함께 연기한 김수현과 함께 돌아온다. 지난해 '도둑들', 올 초 '베를린'으로 스크린에서 주로 활동한 전지현은 마침내 14년만에 드라마로 인사를 하게 됐다.

14년이란 시간은 사실 긴 시간이었다. 1999년 SBS '해피 투게더'에 출연할 당시만 해도 전지현은 가능성 있는 신인 배우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후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고 모 CF에서 테크노 댄스를 선보이면서 그녀는 일약 정상급으로 올라서게 된다.

그런데 그 이후 행보는 '기대감'만 부풀렸지 실속이 없었다. '아시아 프로젝트'를 내걸고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과 다시 만난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는 유치한 내용과 과도한 PPL로 얼룩지며 관객들의 큰 비난을 받았다.

청순한 매력으로 어필하려던 '데이지', 기존 이미지를 벗고 민낯에 짧은 머리, 담배피는 여자 PD를 연기한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헐리우드 진출작이라고 알려진 '블러드' 모두 다 외면받았다.

이 당시 전지현은 꾸준하게 연기 활동을 하는 배우가 아니었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가 '해피 투게더' 이후 14년간 출연한 작품은 10편에 불과하다.

게다가 '엽기적인 그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흥행이나 작품성에서 모두 실패했으며 전지현에게는 10년이 넘도록 계속 '엽기적인 그녀'의 이미지만이 보였다. 그럴수 밖에 없었다. 전지현은 이제껏 제대로 된 변신을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지난해 '도둑들'과 올해 '베를린'으로 다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엄격하게 말하면 '도둑들'의 전지현도 기존의 전지현과 달라진 점이 보이지 않았다. '엽기녀' 캐릭터의 연장선상이었다. '도둑들'의 전지현을 관객들이 좋아한 이유는 사실 단 하나다. 오랜만에 만나는 발랄한 '엽기적인 그녀'. 그것이었다.

또한 '베를린'에서도 북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연기 변신을 시도했고 나름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올해 영화제에서도 전지현은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어느 곳에서도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물론 다른 배우들이 호연을 펼친 탓도 있지만 그 정도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하는 전지현 ⓒ스타데일리뉴스

'별에서 온 그대'는 어떻게 보면 전지현을 위한 '맞춤형 드라마'다. 그가 맡은 한류스타 '천송이'는 미모는 좋지만 상식이 딸리는(!) 인물이다. 모카커피를 마시면서 '모카'를 전수한 '문익점 선생님'에게 감사하고 '프로포폴을 하고 있다'는 등의 말실수를 연발하는 도도한 스타 캐릭터. 다시금 전지현의 매력을 볼 수 있는 캐릭터임에 분명하다.

이 드라마의 작가는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그리고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쓴 박지은 작가다. 이렇게 써놓으면 아마 떠오르는 배우가 있을 것이다. 바로 김남주다. '내조의 여왕'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토사구땡'을 말하던 천지애와 '모카'를 전수한 문익점에게 감사하는 천송이는 분명 비슷하다.

이렇게 되면 혹자는 전지현이 김남주처럼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도약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제작발표회에서 전지현은 이런 말을 한다. 캐릭터가 '엽기적인 그녀'와 비슷한 것 같다는 질문에서였다.

"어떤 캐릭터라도 결국은 전지현이 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 자신이 다양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맡은 모든 역할은 항상 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극중 상황이나 대사, 인물의 과거 등을 통해 다르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전지현은 자신의 한계를 바로 노출했다. 배우가 어려운 이유는 한 사람이 여러 다양한 캐릭터를 모두 소화시켜내야하기 때문이다. 지난번 '세 번 결혼하는 여자' 기자간담회에서 엄지원이 "나를 버리는 작업이 가장 어렵다"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버리고 다른 인물이 되어야하는 것이 배우다.

전지현이 "어떤 캐릭터도 결국 내가 소화하기에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은 그 동안 더 나은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그렇게 자신의 이미지에 맞춘 연기만 보여준다면 아무리 신비주의를 깬다 해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한다해도 대중은 전지현을 '연기자'로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어쨌든 첫 방송이 다가온다. 초반엔 조금 어색한 모습이 나와도 이해하겠다. 14년만의 드라마 출연이라는 것을 감안해서 말이다. 전지현이 과연 간담회에서 말한 틀을 과감히 깨고 새롭게 '연기자'로 다가올 수 있을지 '별에서 온 그대'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는 바로 전지현의 '성장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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