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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3.12.11 14:19

[기자수첩] 그들에게 강한나는 '엉덩이 노출녀'일 뿐이었다

메이저 언론의 자극적인 강한나 소개 기사, 배우의 미래를 막을 뿐이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11일 오후 안상훈 감독의 영화 '순수의 시대'에 신하균과 강한나가 캐스팅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언론은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사실 확인 결과 일단 두 사람의 출연은 '확정'이 아닌 '검토 중'으로 드러났지만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이 중요시한 것은 바로 강한나의 '노출 사진'을 찾는 것이었다.

'순수의 시대'가 한국판 '색,계'로 알려졌다는 것 하나로 강한나는 '제2의 탕웨이'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뿐 아니라 그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입은 일명 '엉덩이골 노출 드레스'가 다시 사진 메인에 오르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여배우 소개를 위한 애교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언론이 강한나를 소개한다고 단 제목을 보면 정말 가관이다. 선정적인 제목이 강한나라는 배우를 소개하고 있다.

▲ 강한나는 지금도 언론에게 '노출녀'로 불리고 있다. 그렇게 만든 책임은 언론에 있다 ⓒ스타데일리뉴스

"강한나, 알고보니 엉덩이골 노출녀?", "강한나 누구? 부산국제영화제서 파격 엉덩이골 선보인 그 배우" "과거 파격 노출 드레스 '엉덩이가 다 보이네'"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이들은 강한나를 소개하고 그녀의 드레스를 소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한 매체는 "'순수의 시대 검토' 강한나, 혹시 엉뽕? '깜짝'"이라는 제목으로 시스루 라인을 통해 엉덩이 패드가 드러났다는 것까지 보도하고 있다. 이 정도면 단순히 한 여배우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 배우의 '노출 이미지'를 우려먹는, 선정적 보도의 절정이라 할 만하다.

강한나를 비롯한 일부 연예인들의 '레드카펫 노출'은 많은 팬들의 비난에 직면해야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해 두 얼굴을 드러낸 이들은 언론과 포털이었다. 그들은 자극적인 기사 제목으로 노출 사진을 메인으로 올리고 조회 수를 늘리면서 그 비난을 여배우에게 돌렸다. 심지어 어느 매체는 노출 순간을 마치 브리핑하듯이 담아내며 '고의 노출'까지 주장하기도 했다.

그들이 여배우들의 과다 노출을 비판했던 이유는 이것이었다. '결국 그들은 그 이미지로 계속 가게 될 지도 모른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미지를 굳히게 만드는 이들은 바로 그렇게 비판한 언론들이다.

노출로 뜬 신인 여배우가 영화에 나온다고 하자 다시 예전의 노출을 부각시키며 마치 '이 배우는 이것밖에 없어'라고 그들은 말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면서 조회 수를 챙기고 말이다.

한 여배우를 단지 '엉덩이골 선보인 배우', '엉덩이에 뽕 넣은 배우'로 인식시키려는 메이저 언론들의 생각이 자칫 정말로 한 여배우에게 큰 상처로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조회수 늘리는 것도, 재미있는 기사를 쓰는 것도, 여배우를 소개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선정적인 잣대가 사라지지 않는 한, 아무 것도 발전하는 것은 없다. 저급한 '메이저'의 모습을 오늘 강한나 기사를 보며 다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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