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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정수경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3.12.06 19:12

[정수경 아트칼럼]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이야기(8)

독일의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Glasmalerei Museum Linnich)

▲ 2012년 게오르그 마이스터만의 회고전이 열린 독일 리닉의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 ⓒ 정수경

[스타데일리뉴스=정수경 칼럼니스트]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 독일에는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의 메카답게 스테인드글라스를 전문적으로 수집하고 전시하는 박물관이 있다. 독일 스테인드글라스 탐방 중에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ordrhein-Westfalen) 지역의 리닉(Linnich)이란 곳에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어떠한 곳일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한 달음에 달려갔었다. 쾰른(Koln)에서 출발해 듀렌(Duren) 역에서 한 시간에 한 번뿐인 지방간선 기차로 갈아타고 도착한 리닉은 아주 작은 도시였다. 역에서 15분쯤 걸어가다 보면 작은 건물들 사이로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Glasmalerei Museum)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마주하게 되는 박물관 전면 유리창에는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답게 독일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의 거장인 루드비그 샤프라스(Ludwig Schaffrath)의 대형 작품이 설치되어 있어 박물관 실내로 아름다운 색 빛을 드리우고 있다.

박물관 건물은 본래 물레방앗간이었던 곳을 1990년대에 현대식 건물로 개조하여 만든 것이다. 그래서 박물관 밑으로는 여전히 루르(Ruhr) 강의 지류로 형성된 연못의 물이 흐르고 있다. 1997년 새롭게 문을 연 건물은 2000년 NRW(Nordrhein-Westfalen) 재단의 기금으로 현재 박물관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수백 년 스테인드글라스 역사 한눈에

리닉의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에는 전통적인 기법의 스테인드글라스뿐만 아니라 유리를 이용한 설치와 오브제 작품에 이르기까지 2000여점의 유리작품을 소장되어 있다. 또한 상설전시를 통해 빅토리아시기부터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까지 스테인드글라스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리닉에 소재한 오이트만 박사의 아틀리에(Atelier Dr. H. Oidtmann)에서 기증한 작품들과 프리츠 가이게스(Fritz Geiges), 요한 토른 프리커(Johan Thorn Prikker), 마리아 카츠그라우(Maria Katzgrau), 에리히 펠트(Erich Feld), 한스 뤼넨보르크(Hans Lunenborg)와 같은 작가들의 기증 작품들은 박물관의 독자적인 컬렉션을 구성할 수 있게 해주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박물관에서 관람하면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건축에 설치된 상태에서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세부묘사와 기법을 세세히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연광으로 작품을 볼 수 있는 리닉의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은 작품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체험하고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여타의 박물관에 전시된 스테인드글라스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 리닉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에 전시된 안나 스토케르(Anna Stöcker)의 유리 드레스 작품 <손댈 수 없는> 2004년 작 ⓒ 정수경

독일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형 회고전 개최

총 4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박물관에는 상설전과 특별전으로 나누어 전시가 진행되는데 전시장에는 전체적으로 넓게 만들어진 창들로 유입되는 자연광을 이용하여 스테인드글라스 본래의 색과 빛의 효과를 잘 경험할 수 있게 되어 있었고 무거운 작품들도 잘 지탱할 수 있는 장치들을 설치하여 작품 전시에 어려움이 없도록 되어있다. 리닉의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에는 유럽의 대표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들의 대규모 전시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2012년 2월과 8월 연이어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운이 좋게도 독일 현대스테인드글라스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했던 게오르그 마이스터만(Georg Meistermann, 1911~1990)과 루드비그 샤프라스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어 전시 관람의 기쁨이 한층 더했었다. 각각의 전시에는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외에도 디자인 단계의 드로잉과 회화작품, 화구 등이 함께 전시되어 순수미술의 입장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또한 그들의 제자이자 후배이기도 작가들이 전시 카탈로그에 회고의 글을 쓰기도 하여 작가와 작품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를 돕기도 하였다.

매년 2차례의 특별전과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는 리닉의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에는 방문객들이 스테인드글라스 역사와 제작기법에 대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워크숍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어 보는 것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스테인드글라스를 실제로 체험하고 알아가는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다소 후미진 곳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한 분야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이루어진 리닉의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에서 독일인들의 예술에 대한 사랑을 잘 느낄 수 있다. 

 

▲ 자연광을 이용한 독일 리닉의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 전시실 내부 ⓒ 정수경

정수경

미술사학 박사

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초빙교수

저서 : 《한국의 STAINED GLASS》

참고 사이트 : www.glasmalerei-museum.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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