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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칼럼
  • 입력 2013.11.26 14:26

김도연-엘 열애설, '헛다리 짚기'가 가져온 비극

숨기기 급급한 소속사와 일부 사생팬의 행동, 엘의 침묵과 김도연의 생각없음이 낳은 결과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얼마 전 그라운드를 떠난 축구선수 이영표. 많은 축구팬들은 그의 이름만 들어도 2002 한일월드컵을 떠올리고 성실한 플레이와 겸손한 모습으로 그를 기억한다. 하지만 '축구선수 이영표'라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헛다리 짚기'다. 상대 선수를 교란시키는 헛다리 짚기 플레이에 상대 선수는 맥을 못 췄고 관중들은 열광했다.

그런데, 축구선수가 하면 정말 멋있는 기술인 '헛다리 짚기'가 엉뚱한 곳에서 펼쳐졌다. 인피니트 엘과의 열애를 트위터를 통해 알린 김도연과 그에 대처한 인피니트의 소속사와 인피니트 엘(본명 김명수), 그리고 삐뚤어진 마음을 가진 팬들이 헛다리의 주인공이다. 

김도연은 지난 9월 트위터에 엘과의 열애를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당시 트위터에는 엘과 김도연이 똑같은 시계와 의상을 착용한 모습의 사진과 함께 'L 보고파 명수야'를 교묘하게 숨긴 글이 올라왔고 이것이 열애설의 시발이 됐다.

▲ 인피니트 엘과의 열애설이 나온 김도연(출처:김도연 트위터)

문제가 되자 인피니트 소속사는 "두 사람은 친구 사이"라는 입장을 발표하며 열애설을 숨기기에 급급했고 김도연 또한 "친구에게 하는 말"이라며 해당 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이미 트위터를 본 이들은 두 사람이 사귄다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게 됐고 불쑥 열애 사실을 암시한 김도연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그리고 일부 팬들의 광기어린 행동이 시작됐다. 26일 김도연이 쓴 글에 따르면 김도연은 이 사건 이후 일부 팬들이 퇴근길에 돌을 던지고, 차에 상처를 내는 것은 물론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에 물건을 대량으로 주문한 뒤 모두 반품시키고 '얼굴을 갈아엎겠다' 등등의 인신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엘의 열애설이 생긴 것도 사생팬이 캐내고 퍼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김도연과 엘의 관계는 소원해지는데 여기서 엘 또한 침묵을 지킨 것이 문제였다. 물론 김도연이 생각없는 행동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자신이 연루되어 있으면 최소한 자신의 입장은 간단하게라도 밝혔어야하는 게 맞다. 하지만 엘은 침묵했다. 설사 소속사가 말리더라도 개인의 입장을 밝히는 게 옳았다. 그러나 침묵했다.

그리고 결국, 참다못한 김도연이 트위터를 통해 당시 열애 사실을 인정하면서 악플러들을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서 김도연은 "지금까지 그 쪽 회사(인피니트 소속사) 측에서 명수를 위해 조용히 있어 달라고 부탁해서 잠자코 있었다"라고 밝혀 열애 사실을 숨긴 것이 바로 인피니트 소속사 때문이었다고 발표했다.

기어이 인피니트 소속사는  "9월 열애설 보도 당시 두 사람은 4개월여간 만남을 가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 엘은 만남을 인정하려했지만 소속사는 아티스트 보호를 위해 교제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 인피니트 엘(사진)과 소속사는 침묵과 숨기기로 일관했지만 결국 이미지만 나빠지는 결과를 낳았다. (보그걸 제공)

'사죄'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인피니트를 보호하겠다고 한 행동이 도리어 인피니트와 인피니트 팬들의 이미지를 깎아먹었고 한 여인에게도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헛다리 짚기'의 종말이었다.

김도연이 엘을 떠올리며 '생각없이' 쓴 하나의 트윗이 인피니트의 팬들과 네티즌에게 가면서 사생팬의 공격이 이어졌고 인피니트와 소속사는 숨기기와 침묵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했다. 이들의 '헛다리'는 결국 모두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김도연은 졸지에 '열애설로 뜨려는 여자'로 몰렸고 인피니트의 팬은 졸지에 '개념없는 팬'이란 낙인이 찍혔으며 인피니트의 소속사와 인피니트는 졸지에 '생각없는' 소속사와 아티스트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멋진 커플이 될 수 있었던 김도연과 엘은 소원한 관계가 되고 말았다.

만약에 김도연이 그 글을 쓰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만약 인피니트가 그 즉시 열애를 인정했다면 더 좋은 이미지로 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여러가지 '만약'이 떠오른다.

하지만 지금 과거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악플러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고 인피니트 소속사도 어쨌든 잘못을 인정했다. 팬들도 자중하고 있다. 지금은 그저 다시 '헛다리'를 짚지 않도록 조심하기만 하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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