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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경 아트칼럼]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이야기(5)
빛과 색채의 시인, 티에리 부아셀(Thierry Boissel, 1962~ )
2013년 11월 25일 (월) 08: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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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경 칼럼니스트 hoty7126@naver.com

   
▲ 독일 뮌헨 님펜부르크의 초등학교에 설치된 티에리 부아셀의 <색채의 시> 2013년 완성 (출처 : Thierry Boissel Facebook)

[스타데일리뉴스=정수경 칼럼니스트]  독일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기행을 하면서 독일에서 활동 중이던 대표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작가 3명을 만나 그들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들이 모두 독일인은 아니었다. 프랑스인, 영국인, 독일인에다 50, 60, 80대 작가였기에 유럽의 각 나라별 작품의 특성과 세대 간 작품경향의 변화에 대해서도 비교 관찰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중에서 필자가 처음으로 만난 작가는 프랑스인으로 현재 독일 뮌헨 쿤스트아카데미에서 건축 스테인드글라스(Architectural Stained Glass)를 가르치고 있는 티에리 부아셀이었다. 부아셀은 필자의 추천으로 올해 20136월 남서울대학교 국제 유리조형 워크숍에 초대되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티에리 부아셀은 1962년 프랑스 생발레리앙코(Saint-Valery-en-Caux)에서 출생하여 1986년 프랑스 국립응용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이어 독일 스투트가르트 쿤스트아카데미에서 루드비그 샤프라스의 제자로 수학하며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연구를 이어왔다. 그는 전통적인 납선 기법의 스테인드글라스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던 중 1986년 프랑스 샤르트르 국제 스테인드글라스 센터(Centre International du Vitrail)에서 있었던 독일 현대스테인드글라스 전시를 통해 스테인드글라스의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 독일 행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티에리 부아셀은 우리가 늘 보아오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과는 사뭇 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이자 교육자로서 스테인드글라스 작가 양성

책을 통해 작품으로만 알고 있던 부아셀을 직접 찾아간 것은 그의 독창적인 작품세계에 대해 보다 상세히 알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뮌헨 쿤스트아카데미의 건축 스테인드글라스 교육 체제를 살피고 배울 점이 있는 알아보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뮌헨 쿤스트아카데미에서는 스투트가르트 쿤스트아카데미와 마찬가지로 스테인드글라스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작업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실기기사의 지도를 받도록 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기법 연구가 보다 적극적이라는 차이점이 있었다. 부아셀은 스테인드글라스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작업에 임하는 학생들을 위해 현장 방문 학습이나 작품 경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정보를 제시하고, 관련 학술제와 전시회에 학생들과 동행하는 등 작가이자 가르치는 자로서의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부아셀의 이러한 모습은 같은 분야에서 가르치는 일에 몸담고 있는 필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그의 제자들은 현재 유럽 각국에서 열리는 유리예술 관련 전시회에서 활약하며 작가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친환경적인 기법과 독창적 색채 감각으로 새로운 스테인드글라스 구현

티에리 부아셀은 전통적인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사용하는 안티크글라스 보다는 일반 건축 유리를 주로 사용하여 다양한 페인팅과 퓨징 기법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리고 그는 납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친환경적인 안료를 주로 사용하여 작업한다.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구현하는데 있어 건축에 대한 이해를 가장 우선시했던 샤프라스의 제자답게 부아셀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건축공간의 특성에 맞는 빛과 색을 연출할 수 있는 작업을 완성해내는데 중점을 두고 작업을 진행한다. 색채가 전혀 사용되지 않고 순수한 유리의 느낌만을 강조한 작품에서부터 형형색색의 색 얼룩들이 도입된 작업까지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부아셀의 작품은 유리의 투명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명쾌한 색채를 도입한 자유로운 구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생동감 넘치는 색 얼룩들은 그만의 직관에 따라 만들어진 컬러 알파벳에 의해 구성된 것으로 작가는 이를 색채의 시”(Peom de Couleur, Color Peom)라고 이름 짓고 있다. 그의 최근작인 뮌헨 님펜부르크(Nymphenburg) 초등학교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작가의 독창적인 색채 구현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 자신의 작품 <색채의 시>의 축소 드로잉을 보여주고 있는 티에리 부아셀 Ⓒ 정수경

색채의 시(Peom de Couleur, Color Peom)”

님펜부르크의 초등학교 옥외에 설치된 색채의 시는 부아셀의 독특한 색채 감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빨강=N, 파랑=S, 노랑=C, 초록=H 등 작가의 직관에 따라 알파벳 자모에 각기 다른 색을 대입하고 그 법칙에 따라 색 얼룩을 배열하여 시구를 적어나가는 그의 작업은 마치 암호를 풀어가듯 작품 안에 담긴 의미를 해독해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그의 색채 알파벳은 색채과학이나 색채심리학 이론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작가의 색채감각과 직관에 따라 선별된 색들은 때로는 커다란 색 면으로 때로는 작은 색 점으로 리듬감을 표현하며 투명한 유리 위에서 색채의 시를 읊조리고 있다. 그의 색채의 시는 한 폭의 그림이자 한 편의 시이기도 하고 한 곡의 서정적인 음악이 되기도 한다.

님펜부르크의 초등학교 방음벽으로 설치된 투명 유리벽에는 뮌헨 출신의 서정시인 오이겐 로트(Eugen Roth)의 시 <나무(Der Baum)>와 또 다른 독일의 서정시인인 요제프 구겐모스(Josef Guggenmos)의 시 <무지개(Der Regenbogen)>가 부아셀의 색채 시로 그려져 있다.

이 중 <무지개>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무지개,

와서 보라!

빨강과 주황

노랑, 초록 그리고 파랑!

이렇게 빛나는 색채들을

하늘의 절반을 가로질러

그릴 수 있는 이 아무도 없는데.

하늘은 황금빛 손으로

비의 벽을 방랑하며

이들을 그려낸다네."

부아셀의 작품은 위의 시를 그만의 색채 알파벳으로 마치 강약을 살려 읽어 내려가듯 그려놓았다. 이렇게 그는 아이들이 색채의 시를 이미지로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무지개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연의 아름다운 색채를 찬양하는 시 그리고 이를 자신의 색채 언어로 투명한 유리에 그려내고 있는 티에리 부아셀의 작품은 시각적으로, 의미적으로 하나 된 또 한 편의 시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 태양 빛의 힘으로 시시각각 움직이는 신비로운 색 그림자까지 더해진 그의 작품은 어린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한층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있다.

부아셀의 작품을 대하면서, 회색빛의 답답한 방음벽으로 에워싸인 학교나 주거지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우리의 삭막한 환경에도 이처럼 서정적이고 따뜻한 빛과 색채를 도입해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 작가의 직관에 따라 연구된 티에리 부아셀의 색채 알파벳 Ⓒ 정수경

정수경

미술사학 박사

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초빙교수

저서 : 한국의 Stained Glass

참고 사이트 www.boissel.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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