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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방송
  • 입력 2013.11.22 14:25

'이외수 통편집', 정권 눈치보는 '막장 방송국'의 생얼 보여주다

최대 피해자는 '진짜 사나이', 제2의 하태경 나오지 말란 법 없어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이외수 통편집' 논란이 방송은 물론이고 사회적인 논란으로 불거지고 있다.

MBC '진짜 사나이'에서 해군 제2함대에 있는 멤버들과 군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천안함의 폭침을 '소설'이라고 조롱한 이외수가 천안함 사령부에서 강의를 하느냐"라고 강도높은 비난을 했고 결국 MBC가 이외수 강연을 '통편집'하겠다고 입장을 발표하자 논란은 없어지기는 커녕 더더욱 커졌다.

MBC의 입장은 아무래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하겠지만 이는 결국 정권에 굴복하는 모습으로밖에는 보일 수가 없다. 여당 국회의원의 한 마디에 손쉽게(?) 통편집을 결정하는 모습은 '생각이 다르면 함께 할 수 없다'는 현 지도층의 소통 거부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은 물론 방송사도 결국 '정권의 하수인'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으로 밖에 생각이 안 든다.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의 비난으로 인해 강연이 '통편집'된 이외수(MBC 제공)

천안함 사건은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정부는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 무조건 '천안함 폭침'만을 강요한다. 이 분위기에서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는 멀티플렉스 상영 중단이라는 급살을 맞았고 폭침을 의심했던 이외수는 강연이 편집되는 수모를 당했다. '맹신'을 강요하지 않는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누구일까? 물론 편집을 당한 이외수도 피해자이지만 그 피해는 결국 '진짜 사나이'에게 돌아간다. '진짜 사나이'는 그 동안 군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면서 그 속에서 같이 전우애를 키워가고 같이 어울리고 같이 고생하는 멤버들의 활약 때문에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만약 '진짜 사나이'가 혹시나 정권의 입맛을 맞추는 방송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면 시청자들의 배신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자칫 '군 홍보 방송'으로 전락할 우려가 없지 않다.

물론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나면 다행일 수 있지만 이렇게 한 정치인이 간섭을 시작하고 그것을 방송사가 수용하는 일이 생긴다면 제2, 제3의 하태경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기우'일수도 있다. 아니, 차라리 기우였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의 방송 상황은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 상황이다. 완전 '오로라공주'의 전개 그대로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이 시비를 걸고 이를 방송사가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우리는 어찌 봐야할까?

막장이다. 진정한 막장이 여기서 나왔다. 생각이 다르면 무조건 자르고 방송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 결국 이 생각을 가지고 만드는 '진짜 사나이'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다시금 현재 방송의 위치를 고민해봐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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