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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0.03.10 18:13

[박수빈의 into The book] #1. 각 세대가 조직을 바라보는 시선, 달라도 너무 달라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 김성회 저자,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는 조직을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 달라 생기는 일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다른 회사 가봐야 다 거기서 거기야. 네 경력에도 마이너스고. 어렵게 취업해서 그렇게 쉽게 그만두다니, 도대체 진득함이 없어. 정말 이해가 안 돼.”

인내심이요? 억지로 버티며 다니는 것보다 하루라도 젊을 때 제가 잘 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죠. 진지해서 그만두는 건데요. 포기도 용기고 선택이에요.”

‘20대 절반은 취준생(취업준비생), 나머지 반은 퇴준생(퇴사준비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입사원들의 조기 퇴사 문제는 이미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2018년) 청년들이 졸업 이후 첫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0.7개월이고,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년 5.9개월로 나타났다.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는 중소기업, 대기업 운운할 것 없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가 돼버렸다. 대체 이유가 뭘까.

국내 최고의 리더십 스토리텔러이자 최근 출간된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의 저자인 김성회는 “이는 임금수준이나 복리후생의 문제를 넘어 세대 간의 특징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전한다. 조직에서 임원급 이상에 베이비부머 세대, 중간관리자에 X세대, 일선직원에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포진하고 있는데 이들은 조직, 즉 회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각 세대의 특징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 출처 Unsplash

#. 베이비부머: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고속성장을 거듭하던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통용된 동기부여 방법은 생애주기를 바탕으로 한 ‘동반성장론’이었다. 직속 상사들은 역경을 경력으로 만든 롤모델들을 들려주며 조직의 별을 따기 위해 조금만 더 힘내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비록 모두가 임원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임원이라는 별을 딸 가능성을 상기시켜주는 것만으로 마음을 다잡아주는 데 효과가 있었다. 10년후 가슴설레는 미래 이야기가 공동의 비전이 될 수 있는 시절이었기에 “파이팅!”하며 지금의 고난을 즐기자는 말이 먹힐 수 있었다. 엉덩이 힘으로 버티다 보면 떠밀려서라도 부장까지는 올라간다는 생각도 한 몫을 더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들은 퇴사보다는 퇴직이 더 익숙한 세대다.

#. X세대: 피할 수 없으면 견뎌라.

X세대부터는 성공 자극이 힘을 잃기 시작했다. 금융위기를 겪으며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무너졌다. 빨리 승진해봐야 빨리 내려오는 현실을 바라보며 이들은 주인의식과 주인은 다르다는 걸 체감한 세대다. 하지만 회사 밖의 세상은 더욱 난감하다. 예를 들어 대출금 등과 같은 한달에 나가는 돈은 이들이 회사에 머물 수 있는 이유가 된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야망으로 사표를 참았다면 X세대는 오래 버티는 것이 목표다. 조직에 대한 충성심보다는 야생에 대한 공포가 더 크기 때문이다.

#. MZ세대: 즐길 수 없으면 피해라.

▲ 출처 Pixabay

베이비부머 세대는 ‘더 높이’, X세대가 ‘더 오래’였다면 MZ세대는 ‘더 빨리’라는 명제를 갖는다. 주어진 삶의 계단을 착실하게 밟더라도 별 볼일 없는 기성세대의 말로를 부모와 선배세대를 통해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잦은 이직과 빠른 퇴사, 짧은 근무기간을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기대수명이 점점 높아지는 현실 속에서 MZ세대는 20대를 실험하는 시간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모색해보고, 그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 자립할 수있는 방법을 찾아 실험하고 경험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이들이 쉽게 퇴사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퇴사 고민을 쵤하고 직장 근무를 이어나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력이 쌓여야 해서’란 응답이 43%로 압도적 선두였다. 이들은 단지 조직에서 일한 이력이 아니라, 본인들의 커리어 경력을 쌓을 수 있다면 힘들더라도 버티는 것이다. 선배들 눈에는 쉽게 그만두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로선 나름 어렵게 고민하고 결정하는 셈이다.

조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보니 퇴사의 개념도 다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끼는 직원이 떠나겠다고 하면 리더로서는 상처받기 마련이다. 어쩌면 서운함과 약간의 배신감이 섞여 ‘끈기가 없다’는 식의 감정적 말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김성회 저자는 팀원이 퇴사를 결정했을 때 무리하게 매달리며 거래를 시도하거나, 배신자로 몰아 적군으로 만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한다. 이어 “유능한 구성원이라면, 이직했다가도 나중에 다시 회사로 돌아오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좋다.”라며 다시 회사로 돌아온 직원이 조직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사례가 많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비록 다른 직장에 있더라도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며 사후관리는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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