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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방송
  • 입력 2013.11.16 11:53

'슈퍼스타 K', 딜레마의 충돌이 최악의 결승전을 만들었다

'아티스트'를 원한 심사위원들과 '인기가수'로 선정된 결승 진출자의 최악의 승부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시청자들의 사랑도, 프로그램의 명예도, '최고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이름도 남김없이 사라졌다. 감동은 간데없고 독설만 나부꼈다. 네티즌이 외치는 뜨거운 원성이 인터넷을 장식했다. 바로 15일 방영된 '슈퍼스타K5' 결승전의 풍경이다.

지난주 기자는 '슈퍼스타 K5'의 결과를 보며 '슈스케가 확실히 위험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그 위험성은 단지 낮은 시청률 때문이 아니었다. '슈스케'가 찾으려는 사람이 실력을 갖춘 아티스트인가, 아니면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인기 가수인가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고 이것은 곧 '슈스케'의 앞으로의 행보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자는 주장했다.

▲ 많은 아쉬움과 논란을 낳은 '슈퍼스타K5' (CJ E&M 제공)
15일 방영된 '슈스케5' 결승전은 지난 주 시청자 투표의 결과로 자신들의 점수가 뒤집어진 것을 경험한 심사위원들이 자신들의 권위를 억지로 세우려는 모습이 보였다. 박시환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들은 이승철은 "노래방에서 스트레스 쌓인 사람이 노래하는 것 같았다"라는 평가를 내렸고 이하늘은 실수를 지적하면서 "그런데 우리 심사위원 점수 안 중요하지 않나. 의미도 없고"라며 결국 감정을 드러내고 말았다.

"'슈스케' 결승전 중 가장 최악의 무대"라는 말이 나오고 점수를 주면서 "앞으로 가수 생활에 노잣돈이라 생각하라"는 말도 나왔다. 이것이 과연 결승전인지 예선 첫 방송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이런 독설이 나오게 된 것은 두 결승 진출자의 최악의 실력도 컸다. 박시환은 여전히 고음 처리에 미숙함을 드러냈고 박재정 또한 결승 진출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의 실력을 보여줬다. 결국 박재정이 남긴 소감은 "나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가사 실수를 했는데 더 배워서 돌아오겠다"였다. 겸손의 말이 아니었다. 자책과 반성, 주눅듦이 담긴 말이었다.

▲ '슈퍼스타 K5'에서 우승한 박재정. 하지만 그는 결국 박수를 받지 못했다(CJ E&M 제공)

우려했던 부분이 너무나 일찍 현실로 드러났다. '슈스케'는 과연 어떤 이를 뽑는 무대였는가? 심사위원들은 실력과 재능을 갖춘 아티스트를 뽑고 싶어했겠지만 그들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실력이 떨어지지만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인기가수'였다. 그리고 그들의 잣대엔 이들은 아직 함량 미달이었고 그것이 결국 독설로 이어진 것이다. 딜레마의 충돌이 너무나 일찍 눈앞에 펼쳐졌다.

시청자도 외면했다. 이 날 '슈스케'의 시청률은 역대 결승전 사상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시청자들은 '슈스케'가 보여준 모습에서 이전의 감동을 찾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누가 이겨도 무덤덤한, 누가 이겨도 상관없는 게임에 관심을 보일 이가 얼마나 될까?

물론 다음 시즌엔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슈스케'는 지금 정말로 위기를 맞았다. 앞으로 이런 딜레마가 계속되는 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계속 멀어질 것이다. 이 실패를 교훈삼아 '슈스케'가 진정으로 꿈을 이루려는 실력있는 아티스트를 뽑는 등용문으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바뀌지 않는다면 '슈스케'는 이전의 영광을 다시 찾기가 불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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