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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영화
  • 입력 2020.02.19 15:44

[S종합] 봉준호 감독 ‘기생충’, 금의환향 기자회견... 오스카 캠페인 비화→차기작 예고

▲ 영화 '기생충' 출연진 및 스태프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전 세계를 휩쓴 영화 ‘기생충’이 금의환향했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는 봉준호 감독,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여기서 제작발표회 한 지가 1년 정도 된 거 같다. ‘기생충’이 긴 생명력으로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마침내 이곳에 오게 돼 기쁘다”고 인사하며 본격적인 기자회견의 시작을 알렸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 영화 '기생충' 출연진 및 스태프 ⓒ스타데일리뉴스

‘기생충’은 특정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으면서도 허를 찌르는 상상력에서 나온 새로운 이야기로 국내 개봉 이후 1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고, 관객들의 열띤 관심 속에서 개봉 5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바 있다. 

이에 ‘기생충’은 그치지 않고 북미 등에서 개봉하며 전 세계적인 팬덤을 양산했으며, 다수의 외신과 평론가들을 통해 호평을 받았다. 연출, 각본, 연기, 미장센 등 영화 속 모든 요소가 주목받은 영화 ‘기생충’은 오늘(19일) 기준 해외 영화제 수상만 19개, 해외 시상식 수상 155개로 해외에서만 총 174개의 상을 받았다. 

특히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외국어영화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 장편 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기생충’은 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 봉준호 감독 ⓒ스타데일리뉴스

먼저 봉준호 감독은 우리에게는 조금 낯설게 느껴진 ‘오스카 캠페인’에 대해 입을 열었다. 봉 감독은 “모든 영화가 오스카 캠페인을 열심히 한다. ‘기생충’은 중소배급사 NEON(네온)과 함께했다. 게릴라전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적은 예산과 열정으로 코피를 흘릴 정도로 열심히 했다”며 “인터뷰는 600회 이상, 관객과의 대화도 100회 이상했다. 다른 영화들이 좋은 위치에 커다란 광고판 등으로 물량 공세를 했다면, 저희는 똘똘 뭉친 팀워크와 아이디어를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일명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통상 출품이나 초청으로 이뤄지는 영화제와 달리 전 세계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이 투표로 작품을 선정하기에 엄청난 예산과 글로벌 영화계 인맥, 공격적인 프로모션 등이 총동원된다. 

이어 봉 감독은 “오스카 캠페인에 가보니 바쁜 창작자들이 시간을 내 캠페인에 참여하고, 배급사는 거금을 투자하더라. 처음엔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깊이 있고, 밀도 있게 이 작품을 점검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더라”라고 전했다.

▲ 송강호, 봉준호 ⓒ스타데일리뉴스

봉 감독과 오스카 캠페인 일정을 함께한 배우 송강호는 “처음 겪어보는 과정이었다. 봉준호 감독님과 6개월 정도 영광된 시간을 같이 보낸 것 같다”며 “처음 경험하는 과정이라 아무 생각 없이 갔다고 해도 무방하다. 최고의 스태프와 오랜 기간 함께하다 보니 내가 아니라 타인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알 수 있는 과정이었다. 세계 영화인들과 어떻게 호흡하고, 어떤 소통을 할 수 있나 같은 것들은 많이 배우고 돌아왔다. 제 자신이 작아진다. 위대한 예술가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모두를 놀라게 했던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인 만큼 곽신애 대표부터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까지 또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먼저 곽신애 대표는 “성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처음 갔는데 무려 작품상까지 받게 됐다”며 “이 작품의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모든 분의 경력에 도움이 되는 상으로 마무리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 조여정 ⓒ스타데일리뉴스

양진모 편집감독은 “스태프로서 이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너무 신기하다”며 “영화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여러 스태프들의 노력이 이 자리를 만들어 준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할 때 언급했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따로 편지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오늘 편지를 보내주셨다. 개인적으로 보내주신 편지라 내용을 말씀드리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마지막에 ‘그동안 수고했고, 쉬어라. 그 대신 조금만 쉬어라’라고 하시더라. 차기작을 기다리고 있으니 조금만 쉬라고 말씀해주셔서 기뻤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전 세계를 강타한 ‘기생충’은 곧 영화관에서 흑백판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흑백판의 의미에 대해 봉 감독은 “거창한 의미보다는 고전 영화에 대한 로망이 있다. 세상 모든 영화가 흑백이던 시절이 있었지 않나. 촬영할 때마다 ‘내가 이걸 흑백으로 찍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영화적인 호기심이 있다”며 “색이 사라진 것 외에는 똑같지만, 색다른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 박소담 ⓒ스타데일리뉴스

또한 ‘기생충’ 미국 방송사 HBO를 통해 드라마화되는 것과 관련 봉 감독은 “‘기생충’이 가진 의식을 영화와 마찬가지로 블랙코미디로 풀어내려 아담 맥케이 감독 및 작가님과 이야기 중이다. 현재 이야기의 방향과 구조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틸다 스윈튼 배우 등 캐스팅 소식이 나왔는데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순조롭게 첫발을 딛고 있으며 실제로 방영되기 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생충’ 드라마 버전은 시즌제가 아닌 5~6개 정도의 에피소드로 진행될 예정이다. 

끝으로 봉 감독은 준비 중인 차기작 2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차기작 2편은 이전부터 준비하던 작품”이라며 “예기치 못한 결과를 얻은 '기생충'과 관련이 있지는 않을 것 같다. 평소 하던 대로 완성도 높은 영화를 준비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다른 접근방식 같은 특별한 면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영화 ‘기생충’은 오는 26일 한국에서 흑백판으로 재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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