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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문화
  • 입력 2020.02.14 16:10

여전히 사랑받는 이종호 교수의 '막거리를 탐하다'

막걸리 역사, 사회 현상, 과학적 해부, 의학 효과까지 탁월한 분석이 눈에 띄어

▲ 이종호 교수의 막걸리를 탐하다(제공 북카라반)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정확히 어디라고 말하긴 곤란한 식당이 하나 있다. 안그래도 비좁은 공간, 바글거리는 손님들 때문에 먹을 기회를 가끔 놓친 곳이다.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순대국밥집이다.

정릉천과도 가깝고, 성북천과도 가까운 곳. 하지만 제기동 순대국밥집은 하나 둘이 아니다. 잘하는 곳도 제법 된다. 찾아가는 모두가 분산되어 알아서 순대국을 드시길 바랄 뿐이다.

뜨거운 순대국밥과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당연히 막걸리. 국민주 막걸리는 어디든 어떤 음식이건 함께 마실 수 있다. 

국물맛은 딱히 뛰어나지 않지만 퇴근길 직장인들의 단골가게가 된 광화문 순대국밥집, 서대문 김치찌개, 자하문로 먹자골목. 이뿐이랴?

종로 피맛골 고갈비집, 동묘역 동태찌개, 회기역 파전 골목, 광장시장 녹두전, 공덕시장 족발거리까지. 퇴근길 학생, 서민들이 즐겨찾는 그 어떤 곳이건 막걸리가 들어가지 않는 주점은 거의 없다.

과학자 이종호 교수의 '막걸리를 탐하다'

탁주로 불리우는 막걸리는 역사도 오래됐다. 고구려부터 시작해 삼국시대, 조선시대, 백제에서 일본에 전해진 양조방법 등 이종호 교수의 '막걸리를 탐하다'를 보면 다양한 형태로 살아남은 한국의 대표적인 술이 막걸리다. 

심지어 쌀(식량)이 모자라, 조선시대 영조는 금주를 법으로 정했고, 현대화를 겪던 1950, 60년대에는 전후 식량부족을 감안해 도수 제한은 물론 생산까지 통제했다.

'막걸리를 탐하다' 1장은 <막걸리는 어떻게 '국민주'가 되었나>를 통해 최초의 술과 고구려에 존재했던 막걸리, 한국정서와 혼이 깃들여진 탁주 외,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민들의 시름을 달랬던 막걸리의 변천사를 다룬다. 

2장 <막걸리의 모든 것>에서는 청주와 탁주의 모호함과 제조법 그리고 이종호 교수의 취재와 분석을 통해 제조과정과 변화하는 막걸리 도수, 세계 각국의 술에 관한 법을 부연한다.

3장 <막걸리를 과학적으로 해부하다>는 삼국지 장비의 술, 모든 전쟁과 함께한 술, 중국의 술 이야기로 해외 사례(에피소드)를 나열하고, 혈중 알콜농도와 음주측정의 역사, 숙취의 주범, 알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속설과 술을 빨리 개는 법 등등을 다룬다.

4장 <막걸리는 약주다>는 맥주와 막걸리는 사촌인 이유를 설명하고 막걸리 효능에 대해 의학적으로 증명된 사례를 서술하고 마지막 5장 <막걸리를 찾아서>에서는 현재 춘추전국시대가 되버린 막걸리를 서문으로 등장시키고 전국에서 명주로 유명한 막걸리를 소개한다.

출판사 북카라반이 내놓은 '막걸리를 탐하다: 한국 막걸리의 맛과 멋을 찾아서'는 2018년 4월에 나온 책이다. 하지만 지금도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시내 도서관에서도 대출이 가능하다. 

작가 이종호 교수는 한국에서 건축과 학사와 석사를 받고, 프랑스 유학생으로 공학박사와 과학국가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정부 해외 유치 과학자로 선정돼 고국으로 돌아와, 카이스트와 한국에너지연구원에서 활동했다. 

'과학으로 찾은 고조선', '침대에서 읽는 과학',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직업', '로봇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미스터리와 진실'(3권), '파라오의 저주', '과학삼국사기', '과학 삼국유사', '노벨상이 만든 세상', '천재를 이긴 천재들' 등 인문과 과학을 넘나드는 숱한 저서를 집필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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