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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0.02.07 14:03

'버즈 오브 프레이' 해방의 남다른 의미... 외화부문 1위

부제 '할리퀸의 황홀한 해방' 뒤에 숨겨진 주인공들의 '반항 계모임'

▲ '버즈 오브 프레이' 메인포스터(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버즈 오브 프레이'는 '할리퀸의 황홀한 해방'이라는 부제가 눈에 띈다. 영어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Liberation'(해방)이 아니라, 'Emancipation'(해방)이 쓰였다.

Emancipation은 나치 이념이 공고하던 1930년대 독일 'Das Vaterland'('조국' 혹은, 아버지의 나라)가 연상된다. 즉 "부권에서 벗어남"과 같은 '속박으로부터 해방'이 더 어울린다.

왜 아닌가. 가령,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의 여성 주연 5인방을 보면 그야말로 좌절 캐릭터 어벤저스다.

먼저 아캄 수용소에서 조커 정신치료를 담당하던 정신과 박사 할리 퀸젤로. 치료하다 말고 조커에게 반해 이름마저 바꾼 할리 퀸(마고 로비).

감옥 탈출부터 조커를 위해 모든 헌신을 다했던 연인 할리 퀸은 얼마안가 버림 받는다. 그런 상태에서 믿을만한 사람도 없거니와, 그나마 믿는 사람도 생존을 위해 철저하게 이용할 처지. 

배우들의 조합도 인상적이다. 제작자겸 배우로 나선 마고 로비가 조커의 전 연인 할리 퀸을 맡았으며, 극중 열연을 넘어 광기어린 모습을 보여주며, 동시에 살기 위해 배신도 서슴치 않는 인물로 등장한다.

덧붙여 할리 퀸으로 분한 마고 로비의 캐릭터 연기는 그녀 전작들이 떠오른다. 2013년 마고 로비의 이름을 알렸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조단 벨포트, 인디영화 '최후의 Z'에서 선보였던 우유부단한 평소 모습과 달리, 생존을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냉정한 얼굴이 떠오른다. 

여기에 고담 경찰서에서 강력 범죄사건 대부분을 혼자 해결하고도 동료 남성 경관들에게 승진은 커녕, 공로마저 빼앗긴 형사 몬토야(로지 페레즈). 안됐지만 이번 작품속에서는 믿을 남자가 한명 없다.

세번째 인물 헌트리스는 어떤가. 라이벌에게 멸문지화로 사라진 마피아 집안의 유일한 생존자. 하지만 인간 취급 한번 못받고 성장한 경우.

이 역을 맡은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는 2016년 '클로버필드 10번지'에서 인상적인 열연을 펼쳤던 미셸 아닌가. 그 때문일까. 헌트리스는 어떤 캐릭터 보다 매우 강하고 날렵해 보인다.

또한 시오니스가 운영하는 클럽에서 막간 노래나 부르는 블랙 카나리(저니 스몰렛)는 로만 시오니스(이완 맥그리거)의 소장품 취급을 받고 있다.

하물며 12살의 카산드라 케인(엘라 제이 바스코)은 양부모가 걸핏하면 싸우는 통에 늘 아파트 계단에 앉아있다 먹을 걸 찾아 소매치기를 나선다.

범죄소탕의 1인자 배트맨과 거부 부르스 웨인만 영웅이고, 나머지는 대책도 없이 부권문화의 소모품으로 살고 있는 고담 시민들.

그런 고담에서도 버림받은 여성 5인방 할리 퀸, 몬토야, 헌트리스, 블랙 카나리, 카산드라 케인은 사실 갈 곳도 마땅치 않은 사람들이다.

그러니 5인방을 마주하는 자들이 악당이건, 선한 재벌이건, 남성만 누릴 수 있는 거대 권력에서 무얼 할수 있을까. 과연 어떤 정의를 일궈낼 수 있을까.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는 바로 그 점을 꿰뚫어 보고 있다. 

이른바 모두로부터 버려진 5명들의 반항(Against)계모임이 탄생된 배경이 이번 '버즈 오브 프레이'를 통해 소개된다

개봉 뒤 서서히 상승 중인 '버즈 오브 프레이' 재미, 메시지, 액션 알찬 3박자

지난 5일 개봉한뒤 7일(오후 1시 기준) 박스오피스 외화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버즈 오브 프레이', 포탈에 공개된 관람객 평점이 다소 갈리는 모양새다.

네이버 영화평점 통계(7일 오후 1시 기준)를 보면, '버즈 오브 프레이'를 감상한 남성 관람객은 평점 8.00점을, 여성 관객은 9.37점을 줬다. 이것은 전일(6일 오후 3시 기준) 보다 일부 상승한 점수.

특히 30대 관람객은 9.24점, 40대 관람객 평점은 9.56점으로 매우 3,40대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또한 20대도 8.12점, 최저 평점이 예상됐던 50대는 무려 8.80점을 주며 호평을 했다. 오히려 10대가 4점으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버즈 오브 프레이'를 연출한 중국계 미국인 캐시 얀은 경영학과 순수미술을 복수 전공하고, LA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기자 경력을 쌓은 독특한 이력의 감독이다. 여기에 이 작품의 각본을 쓴 작가 크리스티나 허드슨은 영국인이지만 대만계 아버지를 뒀다. '범블비'의 각본을 쓴 인물이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수입하고 배급하는 '버즈 오브 프레이'는 액션 블록버스터물이다. 하지만 시사풍자가 제법 가미됐다. 남성 중심 사회를 향한 비판적이고 풍자를 담은 대사가 종종 관람객들의 귀를 후벼판다.

러닝타임은 108분, 15세 이상 관람가. 더구나 한국은 세계 최초개봉이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관객수 뿐이다.

기존 DC영화들과 달리 5인방의 비하인드 그리고 수다가 곁들어진 액션이 왠지 모를 통쾌함과 시원함을 선사하는 '버즈 오브 프레이'.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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