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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국정민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3.11.14 09:09

[국정민 칼럼] 미래 사회, 사라지는 직업과 촉망받는 직업(6)

미래학자들 "20년 후에는 지금의 직업 대부분 사라질 것"

[스타데일리뉴스=국정민 칼럼니스트] 2006년 한국을 방문했던 유엔미래포럼의 대표적 학자이자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한국 사회에 대해, 특히 교육 분야와 한국의 미래에 대해 매우 뼈아픈 경고를 했다.

"한국 학생들은 미래에 필요치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을 허비하고 있다"

토플러의 말은 단지 지식 전달을 위주로 하고, 입시 위주로 학생들을 몰아치는 한국 교육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한 것일까? 아니면 말 그대로 현재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하고 있는 공부는 정말 미래에는 필요치도 않을 지식이고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한 '아낌없는' 시간투자인 것일까?

토플러가 한 비판이 근거가 있는 비판인지 아닌지 알기 위해선, 현재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주로 어떤 대학과 전공을 지원하기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을 공부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고, 그 전공들과 연결되는 직종들이 지금부터 15년~20년 후에 정말 사라질 수도 있을지에 대해서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전공과 직업들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어하는 전공들을 보면 이과 계통은 주로 의대, 치과대학, 약대, 공대 (computer science전공 등)이고 문과 계통은 법학, 경영, 경제, 국제학, 심리학, 신문방송학 (미디어관련학과) 등이다.

이 전공들을 직업군으로 나눈다면 의사, 변호사, 약사, 엔지니어, 방송관련직 PD나 아나운서, 심리상담가 또는 교수, 국제학관련 전문가 (국제기구 종사자등)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지난 20년간 이 직업과 전공에 대한 선호도의 변화가 거의 없었던 것을 보면 적어도 지난 20년 동안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는 여러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업, 자신의 자녀들이 향후 가졌으면 하는 직업관은 크게 변한 게 없었던 듯 하다.

이런 바램이 굳건한 만큼,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대학 전공들은 입사관이나 특기자전형, 정시등 어떤 전형으로 지원을 하던지 상위권 대학의 경우 매우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합격을 향한 경쟁이 치열하고 상상을 넘는 노력을 하다보니 점수나 소위 말하는 ‘스펙’에서 어느 한 영역만 약해도 아예 지원조차 힘들어지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다른 전형에 비해 입학기준이 낮다고 알려졌던 영어 특기자 전형의 경우 영어 토플성적이 120점 만점에 117점 정도를 받는 학생들이 떨어지는 '기이한 '현상이 나왔을 정도다.

20년 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게 있다면 직업의 불안정성 문제를 일찍 접한 '철든' 십대들이 일찌감치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교사나 공무원이 되겠다는 희망을 말하고 있다는 게 약간의 차이라면 차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교사와 공무원직까지 포함시킨다 해도 우리나라 청소년의 대표적 선호 직업은 의사, 변호사, 약사, 엔지니어, 방송관련직 PD나 아나운서, 심리상담가 또는 교수, 국제학관련 전문가 (국제기구 종사자 등), 교사, 공무원, 대기업사원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직종들의 공통점 중 두드러지는 특징 하나는 제대로 배우려면 대학원까지 해야 결실을 볼 수 있거나 직업을 가진다 해도 그 직업의 전문가가 되는데 최소한 10년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직종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준비기간, 대학재학기간 및 직업 준비 체험기간 등을 합치면 거의 15년 동안을 준비해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금의 직업들, 15~20년 후엔 없어진다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 청소년들이나 그렇게 준비를 하도록 격려하는 부모님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토플러가 한 예견은 토플러 개인의 이상한 예감으로 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고 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을 앞으로 불필요해질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지금 청소년기의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미래사회에 다가올 가장 큰 변화중 하나는 방대한 지식의 오픈소스화이다. 우리 인간의 두뇌가 저장할 수 있는 지식의 총량에 수십억 배에 달하는 지식이 오픈소스로 무료로 제공될 것이고 교육은 사회성과 인성을 함께 교육시켜야 할 유초등교육을 제외하고는 교육자에 의해서가 아닌 다양한 무료(유료라 하더라도 매우 저렴한) 교육 콘텐츠들에 의해 주도될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직종 중 지식을 연구하는 연구 직종은 일부 살아남겠지만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현재의 지식교육 전달자들, 즉 대학교수, 고등학교 교사, 학원 강사등의 직종은 20년 내에 거의 사라지게 된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미래 사회에 올 또 하나의 큰 변화는 미디어의 격변이다. 기존 신문, 거대 방송국 중심의 미디어에서 온라인 미디어 매체가 다양화되고, 결국 1인 방송국도 가능한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이미 인쇄 매체를 중심으로 하는 신문사들의 고전,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의 저조한 시청률 등을 통해 가능성을 보였다.

이런 미디어계의 변화는 청소년들이 앞으로 갖게 될 직업 세계에 어떤 변화를 예고하는 걸까? 바로 기자, PD, 아나운서 등의 직종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방송국, 신문사들조차 정규직으로 뽑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이다.

지식이 다양화되다보니 사람들은 직업 기자의 글에 의존하기보다 점점 특정 분야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가 쓰는 글들을 더 필요로 하게 된다. 이로 인해 기자라는 직종은 급격히 사라져 갈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제작비용을 들여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도 오직 소수의 몇몇 미디어 거물들의 이야기가 되고, 대부분의 미디어 컨텐츠는 매우 창의적인 발상력을 가진 개인들에 의해 제공될 확률이 높다.

현재 청소년들이 매우 선호하는 의료계통의 직종들도 마찬가지로 앞으로 20년 내에 가장 격변을 맞이하게 될 분야다. 현재의 의료기술 발달의 속도로 볼때, 검진은 거의 의료기기에 의해서 100% 이루어지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그렇다면 현재 병의 진단을 의사가 하는 이런 시스템이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까? 검진, 진단 등의 분야는 거의 기계가 대체하고, 의사는 치료 영역 중 일부 영역에만 필요해질 확률이 높다. 오히려 뇌 연구 등 연구 의학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현재의 의사라는 직업이 같은 모습으로 20년 후에도 존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고, 약사 또한 약 조제까지를 다 할 수 있는 로봇들이 양산될 경우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게 될 지도 미지수인 건 마찬가지다.

사라지는 직종이 있으면 새로 태어나는 직종도 있다

이런 현재의 촉망받는 직종이 20년 내에 위태로워지거나 사라질 수 있다는 예견을 하다보니 기사를 읽는 분들 중에는 “그럼 미래에는 직업이 거의 다 사라진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어떤 일을 하라는 것인가?”'라고 물으시는 분도 계실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선 지난 2013년 3월 이스탄불에서 열린 TEDx에서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가 한 예견으로 답해야겠다. "2030년까지 전세계 일자리 20억 개가 사라지며, 지구인 80억 명중 절반은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실로 우리 모두에게 우울하고 특히 20년 후에 이 사회에서 한창 일할 나이가 되는 청소년들에겐 더욱 우울한 그림이라 하겠다.

하지만 사라지는 직종이 있고 분야가 있다는 것은 곧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직종과 분야가 나온다는 것이다. 미래 사회에는 분명 새롭게 생성되고 나타나는 직종도 분명히 존재한다.

앞으로 미래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여 반드시 필요한 유망 직종은 3D 프린터 개발자, 지역발전소 설계 엔지니어, 대체 에너지 개발 및 연구자, 로봇 개발자, 미디어 컨텐츠 개발자, 두뇌 연구 분야, 온라인 교육, 컴퓨터 앱 개발자 등이 있다. 미래 사회의 변화와 그로 인해 앞으로 촉망받을 직종에 대해서는 이후 8회에서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국정민 칼럼니스트 -
미래커리어컨설턴트
(사)유엔미래포럼 청소년 분과 부위원장/
인터프렙유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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