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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0.02.04 18:22

[박수빈의 into The book] 1. 변종의 늑대, 대기업이 부딪힌 한계 '스타트업이 뚫고 나가다'

도서 ‘변종의 늑대’ 김영록 저자, 스타트업은 경제 생태계 시스템을 바꾸는 혁신적인 선도자

▲ 도서 '변종의 늑대'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4차 산업혁명이 만연한 시대, 기술의 발전은 물론 비즈니스 환경 또한 급변하게 했다. 대기업 중심의 패러다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나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대규모의 자본과 직원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필요한 규모가 확 줄어버린 것이다. 대대적인 광고보다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그들 중 몇몇은 전 세계인들의 생활습관을 순식간에 바꿔놓기도 했다.

스타트업 기업은 창업 트렌드를 선도할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까지도 바꾸고 있으며 앞으로 그들의 영향력은 더 막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스타트업 분야의 권위자로 불리며 최근 출간된 ‘변종의 늑대’ 저자인 김영록은 “스타트업의 세계는 미래를 알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이며 존재하지 않는 직업들을 창출하기 위해 인재들이 길러지고 있다”라며 “변화의 흐름을 직시하지 못하는 사람은 정체되는 것이 아니라 도태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금번 박수빈의  into The book에서는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대한민국이 어떻게 변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세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왜 스타트업이 주목 받고 있을까. 기존의 경제 생태계에 파괴적인 혁신은 물론 시작을 폭발적으로 키우고 경쟁업체까지 자극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록 저자는 이러한 스타트업의 모습을 늑대에 비유한다. 늑대는 비대칭적이고 불균형하게 발전하는 생태계를 다시 복원함으로써 자연이 순리대로 돌아가게끔 만드는 최상위의 선한 포식자이기 때문이다. 다음의 사례를 살펴보자.

1930년대 미국의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서는 늑대가 주변의 가축을 계속 잡아먹는다는 이유로 포획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늑대는 공원에서 사라졌고 공원 생태계에 이상 징후가 포착되기 시작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사슴이었는데 사슴이 식물을 모조리 먹어치우면서 목초가 부족해졌고 토양을 메말랐다. 먹을 것이 없으니 다른 동물들을 숲을 떠나버려 아름답던 공원의 모습은 폐허가 되었다. 생태계 복원을 연구하던 학자들은 다시 늑대를 숲으로 불러들이자는 결론을 내렸고 공원은 다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았다고 한다. 늑대가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 출처 Unsplash

우리가 살아가는 경제 생태계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까지는 대기업과 이를 지원하는 정부의 협업으로 우리나라가 성장할 수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경제는 활력을 잃었다. 일부 기업에서는 독과점과 수직계열화, 중소기업 기술 탈취 등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런 사례들이 바로 경제 생태계가 무너졌다는 뜻이다. 사슴이 그러했듯 말이다.

지난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발행한 ‘한눈에 보는 기업가정신 2017’ 자료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은 전체 부가가치의 56%를 창출하지만, 고용비중은 12.8%에 불과했다. 북유럽 국가가 70%에 달한다는 통계 자료와 비교해보면 매우 낮은 수치다. 이런 상태에서 국가 경제 전체가 선순환하기는 어렵다.

다행히도 늑대의 역할을 하는 스타트업이 청년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고용시장의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다. 대기업보다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기도 하다. 대기업의 고용 없는 성장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또 일하는 방식과 문화도 바꿨다. 직책이나 직급 중심의 권위적인 문화 대신, 영어 이름이나 역할에 따라 호칭을 정리해 부르거나 의사결정 시스템을 단순화시키는 수평적 문화로 바꾸며 불필요한 시간은 줄이고 일의 본질에 집중하도록 했다. 또 타인의 도전을 억압하지 않고 혁신에 집중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 출처 Unsplash

이들은 기존 창업세대와 다른 차이점을 보인다. 과거 창업 방식은 ‘어떤 것이 돈이 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면 요즘 스타트업은 자신이 미치도록 관심 있는 분야를 파고든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 또 ‘공정한 비즈니스’, ‘호갱이 없는 사회’등을 사업 모델로 삼는 것 역시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김영록 저자는 스타트업의 이러한 모습을 변종의 늑대로 비유한다. 경제 생태계의 관점에서 늑대의 모습과 유사하지만 기존 창업과는 다른 변종의 기질이 있기 때문이다. 창업자나 기업 하나하나의 관점에서 본다면 한 마리의 큰 야수에 불과하지만 경제 생태계의 관점에서 본다면 시스템을 바꾸는 혁신적인 선도자다. 우리가 스타트업을 중요하게 보고 크게 성장시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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