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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0.01.21 21:55

[박수빈의 into The book] 소소한 일상의 행복1. ‘태도’, 사물을 받아들이는 기본의 소양

힐링 에세이 '소소하지만 단단하게' 작가가 전하는 일상의 행복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 도서 '소소하지만 단단하게'

일상의 소소한 기쁨에 만족하고 있나? 사소한 일에도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기에 현대인들의 사정은 아직 녹록치 못한 것 같다. 만약 전지전능한 존재자 소소한 감사의 본질을 친절히 알려주면 어떨까.

김연국 작가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과 천사를 글로 불러와 감사의 마음을 일깨운다. 인간 삶의 허구를 바라보며 그 속에 담긴 진실과 교훈을 ‘단단하게’ 전하는 도서 ‘소소하지만 단단하게’는 상상으로 그려낸 단편의 에세이소설과 교훈이 되어줄 역사 속 훈화를 함께 엮어 소개한다. 

이번 시리즈는 대한 책 속 흥미로운 야야기를 엮어 ‘태도’, ‘좋은 접촉’, '내려놓기'에 대해 배연국 작가가 전하는 교훈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한다.

인생은 ABCD라는 말이 있다. Birth(출생)에서 시작해서 Death(죽음)로 끝이 난다는 의미다. 인간이라면 예외가 없다. 그런데 B와 D 사이에는 C가 반드시 존재한다. C는 Choice(선택)를 뜻한다. 

인간은 살면서 늘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 커피를 마시는 사소한 선택에도 결정이 필요하다.  커피숍을 골랐다면 메뉴를 골라야 한다. 설탕을 넣을지, 얼음을 넣을지, 가게에 앉아서 먹을지, 테이크아웃을 할 건지 결정하는 것도 오로지 자신의 몫이다. 커피를 마시는 단순한 일에서조차 선택의 가짓수가 수백에 달한다. 한낱 커피가 이 정도라면 인간의 일생은 어떠하겠는가? 사소한 것에서부터 직업, 결혼 등 중대한 결정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다.

그런데 선택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알파벳의 첫 글자 A, 태도의 ‘Attitude’이다. 태도는 어떤 일이나 상황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내가 삶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선택의 내용이 달라지고, 결국 삶의 풍경까지 바뀌게 된다. 인간의 위대한 발견 중 하나는  신의 태도를 바꿈으로써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이다. 내 힘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은 현명한 처신이 못 된다.

나의 태도만 바꾸면 인생이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 

100달러의 실험

▲ '소소하지만 단단하게' 中

심리학자가 한 달 동안 특이한 실험을 했다. 어떤 마을 사람들에게 매일 공짜로 100달러씩 나누어준 뒤 그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첫째 날에 학자가 집집마다 100달러를 놓고 가자 사람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보다가 멈칫멈칫 나와서 돈을 집어갔다. 둘째 날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셋째 날에는 날마다 집 앞에 100달러를 선물로 주고 가는 이상한 사람의 이야기로 동네가 떠들썩해지기 시작했다.

2주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마을 사람들은 집 앞에 나와 그 사람이 언제쯤올까 기다리게 되었다. 그가 오던 방향으로 뚫어지게 쳐다보는 사람도 있었다. 3주쯤 되어서는 더 이상 그 사람이 돈을 주고 가는 것을 신기하게 여기지않았다. 4주가 되자 밥을 먹는 것처럼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드디어 한 달의 실험이 끝나는 마지막 날에 학자는 종전과는 달리 마을 사람들에게 돈을 나눠주지 않고 그냥 골목길을 지나갔다. 그러자 거친 반응들이 터져 나왔다. 마을 사람들이 문을 열고 나와 목청을 돋우며 소리쳤다.
“왜 내 돈을 안 주고 그냥 지나갑니까? 빨리 줘요, 내 돈!”

돼지냐, 부처냐

▲ '소소하지만 단단하게' 中

‘부처 눈(佛眼)’으로 보면 부처만 보이고, ‘돼지의 눈(豚目)’으로 보면 돼지만 보인다. 무학대사와 조선 태조 이성계의 대화에서 유래한 말이다. 무학대사는 태조의 왕사로서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에 기여한 인물이다. 어느 날 무학대사가 기거하는 산사를 찾은 이성계가 대사에게 서로 농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요즘 대사께서는 살이 딩딩하게 쪄서 마치 돼지 같소이다.”
“대왕의 용안은 언제 보아도 부처님 같으십니다.”
“아니, 농을 하자고 해놓고 칭찬을 하면 어떡하오?”
“칭찬이 아니옵니다. 본래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이는 법이지요.”

이성계는 “오늘 대사를 면박주려다 오히려 내가 당했구려.”라며 껄껄 웃었다. 무학대사는 짧은 농담을 통해 돼지의 눈이 아니라 부처의 눈으로 백성들을 바라보면서 나라를 다스릴 것을 조언한 것이다.

공자의 탄식

제자들과 천하를 주유하던 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발이 묶이고 말았다. 공자 일행은 군사들에게 포위되어 7일 동안 밥을 먹지 못했다. 다행히 안회가 마을에 가서 쌀을 얻어와 밥을 지었다. 마루에서 낮잠을 자던 공자는 구수한 밥 냄새에 눈을 떴다. 그때 수제자인 안회가 솥뚜껑을 열더니 몰래 밥을 한 숟가락 퍼먹는 것이었다.

‘스승이 먼저 수저도 뜨지 않았는데 제자가 먼저 음식을 먹다니! 옛말에 사흘 굶으면 담장을 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내가 가장 아끼던 수제자가 그 정도의 사람이란 말인가.’

▲ '소소하지만 단단하게' 中

공자는 속으로 이런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성인의 처지에서 범부처럼 화를 낼 수도 없어 한 가지 묘안을 짜냈다.

“안회야, 내가 방금 꿈속에서 선친을 뵈었단다. 이 밥으로 아버지께 먼저 제사를 올리자꾸나.”

안회의 자복을 받아낼 요량으로 제사 얘기를 꺼낸 것이다. 알다시피 제사 음식은 절대 사람의 손을 타서는 안 된다. 안회가 말했다.

“스승님, 이 밥으로 제사를 지낼 수 없습니다. 제가 솥뚜껑을 여는 순간 천장에서 흙덩이가 떨어졌어요. 버리자니 아까워 제가 그 부분을 숟가락으로 떠먹었습니다.”

공자는 잠시 안회를 의심한 것을 후회하며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 나는 내 눈을 믿었다. 그런데 내 눈도 완전히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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