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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방송
  • 입력 2020.01.17 07:41

'휴머니멀', “학살은 전통일 뿐?” 잔인한 고래잡이 고발… 피바다가 된 페로 제도·타이지 마을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어제(16일) 방송된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휴머니멀 3부-어떤 전통’이 페로제도와 일본 타이지 마을에서 벌어지는 돌고래 학살의 잔혹한 실태를 공개했다.

대서양에 위치한 페로 제도에는 약 700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전통, 고래 사냥이 존재한다. 과거 고래나 돌고래로부터 식량과 기름 등 자원을 얻기 위해 시작된 이 사냥은 세계적으로 포경을 금지하고 있는 최근의 추세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여전히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잔인한 포획 방식이다. 인간들이 고래 머리에 작살을 꽂고 밧줄로 끌어내는 동안, 바다는 핏빛으로 물들고 일대에는 고래 비명 소리가 가득하다. 이를 본 세계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페로인들은 외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도 않고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는다. 축제 관계자는 “고래 고기는 우리에게 하나의 문화 같은 것이다. 자연의 이치이며 우리 삶의 일부”라고 당당히 밝혔다.

▲ '휴머니멀' 제공

전통이라는 명목 하에 이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유럽뿐만이 아니다. 돌고래 관광 상품으로 특화되어 있는 일본 타이지 마을에서는 페로 제도와 비슷한 방식으로 돌고래를 몰아 그물에 가둔다. 잡힌 고래 중 예쁘지 않은 고래들은 즉석에서 죽여 식용으로 판매한다. 이 때문에 고래잡이 현장은 피바다가 된다. 생포된 고래들은 거대한 가두리에 갇히거나 세계 각국의 수족관으로 비싼 가격에 팔려간다.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을 인식한 이곳 어부들은 포획 방식을 변경했다. 긴 쇠막대 끝에 달린 칼날로 고래의 척수를 끊은 뒤 마개로 구멍을 막는다. 이렇게 하면 외부로 피가 새지 않아 겉으로 보이는 잔혹함이 반감된다. 타이지 해안 깊숙한 곳을 천막으로 가린 채 은밀하게 행해지는 이 과정은 ‘휴머니멀’에 의해 국내 방송 최초로 공개됐다.

타이지 마을의 돌고래 학대 실태를 감시하기 위해 매년 3개월씩 이곳을 찾는 돌고래 보호 활동가 팀 번즈는 “모든 동물이 죽을 때 고통 받지만, 돌고래는 자신이 죽는다는 걸 인지하면서 죽는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돌고래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바다에서 해양공원까지 이동하는 줄 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돌고래들이 죽어갔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 과정은) 아주 잔인하고 야만적”이라고 설명했다.

‘휴머니멀’은 페로 제도와 타이지 마을의 사례를 통해 과연 고래사냥이 21세기에도 이어나갈 가치가 있는 전통인지, 정말 인간에게 고래를 마음대로 가두고 죽일 권리가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한편 유해진은 미국 뉴햄프셔주의 아메리카흑곰 재활센터에 방문했다. 뉴햄프셔주에는 산에서 내려왔다가 차에 치이거나 총을 맞아 죽는 곰들이 많다. 야생 동물학 박사 벤 킬햄은 이 로 인해 어미를 잃고 발견되는 아기 곰들을 25년째 보살피고 있다. 아기곰들에게 야생 적응 훈련을 시켜주고, 다시 방사하는 활동이다. 킬햄 박사는 “곰들을 보호 구역에 억류하는 것은 이들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행위”라며 “곰은 사람과 함께 지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내 감정은 상관없다. 내가 곰들을 방사해야 곰들이 행복해진다”는 철학을 밝혔다.

유해진은 아기곰의 야생 적응 훈련과 부상 치료 그리고 야생으로 방사하는 전 과정을 함께하며 킬햄 박사가 추구하는 진정한 공존에 힘을 보탰다. 곰의 날카로운 발톱에 긁히면서도 방사 작업에 함께 한 유해진은 “저 곰들이 다시 숲속에서 사람의 손길을 피해 잘 살 수 있을지는 모른다”면서도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게 인간과 동물의 공존에 균형추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전했다.

‘휴머니멀’은 매주 목요일 밤 10시 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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