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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0.01.14 05:19

'알아두면 쓸모있는 IT상식' 정철환 저자, "IT 상식으로, 기술에 대한 분별력 키워야"

36년 경력의 IT 전문가가 소개하는, 기술의 역사와 교양적 상식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IT기술이 전문가의 전유물인 시대는 지났다. 기술의 ‘개발’적 관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이 만연한 시대, 우리의 일상이 된 모든 것들이 곧 기술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은 디바이스의 형태도 바꿔버렸다.

스마트폰의 출현은 기성의 미디어를 무너뜨리며 뉴미디어를 출현케 했다. 평범한 6살 아이는 유튜브라는 놀이터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95억 원 빌딩의 건물주가 됐다. IOT서비스를 통해 휴대폰만 가지고도 일상의 모든 부분을 지배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마냥 편의성에만 눈길을 두기는 어려울 듯하다. 국내를 대표하는 IT기업인 카카오의 승차공유서비스 ‘카플’은 출시하기도 전에 택시기사들의 생존권 투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두려움은 커져만 간다. 최근 출간된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은 교양으로 알아야 할 기술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까지 한 번에 정리해 전한다. 그러면서 솔깃한 이야기도 건넨다. 출퇴근길에 잠깐만 시간을 내어준다면 아마 당신도 IT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책을 집필한 정철환 저자는 “10년 전에는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일들이 현실이 됐다.”며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강조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36년 경력의 전문가, 자칭 해볼 건 다 해봤다는 그를 만나 기술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들어봤다.

▲ danielkorpai, 출처 Unsplash

Q. 저자님의 소개를 부탁한다.
 현재 국내 제조 기업의 정보시스템 운영 및 전략 업무를 담당하는 팀장으로 근무하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1966년생이니 꽤나 올드한 나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살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나의 성향과 IT 업계가 다행히 궁합이 잘 맞았다고 해야 할까. 90년대부터 IT 업계에 근무하며 새로운 기술들을 접해볼 수 있었던 기회는 나에게 큰 행운이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전공한 ‘컴퓨터공학’은 IT 분야에서 다양한 분야를 조금이나마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게 했다.

Q. IT 분야에서 주로 어떤 일을 했는지.
 사회생활의 첫 시작은 삼보컴퓨터였다. 90년 당시 삼보컴퓨터는 국내 1위의 컴퓨터 회사였고 벤처기업에서 출발해 대기업이 된 국내 첫 IT 기업이기도 했다. 그때 IT 생태계의 전반전인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 후 삼성SDS로 옮기면서 본격적인 국내 IT 산업에서 시스템 개발 업무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때가 소위 나의 ‘리즈 시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공공기관이나 여러 기업의 정보시스템 개발에 참여하면서 국내 SI 산업을 본격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고 이 경험이 이후에 한양대학교에서의 겸임교수 활동의 원천이 되었다. 하지만 1990년대 말 미국에서 시작해 국내에 불어 닥친 닷컴 벤처 열풍에 삼성을 그만두고 벤처 컨설팅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후 사업팀장도 해보고 영업도 경험했다.

현 직장에서는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IT 시스템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IT 분야에서 해볼 건 다 해본 거 같다.

Q. IT 업계 종사자라면 많이 바쁠 텐데.
 세상 일이 다 그렇지 않겠나. 바쁜 와중에도 2011년부터 꾸준히 글로벌 IT 기업인 IDG의 국내 법인에서 운영하는 CIO Korea 사이트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도서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은 수년간 연재해온 칼럼 중에서 우리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IT 관련 글을 선별하고 다듬어 구성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굵직한 IT 관련 이슈들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IT 기술들에 대해 오랜 세월 IT 분야에 몸담고 있는 나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정리한 글을 모은 것이다. 

Q.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는.
 첫 책은 아니다. 첫 책은 여러 사람의 원고를 하나의 책으로 구성한 옴니버스 형식의 책에 한 꼭지를 담한 것 이었고 그 후 출판 제의를 받아 처음으로 내 이름으로 책을 냈었다. 하지만 그 책은 IT 업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전문 서적이었다. 이번 책은 전문 서적이 아닌, 일반인들을 위한 책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의미가 크다.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IT 서적을 쓰는 것이 소원이었기 때문이다. 

▲ 도서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상식' 저자 정철환

Q. 도서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드린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IDG의 사이트에 연재한 칼럼을 엮은 것이다. 한 달에 한 개의 칼럼을 연재했는데 당시 화제가 된 IT뉴스나 이슈, 또는 업계에 등장한 기술 등 주제에 제약이 없이 다양한 내용을 연재했다. 때문에 일부 내용은 칼럼이 쓰여질 당시 시기적 상황을 배경으로 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책이 자체가 처음부터 일관성을 가지고 있기 보다는 각 챕터를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함께 생각해볼 만한 화두를 가끔 던지기도 한다. 따라서 출퇴근길 또는 짧은 틈새시간에 틈틈이 읽기 좋은 내용이다. 

Q. 책은 어떻게 구성했나.
 우리 사회와 기업 조직, IT 산업, 미래 사회 4개의 큰 주제를 나눠 구성했다. 우선 우리 사회에서 화제가 되었던 IT 관련 사건이나 뉴스 중에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내용을 선정하여 1부에 담았다. 2부에서는 기업의 IT 시스템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 보아야 할 내용들을 선별해 구성했다. 3부 IT 산업에 부는 바람에서는 주로 IT 업계에 계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 볼만한 이슈들을 다뤘던 칼럼을 배치했다.

마지막은 소위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 로봇 등 IT 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했다. 각 챕터의 내용은 5~6장 정도로 짤막하게 구성되어 있다. 한 챕터 안에는 고민해보고 생각해볼 화두를 던지는 경우도 많으니 내용이 짧아도 전체 책을 다 읽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 할지도 모른다. 

Q. IT는 전문분야로 생각해 어렵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상식’이라.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구성하고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설명하면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 이론을 설명하면 아마 나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매일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겪는 경험과 사용자로서의 지식은 어렵지 않다.

내가 책에서 다루고자 했던 목표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세상에서 IT 기술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으며 향후 우리는 IT 기술을 어떻게 생각하고 접근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보는 것이다. 물론 일부 어려운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최대한 쉽게 설명하기 위해 어려운 용어는 별도의 해설을 달아놓았다.

스마트TV,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를 기술적인 이해 없이 사용하듯 IT에 대한 상식 역시 전문 기술적인 지식이 없어도 이해하고 또 우리 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책에서 담은 내용이 일상생활에서 ‘쓸모 있게’ 쓰일 수 있을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IT 상식은 기술에 대한 분별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이러한 분별력은 IT 제품을 구매할 때, 정부의 IT 관련 정책을 이해할 때 그리고 자신의 미래 직업이나 직장을 구할 때 필요하다. 또 우리 사회는 연일 많은 IT 관련 뉴스가 언론에 실리는데 중립적인 내용도 있지만 가끔 특정 기업 또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작성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IT 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이를 분별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가 살아갈 미래 사회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만의 시각을 키울 수 있다. IT 기술이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말이다.

Q. 책에 언급된 사라진 여성 프로그래머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 도서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상식' 저자 정철환

대한민국에서 여성 프로그래머들이 많이 없는 것은 여성이 프로그래머에 직종에 적합하지 않아서는 절대 아니다. 삼성SDS에서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할 때는 많은 여성 프로그래머들이 있었다. 그런데 한명, 두 명 회사 생활을 접더라. 사실 IT 분야뿐만이 아니라 많은 업종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결혼, 육아, 또는 조직 내 유리천장으로 인해 여성이 남성들보다 오랫동안 조직에서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여성에게 적합한 업종이 프로그래밍이 아닐까 생각한다. 프로그래밍은 섬세하고 꼼꼼한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야근과 무리한 개발 일정이 당연시 된다면 문제가 된다. 업무 환경을 개선시켜 유능한 프로그래머들이 더 오랜 기간 프로그래밍 업계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Q. 책을 접한 주변 독자들은 어떤 내용에 관심을 갖는가.
 아마도 현재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이 IT 업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인 거 같다. 특히 ‘승차 공유는 혁신인가, 생존권 침해인가?’에서 공유경제가 유발한 택시업계의 반발 사례와 ‘IT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몰락’에서 IT 기술 발전이 가져온 전통 업종의 몰락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사회적 이슈와도 연결이 되다보니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공감이 많이 가는 듯하다.

또 나와 비슷한 연배의 독자들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던 시절, 심지어 휴대폰조차 없던 생활을 기억하며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이 과연 어떻게 될지에 대한 공감의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한다. 지금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현재의 인터넷을 기반한 IT 기술이 과연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누곤 한다. 

Q. 책에서 강조하고 싶거나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면.
 기업에서 IT 시스템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보니 기업 내에서 정보시스템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경영진이 IT 비용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중심이 될 듯하다. 특히 ‘물 샐 틈 없는 보안은 가능한가?’와 ‘일기예보와 경영 예측은’ 스스로 공감이 가는 내용이기도 하다. 또 2장의 첫 내용인 ‘기업의 정보시스템과 기업 경쟁력’은 개인적으로 쓰린 경험이 담겨있는 내용이여서 늘 기억이 남는 내용이다. 

Q. 영화 ‘세 얼간이’ 사례는 영화로 만나 친근하다.
 벌써 오래 전 영화가 되었지만 인도영화 ‘세 얼간이’는 나의 젊을 시절 엔지니어 또는 과학자에 대한 꿈을 다기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내 또래 사람들은 어린 시절 ‘너는 커서 뭐가 될래?’물으면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대답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한때 닷컴 붐이 불었을 때 1등 신랑감 후보다 IT 업계 종사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아이들을 찾기 어려워졌다.

우리 사회가 안정적이고 높은 급여의 직종을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린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프로그래머와 엔지니어에 대한 성공 모델을 확산시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공무원, 의사, 판사, 검사 등과 같이 안정적, 높은 급여와 권력만이 최고로 대우받는 사회에서 얼간이는 나오기 어렵다.

Q. IT는 왜 어렵게 느껴질까.
 IT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고 사용자는 전 국민이다. 그러니 어렵다는 생각 대신 IT 기술을 사용하며 ‘이 기술이 과연 나의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될까’, ‘정말 IT 기술을 잘 활용하고 있나’라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 소셜네트워크의 사진이나 글에 집착하는 것, 모마일 쇼핑 사이트를 끊임없이 방황하는 것 등 IT 기술이 가져온 결과물을 유용하게 가용하지 못하고 삶을 오히려 피폐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는 뜻이다. 정말 어려운 부분은 IT 기술과 이에 대한 이해 부분이 아니라 IT 기술로  만들어진 서비스와 상품의 사용 방법과 나에게 도움이 되도록 활용하는 스스로의 판단이다

Q. IT 기술에 대한 재 정의를 내린다면.
 ‘IT 기술은 우리가 자동차를 만들어 달리기의 한계를 극복하고 비행기를 만들어 땅에서만 머물러야 하는 한계를 극복했듯이 자신의 뇌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가쳐 있는 생각의 한계를 극복하여 전 세계 사람들의 생각과 연결되고 환장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라 정의해 본다. 그리고 그 능력의 한계는 이를 활용하는 사람의 몫이라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지.

▲ 도서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상식'

 소개에서 밝혔듯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하지만 이제 올드한 세대이다 보니 언제까지 직장에 머무를 수는 없을 것이다. 일단 직장에 머무르는 동안 직장 생활에 충실하게 임할 것이다. 그 이후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래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계획 하나는 달성했다. 바로 ‘일반 독자들을 위한 IT 책을 써보자’이다. 만약 독자들이 책에 관심과 호응을 보여주신다면 한 발짝 나아가보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우선은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꾸준히 익히고 공부하는 것이 당장의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우선 무엇보다 서점에 있는 무수히 많고 좋은 책을 중 귀한 돈과 시간을 내어 내 책을 구매하고 읽어주는 독자들에게 깊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행여나 읽어보고 ‘괜히 샀네’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염려도 되지만 2011년부터 지금까지 나의 생각과 경험이 담긴 글이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해준다면 더 감사하겠다. 책을 통해 IT 상식과 함께 IT 기술의 발전이 우리 생활에 주는 변화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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