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공연
  • 입력 2020.01.13 18:41

[S리뷰] ‘웃는 남자’ 엑소 수호, 잘 자란 뮤지컬계 샛별... 청아한 미성에 매료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뮤지컬 ‘웃는 남자’가 더욱 탄탄해진 서사로 2년 만에 관객들을 만나러 왔다. 또 한 번 그윈플렌으로 분한 수호는 그만의 순수함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빅토르 위고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웃는 남자’는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빈부격차와 사회의 부조리함을 조명한다.

2018년 초연을 올린 ‘웃는 남자’는 약 5년간의 제작 기간, 175억 원의 제작비 등의 노고를 보상하듯 총 2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창작 뮤지컬 계에 선풍을 일으켰다. 또한 이 작품은 예그린뮤지컬어워드, 한국뮤지컬어워즈 등 다양한 뮤지컬 시상식에서 최우수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막을 올리자마자 큰 사랑을 받았음에도 ‘웃는 남자’는 안주하지 않고 재연에서 변화를 꾀했다. 넘버와 대사 변경, 무대 세트 강화 등을 통해 재연에서는 주인공인 그윈플렌의 서사를 더욱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2막에만 등장해 아쉬움을 샀던 메인 넘버 ‘웃는 남자’는 이제 1막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극 중 극’ 형식에 등장하는 넘버 ‘웃는 남자’는 초연을 봤던 관객들에게는 반가움을 선물하며 동시에 극의 개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낸다. 

그리고 1막에서 귀족들의 화려한 삶을 보여주는 넘버 ‘가든파티’는 ‘우린 상위 일프로’를 리프라이즈한 곡으로 변경됐다. 극의 흥겨움을 담당했던 넘버가 상실돼 섭섭한 마음도 들었지만, 대신 좀 더 이르게 무대에 등장한 성인 그윈플렌을 통해 헛헛한 마음을 채울 수 있었다. 넘버의 변화는 극 전개의 속도감을 배가시켜 몰입감을 높인다.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무대예술상 2관왕이라는 영예를 안은 무대 연출은 더욱 강화됐다. 격찬을 받았던 항해 장면은 배를 새로 제작해 난파되는 장면을 더욱 실감 나게 표현했다. 그리고 동화책에 나올 법한 그림 같은 엔딩은 여전히 아름답다.

‘웃는 남자’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합류한 엑소 수호는 이전보다 훨씬 농익은 모습이었다. 수호는 특유의 깨끗하고 청아한 미성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그윈플렌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특히 넘버 ‘그 눈을 떠’에서 수호의 맑지만 단단한 목소리는 빛을 발한다. 정의로운 그윈플렌 그 자체였던 수호는 곧바로 이어진 넘버 ‘웃는 남자’에서 쌓아온 울분을 터뜨리며 반전 매력으로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수호 외에도 배우들의 열연은 대단하다. 우르수스 역의 양준모는 섬세한 감정 처리와 넘치는 부성애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다. 데아 역의 강혜인은 안정적인 연기와 노래를 선보이며, 신영숙은 예측할 수 없는 매력의 조시아나로 변신해 관객들을 유혹한다. 또, 초연에서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신선함을 안겼던 바이올리니스트는 이번에도 무대에 전면 등장한다. 유랑극단과 비슷한 의상을 갖춰 입고 그들과 합을 맞추는 ‘웃는 남자’ 만의 특별한 바이올리니스트에 집중하는 것도 색다른 관람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편 뮤지컬 ‘웃는 남자’는 오는 3월 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