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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늘푸른연극제 ‘그 꽃, 피다’, 세대 아우르는 묵직한 메시지 전했다
2019년 12월 12일 (목) 09: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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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현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제4회늘푸른연극제 사무국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조수현 기자] 지난 5일 개막한 제4회 늘푸른연극제 ‘그 꽃, 피다.’가 묵직한 울림을 전하며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다.

2016년 제1회 연로연극제를 시작으로 올해로 4회를 맞이한 늘푸른연극제는 대한민국 연극계에 기여한 원로 연극인들의 업적을 기리는 무대이다. 개막작 ‘하프라이프’를 시작으로 ‘의자들’,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가 상연됐으며, ‘황금 연못에 살다’, ‘이혼예찬!’, ‘노부인의 방문’으로 연극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8일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 속 막을 내린 개막작 ‘하프라이프’는 요양원을 배경으로 나이 든 노인들의 사랑과 그로 인한 자녀와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늘푸른연극제에서 유일하게 연출 공모를 통해 작품에 참여하게 된 표재순은 연극, 뮤지컬을 비롯한 무대예술부터 국가의 주요 대형 행사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역량을 발휘해온 문화계의 살아있는 역사로 개막 전부터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표재순은 요양원에서 재회한 두 노인이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확인하지만 그 사랑이 자식의 반대에 부딪혀 타오르지 못하고 고독에 빠져드는 모습을 통해 나이듦과 망각이라는 노인의 삶을 전했다. 인간의 나이듦을 재고하게 하는 작품의 메시지는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었을 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남녀의 사랑 등 보편적인 삶의 모습을 통해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긴 여운을 남겼다.

특히, 노인들의 사랑을 섬세한 멜로드라마로 엮어낸 연출과 극의 주인공 클라라 역 원미원과 패트릭 역 기정수의 원숙한 연기는 절제되고 미니멀한 무대에서 더욱 극대화되어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이어 외젠 이오네스코의 대표적 부조리 작품 ‘의자들’이 상연됐다. ‘의자들’에는 강원도의 연극계를 싹 틔우고 성장시켜왔던 중심인물 김경태가 출연했으며, ‘멕베스’. ‘오셀로’ ‘ 목적’ 등에서 활약한 홍부향이 함께 무대에 서 2인극의 정수를 보여줬다.

김경수는 고립된 섬에서 단둘이 살아가는 노부부가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고자 하지만 외부세계와 단절된 삶에서 느끼는 짙은 고독을 노련하면서도 밀도 있는 연기로 표현했으며, 홍부향은 순발력과 개성 있는 연기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김경태와 홍부향은 홍부향의 신입 단원 시절부터 함께 연극을 해온 만큼 완벽한 호흡으로 무대를 채워 관객의 감탄을 자아냈다.

연극 ‘의자들’은 한정된 무대 공간에서 절제된 극적 이미지와 무대장치로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김경태와 홍부향의 섬세한 연기와 표현을 통해 소통의 부재로 비롯되는 혼란, 언어의 허구성과 단절에 대한 뼈있는 메시지를 전해 큰 인상을 남겼다.

11일 개막한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는 ‘하프라이프’, ‘의자들’과는 다른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감동을 선사했다. 한국 팬터마임 1세대 김동수가 연기하고 직접 연출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이목을 집중시킨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는 2018년 12월 김동수 컴퍼니가 2인극으로 각색해 무대에 올리며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김동수는 남편이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 집을 나간 뒤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는 며느리에게 자신이 과거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피에르’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김동수는 농익은 연기와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과거 떠내 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랑을 회상하는 피에르를 애틋하게 담아냈으며, 시아버지 피에르와 며느리 클로에가 대화를 이어가며 점차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그려내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앞에서 온 마음을 다해 열심히 아파하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떠난 사랑과 남아있는 사랑, 놓쳐버린 사랑과 놓아버린 사랑을 각자의 시선에서 담담하게 풀어내 깊은 감동을 남겼다.

제4회 늘푸른연극제 ‘그 꽃, 피다’는 이 시대가 당면한 노인 문제를 비롯해 결혼과 사랑, 가족 등 보편적이면서도 연륜이 묻어나는 삶의 이야기로 큰 울림을 전하고 있어 오는 22일까지 이어지는 작품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표재순 연출의 ‘하프라이프’를 시작으로 배우 김경태의 ‘의자들’, 김동수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등을 선보인 제4회 늘푸른연극제는 ‘황금 연못에 살다’, 윤대성과 민중 극단의 ‘이혼예찬!’, 이승옥의 ‘노부인의 방문’을 선보이며 원로 연극인들의 열정 가득한 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제4회 늘푸른연극제 ‘그 꽃, 피다.’는 오는 2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아트원씨어터 3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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