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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 보이스퀸, 열풍 그리고 한계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드러난 보이스퀸
2019년 12월 07일 (토) 14: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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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니스트 risktaker@dongguk.ac.kr

   
▲ mbn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2011년 12월 종편으로 새롭게 출발한 MBN이 개국 8년만에 소위 대박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주부들의 노래에 관한 열망 그리고 숨겨진 재능을 발굴해 나가는 <보이스퀸>을 통해 MBN은 드디어 예능에서 전국구급 관심을 시청자로부터 받는데 성공했다. ‘잠자는 당신의 꿈을 노래하라’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된 <보이스퀸>은 첫 회부터 시청률 5%를 넘기며 동 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을 모두 압도했다. 2019년 종편 최대의 히트작인 <미스 트롯>이 기록한 18.1%의 시청률 기록까지 갈아치울 기세다. <보이스퀸>의 인기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오디션 참가자들의 실력이 <미스 트롯>에 버금가는 때로는 그 이상이라는 데 상당수 시청자가 동의하고 있다. 일부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청자 투표 조작 및 부족한 실력을 드러낸 지원자를 시청자의 생각과 달리 계속 합격시키는데 비해 <보이스퀸>의 예선과 본선을 거쳐 올라온 참가자들의 실력은 빈틈이 잘 보이지 않는다. 기존 프로그램들이 실력을 갖춘 지원자 풀(Pool)의 한계를 드러내 스스로 좌초하거나 조작을 통해 시청자의 귀보다 눈을 사로잡는데 집중해 왔다면 <보이스퀸>은 지원자가 지닌 실력, 즉 보이스에 더 많이 집중하고 있다.

둘째, 여성으로서 그리고 주부로서 그들이 갖고 있는 스토리의 파급력을 <보이스퀸>은 보여주었다. <82년생 김지영>과 달리 <보이스퀸>이 남성 시청자에게도 호평을 받는 이유는 경력 단절한 여성들의 이야기, 우리 시대 어머니들의 이야기, 가부장적 제도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이야기 등이 다양하게 펼쳐졌기 때문이다. 20대부터 60대 참가자들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조명한 방식은 기혼 여성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 시대 여성의 삶을 다각도로 비추는데 효과적이었다. 그 결과 남녀 모두에게 정서적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MBN 박태호 제작본부장은 “주부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노래와 인생의 희로애락이 반영된 사연 등이 공감을 주었고 그 결과 시청자들이 진정성을 알아봐주신 것 같다”며 프로그램 인기 이유를 언급했다. 2010년 <슈퍼스타K2>에서 허각이라는 배관 수리공이 공정한 경쟁을 뚫고 선발되었을 때 상당수 시청자가 그의 사연과 노래 실력에 공감했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밟아가겠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보이스퀸>의 열풍은 분명 프로그램이 종료될까지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보이스퀸>이 갖고 있는 한계 역시 자명하다.

아쉽게도 MBN이 선보인 <보이스퀸>은 참신함이 너무 부족하다. 방송업계 종사자들은 <보이스퀸>의 1회가 <미스 트롯>의 1회와 거의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을 꾸준히 지적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대기실에서 다른 참가자의 무대를 바라보는 시선, 심사 과정과 절차 등은 TV조선이 선보였던 <미스 트롯>의 방식과 다른 점이 거의 없었다. 하루 종일 심사위원이 80명의 참가자를 심사하는 과정 그리고 카메라의 각도 및 편집 방식 등이 모두 <미스 트롯>과 유사한 점은 MBN이 철저히 <미스 트롯>의 성공 방식을 모방, 답습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50명이 모인 본선에서 순위별로 의자를 차등화한 방식은 또 다른 프로그램인 JTBC <히든싱어> 왕중왕전의 방식을 그대로 차용했다. <미스 트롯>의 열풍에 올라타기 위해 성급히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든 티가 곳곳에서 보이는 대목이다. 심도 있게 해당 프로그램을 고민, 제작했다기보다 시청률 확보라는 단기적 과제를 충족하기 위해 만들다 보니 프로그램의 이음새나 완성도가 떨어진다. 과거 Mnet, tvN 등이 <슈퍼스타K> 열풍에 힘입어 다양한 유사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쏟아내다가 한 번에 오디션 프로그램 침체를 초래한 점을 유념해야 한다.

2012년 tvN과 스토리온 채널은 <슈퍼 디바 2012>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세계 최초의 주부 대상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tvN은 심사위원으로 가수 인순이, 작곡가 주영훈, 가수 JK 김동욱과 호란을 섭외했다. <슈퍼 디바 2012>는 주부의 노래 실력만을 대상으로 공정하게 심사한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MBN <보이스퀸>이 현재 내세운 상금 5,000만원의 6배인 3억을 우승자에 대한 특전으로 당시 제시하였다. 그러나 오디션 프로그램의 차별성을 갖지 못하고 단 한 번의 시즌으로 프로그램은 종료되었다.

<보이스퀸>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기 위해서는 자신들만의 색깔을 새롭게 입증해야 한다. 산만한 편집, 시청자의 눈물을 유발하는 사연 중심 방송은 이미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애용해왔던 올드한 방식이다. 당장 내년 1월부터 TV조선은 <미스터 트롯>의 방송 시간대를 <보이스퀸>과 동일한 목요일 오후 10시로 편성했다. <보이스퀸>의 위기는 그때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미스터 트롯>이 성공할 경우 유사 프로그램 <보이스킹>을 준비, 모방하는 방식이 아닌 <보이스퀸>의 차별화된 방식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야 오디션에 대한 MBN의 진정성을 시청자들은 인정할 것이다.

- 권상집 동국대 상경대학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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