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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홍준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3.11.02 12:11

[리뷰] 더 퍼지,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하는 색다른 스릴러'

[스타데일리뉴스=박홍준 기자]

▲ 제공:UPI 코리아

더 퍼지(The Purge)

감독: 제임스 드모나코
출연: 에단 호크, 레나 헤디, 맥스 버크홀더

“지금부터 12시간, 살인은 물론 어떤 범죄도 허용됩니다.”

사상 최저 실업률과 범죄율 단 1%의 미국, 완벽한 모습 뒤엔 매년 단 하루, 12시간동안 살인은 물론 어떤 범죄도 허용되는 ‘퍼지 데이’가 있다.
그 날은, 모든 공권력이 무력화되고 오직 폭력과 잔혹한 본능만이 난무한다.

“우린 별 일 없을 거야.”

2022년 3월 21일 퍼지 데이,제임스(에단 호크)는 가족을 위해 최첨단 보안 시스템을 가동해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한다. 하지만 한 순간의 방심으로 쫓기던 낯선 남자를 집으로 들이면서 끔찍한 ‘퍼지 데이’의 밤이 시작된다.

지금부터 12시간. 제임스 가족은 '퍼지 데이'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더 퍼지]는 일 년 중 단 하루, 모든 범죄가 허용되는 날인 ‘퍼지 데이’를 소재로 한다. 평소 악감정이 있거나 자신의 정적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해도 사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는, 일종의 면죄의 날이다. 이 무슨 허무맹랑한 소리인가? 하지만 실제로 이런 사적 보복, 혹은 범죄를 허용하는 날이 있다면 세상은 오히려 범죄가 난무하는 아노미 상태가 아니라 범죄율이 극단적으로 줄어드는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라는 상상력에서 영화 [더 퍼지]는 시작한다. 

‘퍼지 데이’로 인해 일 년 중 365일은 무척이나 평온하다. 왜냐하면 평소에 남에게 해를 가하거나 원한을 산 사람은 ‘그 날’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평소 행실을 조심하고 남에게 친절하게 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꽤 그럴싸한 가정 아닌가? 실제로 영화 속 미국에서도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으로 ‘퍼지 데이’가 생겨나고 세상은 무척이나 평화롭게 유지된다. 단 하루만 빼고 말이다. 

 

공권력의 행사가 중지되고 모든 범죄가 허용되는 ‘그 날’ 하루만 무사히 보낸다면 세상은 다시금 평화로워지기 때문에 선량한 사람들은 그 날 하루만큼은 집 안에 숨어서 외부의 적만 잘 막아낸다면 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노리는 범죄자가 집 안으로 침입해 온다면? 

영화 속에서 제임스(에단 호크 분)는 이런 중산층의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하 최첨단 보안 시스템을 개발, 판매하는 인물로 부를 쌓고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다. 그런 그의 집에 한 남자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숨어들면서 그를 죽이려는 일단의 무리에게, 자신의 가족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집으로 들어온 남자를 내어줘야 할 상황에 처한 제임스는 무사히 하룻밤을 버틸 수 있을까? 

 

기발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정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스릴과 액션이 가미된 이 영화는 꽤 입맛 돋우는 영화다. 97년에 개봉해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며 그 후 미국에서 리메이크 작까지 탄생하게 한 [퍼니 게임](미카헬 하네케 감독)이나 조디 포스터 주연의 패닉룸(데이비드 핀처 감독)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분명 매력적인 소재와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초반부 외에는 관객으로 하여금 스크린에 몰입하게 하는 힘을 지니지 못했다. 어차피 가상의 상황을 설정한 것이라 해도 충분히 개연성을 획득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지도자’라든지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주변 상황에 대한 설정으로 인해 쉽게 영화 속 상황에 이입이 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비현실적인 캐릭터들과 주인공들의 설득력 떨어지는 감정변화와 행동으로 인해 영화는 85분이라는 짧은 런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네고시에이터], [어썰트 13] 등의 각본을 썼던 제임스 드모나코의 헐리우드 감독 데뷔작인 [더 퍼지]는 매력적인 소재를 잘 살리지 못하고 관객에게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안겨준 작품이다. 11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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