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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9.11.27 12:16

'벌룬' 40년전 냉전 분단국 독일의 염원... 12월 개봉

1979년 동독에서 서독으로 기구 타고 탈출을 감행했던 어느 가족

▲ 독일영화 '벌룬' 스틸컷(세미콜론 스튜디오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1979년은 분단국가 독일이 가장 위험했던 시기다. 배경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정치적으로 유약했던 헬무트 슈미트 서독 총리가 전임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을 소극적으로 대했고, 영국, 프랑스는 오일쇼크와 경제정책 실패로 위기를 겪던 때다.

여기에 소련연방공화국(러시아)은 스탈린 시대로의 회귀를 원하던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서기장의 무차별 통치에 이전 보다 더 강화된 사회주의 동맹 체제를 구축하던 시기.

하물며 소련의 동맹국인 동독의 호네커 서기장, 폴란드의 에드바르 기에레크 대통령,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체스쿠가 브레즈네프의 비호아래 정치적으로 순조롭게 맞물리면서 동유럽 공산주의 체제가 강화됐다.

1979년은 동토의 왕국이 확장되던 시기다. 그런 파국 아래 동독의 피터와 귄터 가족이 열기구(Balloon)를 띄워 서독으로 탈출을 감행한다. 동독 비밀경찰 스타지의 감시망 아래 사는 동독 시민들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어울리는 시대에 살고 있었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말살하고 감시, 통제, 선동의 도구로 사용하던 당시의 모습은 흡사 한국과 이웃하고 있는 나라들과 별 차이가 없다.

과연 서독으로 탈출에 성공할지, 아니면 비극으로 끝날지. 예측 불허의 역사스릴러 독일 영화 '벌룬'. 송강호 주연작 '택시운전사'에서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펜터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토마스 크레취만이 '벌룬'에서 서독으로 탈출하려던 피터, 귄터 가족을 뒤쫓는 동독 스타지 소속 군인 사이델 중위로 분한다.

여담이지만, 영화 '벌룬'의 소개글을 보며 당시 인기를 끌던 독일가수 한명이 떠올랐다. 다름아닌 록가수 네나다. 그리고 그녀가 1983년 발표했던 '99개의 풍선'(99 Luftballons)이다.

이 노래는 1979년 경제위기부터 동서유럽 국가간 군사충돌과 서방의 분열, 이어진 1982년 강공 대립으로 치달았던 소련과 미국을 일갈하는 독일인의 외마디였다. "99개의 풍선을 분단의 땅에 보내면 어떻게 될까"하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영화사 세미콜론 스튜디오가 수입하고, 배급하는 '벌룬'은 다음달 12월 개봉한다. 안하무인으로 변해버린 중국과 서방국가들의 대립으로 치닫는 2019년 분단국가 한국에서 개봉한다.

'벌룬' 예고편은 다음과 네이버, 유튜브에 이미 공개됐다. 이 기사에서는 예고 영상 대신 독일 록가수 네나의 뮤직비디오 '99개의 풍선'을 띄운다. 뇌리속 서랍장 속에 넣어둔채 오랫동안 보지 못한 노래가 이제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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