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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공연
  • 입력 2019.10.24 19:15

[S리뷰] 조승우X옥주현 ‘스위니 토드’, 들어는 봤나 이 매력적 조합

▲ 뮤지컬 '스위니 토드' 포스터 (오디컴퍼니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배우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작품 ‘스위니 토드’가 3년 만에 새 시즌으로 돌아왔다. 참혹한 비극에 맞서 섬뜩한 핏빛 복수가 넘실대는 ‘스위니 토드’는 관객들을 충분히 매료시킬 만했다.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15년의 옥살이를 마치고 나온 평범한 이발사 벤자민 바커가 그를 불행으로 몰아넣은 터핀 판사와 세상을 향해 복수를 펼치는 내용을 담은 스릴러극이다.

‘스위니 토드’는 뮤지컬계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으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물씬 풍김에도 불구하고, 객석의 웃음도 놓치지 않는다. 어둡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속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시사 풍자는 ‘스위니 토드’에 블랙코미디 요소를 더해 극을 한층 부드럽게 만든다.

▲ 오디컴퍼니 제공

‘스위니 토드’를 보는 내내 공연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돈다. 이는 적재적소에 맞게 등장하는 조명, 소름 끼치는 소리 그리고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배우들의 연기 등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단출한 무대 연출은 못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스위니 토드’는 화려한 캐스팅에 걸맞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스위니 토드 역의 조승우는 아내의 비보를 접한 뒤 오열하고 복수를 결심하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조승우가 급격한 감정변화를 제대로 보여줬기에, 이후 관객들은 스위니 토드가 저지르는 미친 짓들을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 거로 생각한다.

▲ 오디컴퍼니 제공

조승우는 이발사의 탈을 쓴 악마라고 불리는 악독한 모습부터 러빗 부인의 애정 공세에 질겁하는 깜찍한 모습까지 선보이며 다채로운 매력으로 165분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러빗 부인 역의 옥주현 또한 능청스러움과 사랑스러움을 적절히 배합해 관객들의 미소를 자아냈다. 옥주현은 억척스러워 보이는 대사들도 그만의 매력으로 어여삐 포장해 내놓아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러빗 부인에게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는 스위니 토드가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로 옥주현은 계속해 눈에 담고 싶은 마력으로 관객들을 미소 짓게 했다.

▲ 오디컴퍼니 제공

조승우와 옥주현은 지난 2016년 이미 ‘스위니 토드’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 덕분인지 이번 시즌이 공연된 지 얼마 안 됐음에도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특히 두 사람은 1막 말미, 일명 ‘파이송’으로 불리는 넘버 ‘A Little Priest’에서 극강의 시너지를 선보였다. 조승우와 옥주현이 주고받는 애드리브와 능글맞은 리액션, 훌륭한 하모니에 관객들은 커다란 박수갈채로 화응했다. 옥주현은 오는 11월 24일까지만 ‘스위니 토드’ 무대에 선다고 하니 조승우, 옥주현의 케미를 느끼고 싶은 관객들은 하루빨리 티켓을 구해야 할 것이다.

다수의 뮤지컬을 보다 보면 볼거리가 풍부한 1막에 비해 2막이 비교적 단조롭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위니 토드’는 대조되는 1막과 2막의 분위기 덕분인지 마지막까지 모두 알차게 느껴졌다.

▲ 오디컴퍼니 제공

그러나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는 넘버들과 역하게 느껴지는 터핀 판사의 이야기는 아쉬움을 남겼다. 197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이기에 여성을 다루는 관점이 비뚤다는 건 안다. 그렇지만 40년이 흐른 지금 불쾌함을 느끼는 관객들이 더러 있다면 앞으로 더 오랜 시간 공연될 작품을 위해서라도 관객들의 수준 향상에 맞춰 극 일부를 수정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오는 2020년 1월 27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옥주현, 김지현, 린아, 김도형, 서영주, 임준혁, 신주협, 신재범, 최서연, 이지수, 조성지, 조휘 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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