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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방송
  • 입력 2019.10.22 06:45

'극한직업', 참치 통조림의 탄생

▲ '극한직업' 제공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2년여의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참치 원양 어선에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선원들의 얼굴엔 여유로운 미소가 묻어난다.

한편, 어선 가득 담긴 참치를 지상으로 옮겨야 하는 작업자들은 분주하다. 이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여러 겹의 옷으로 추위에 중무장하는 일이다. 매일 같이 들어가는 냉동 창고지만, 내쉬는 숨마저 얼려버리는 -60℃의 강추위는 도통 적응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바윗덩어리 같은 참치를 지상 위로 올리다 보면, 쌓여 있던 참치가 무너지며 사방으로 떨어진다. 옮겨지는 참치에 맞아 어창 안의 기둥이 떨어나가는 것도 이들에겐 예삿일이다. 사방에서 떨어지고 날아드는 참치, 밟고 있던 참치에 미끄러지는 작업자들, 극한의 추위, 빠듯한 하역 일정으로 작업자들은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나날이 높아지는 참치회의 인기에 맞춰 국내에서도 한 번도 얼리지 않은 생참치를 맛볼 수 있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 부산광역시의 참치 회 전문점에서는 한 번도 얼리지 않고 배송된 100kg급 대형 참치를 해체한다. 볼살, 가마살 등 거대한 참치에서 몇 점 안 나오는 귀한 부위들을 막힘없이 해체하는 해체사. 참치는 크기는 크지만 부위마다 맛이 다르다고 할 만큼, 부위에 맞는 칼질을 요구해 섬세한 작업의 연속이다. 얼음보다 차갑고, 바위보다 무거운 참치를 우리 식탁 위에 올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들을 찾아가 본다.

♦ 캔 껍질만 벗기면 살코기가 가득! 식탁 위의 국민 반찬 참치 통조림

참치 통조림을 만드는 가다랑어에는 평균 270여 개의 가시가 있다. 하지만 참치 통조림 속에서 가시를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전라경상남도 고성의 한 참치 통조림 공장에서는 하나의 가시와 조금의 껍질도 남지 않은 참치 통조림을 만들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통조림용 가다랑어는 단단하게 얼려 보관되기 때문에, 5시간 동안 해동 전용 수조에 담가 녹이는 것으로 작업이 시작된다. 일렬로 선 작업자들이 배를 가르고 내장을 제거한다. 쉬지 않고 넘어오는 참치 더미에 작업자들이 배를 가르는 손은 마치 기계를 연상시킬 정도로 빠르게 움직인다. 내장이 제거된 참치를 익힌 후, 참치 통조림을 만드는 작업의 핵심이라고 불리는 ‘클리닝’ 작업이 남았다. 비교적 바르기 쉬운 척추 가시부터, 아주 작은 가시까지 270여 개의 가시를 일일이 제거하기 위해서는 맨손으로 살코기를 만져가며 가시를 발라내야 한다. 위생적인 작업을 위해 작업자들은 한 시간에 한 번씩, 바깥에 나가지 않아도 손을 솔로 비벼 씻고, 여러 번의 알코올 소독을 거치는 것은 기본이다.

이렇게 하루 열 시간 가까이 참치를 만지다 보면 몸속 깊게 남은 비린내는 아무리 씻어도 빠지질 않는다. 어디 가면 생선 장수인 줄 안다면서 웃음 짓지만, 가계에 보탬이 되고, 누구의 식탁에서나 환영받는 한 끼 반찬인 참치 통조림을 만든다는 생각에 뿌듯하다는 작업자들이다. 식탁 위의 국민 반찬, 참치 통조림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23일 (수) 밤 10시 45분, 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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