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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국정민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3.10.17 11:43

[국정민 칼럼] 미래 사회, 분야를 초월한 인재가 필요하다(2)

좋은 대학, 좋은 전공은 이제 옛 이야기, 변화에 대처하라

[스타데일리뉴스=국정민 칼럼니스트] 우리는 시대가 바뀔 때마다 각기 다른 인재상을 필요로 해왔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감화시키는 능력처럼 모든 시대와 사회를 초월해 요구되는 공통되는 자질도 있겠지만, 하나의 특정한 사회와 시대는 그들에게 부여된 과제가 다른 만큼, 시대에 맞는 독특한 인재상을 요구해 왔다.

'미래에 뜨는 직업과 청소년의 진로'라는 이 칼럼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사회는 어떠한 인재상을 필요료 할까?라는 주제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2013년을 살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 대부분의 문제는 바로 인재상의 급변에서 오는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세기 현대사회가 요구해 온 '분야전문가적 인재상'에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분야초월적 인재상'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급작스런 변화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특히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큰 스트레스와 혼란을 겪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10여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전공을 선택하면 취업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는 믿음이 있었다. 이런 사회적 공식이 성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의 대학/전공 서열이 변화하지 않고 존재해왔고 매년 어김없이 같은 대학/같은 전공학과가 비슷한 점수와 자질을 가진 신입생들을 선발할 수 있었던게 아닐까?

그때만 해도 대졸자의 취업문제가 있었다 해도, 비인기 대학/전공 졸업자들의 문제로 여겨졌고, 우리 사회에는 좋은 대학을 나오면 취업을 걱정하기는 커녕 미래 커리어를 위한 발판은 당연히 제공된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었으니 일단 명문대, 명문학과에 자식을 입학시기코자 수많은 부모들이 모든 수고와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이런 공식이 깨어지고 있다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10년간 학생들의 대학진로를 컨설팅해 온 필자는 이런 사회적 변화를 부모와 학생들을 상담하며 절감할 수 있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학부모와 학생 상담 중 대부분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명문대를 갈 수 있는가였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많은 학부모님/학생들이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여 사회에 나왔을때 과연 취업은 될지... 어떤 미래적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는지...등의 실제적인 고민이 상담의 대부분이고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 조차 진로상담에서 앞으로 취업이 될수 있는 전공이 어떤것인지를 묻는 경우가 다반사가 됐다.

이런 변화가 왜 갑자기 나타나는걸까? 필자가 나름 내어본 결론은 바로 우리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인재상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년간 대부분의 기업들에서는 인재 채용시 엔지니어/사무관리직/마케팅/회계등으로 우수한 대학/전공에서 한분야를 철저히 공부한 인재들을 채용해 왔고, 이런 점에서 산학연계라는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그 전공을 하면 어떤 기업을 가서 무슨 직종에서 일한다는 명확한 커리어적 그림이 그려졌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 변화의 추세는 분야파괴 내지는 분야 초월적인 인재상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스티브 잡스의 Apple이 IT업계 그 어떤 기업보다도 추앙받게 된 이유는 기술적 우수성이나 훌륭한 경영기법 때문이 아니었다. 스기존에 세개의 단일 분야로 여겨진 technology/ design/ marketing를 제대로 이해하고 어떻게 개발하고 대중에게 어필할줄 아는 스티브 잡스 한 개인의 창의성과 탁월성에서 Apple의 탁월성이 나온것이다.

즉 컴퓨터 공학에 매우 뛰어난 한 사람의 천재, 디자인분야의 천재, 마케팅 분야의 천재. 이 개별 세사람의 천재가 한 조직에 있어 같이 연구하고 어떤 상품이나 솔루션을 만들어 낸다 해도 스티브 잡스 한 사람(비록 그 사람이 개별 분야별 능력에서는 이 세 천재보다 훨씬 온전하지 못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이 이루어 내는 '창의적 솔루션'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스티브 잡스로 인해 예고된 미래사회의 변화는 바로 ‘trans-fields’ 즉 분야의 경계를 뛰어넘는 통합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창의적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인재상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가 이미 2013년 우리사회를 관통하고 있고, 이런 변화의 결과로 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들어 내는 대학 졸업자들이 사회에 나왔을때 시작점을 찾기가 쉽지가 않은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설사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운이 좋게 회사나 조직에 들어갔다고 해도, 자신그 조직에 필요한 어떤 솔루션을 제공하기에는 매우 제한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것을 곧 알게될 수 밖에 없고 무엇을 더 해야만 성공할 수 있게다는 인식이 들기에 끊임없이 스트레스만 받고 말 확률이 매우 높다.

즉 우리는 미래사회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교육제도를 통해 생산된, 지식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의 지식은 일의 현장에서는 쓰이지 않거나, 쓰이더라도 그 지식만으로는 힘을 발휘할 수 없는 한분야 전문가 양상 시스템의 딜레마를 경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는 물론 우리사회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회들도 비슷한 문제들을 겪어왔다. 하지만 우리사회가 이 문제를 더 심하게 겪고 있는 이유는 우리의 교육체제가 유난히도 유연하지 못하고 trans-field적이기 힘든 학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유럽의 유수한 대학들은 이미 이런 사회적 변화를 예측하여 10년전부터 복수전공 개념이 아닌, 우수한 인재에게 다양한 trans-fields적인 소양을 키우는 교육을 제공해 왔다.

공학이나 수학, 경영학들을 전공하더라도 liberal arts(인문교양학)을 필수적으로 공부하도록 하는 대학들은, 그저 자기네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교양수준이 높아야 한다고 믿어서가 그런 통합적 교육을 한것이 아니다. 그런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추었을때 변화하는 사회/조직 상황에서 인재들이 적응하고 탄생된다고 믿기 때문에 통합적 교육을 시행해 온 것이다.

특히 미국의 우수한 대학들은 dual degrees(복수학위)를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브라운-RISD 프로그램(브라운대학의 학문적 전공을 하는 동시에 우수한 아트디자인대학인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아트/ 디자인을 전공하는 프로그램), 에모리-조지아텍 공동 학위과정(에모리 대학은 인문/사회/경영학등으로 잘 알려져 있고 조지아텍은 대표적인 공학전문대학인데 이 두 대학이 5년과정으로 두 분야를 동시에 공부하는 과정을 영하고 있음) 등이 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은 아시아의 명문대학인 홍콩대나 홍콩과기대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주로 경영/공학 공동학위임)

이러한 세계 주요대학들의 trans-programs들은 바로 미래사회의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인재들을 길러내기 위한 그 사회의 선택이다.

미래 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분야 파괴적, 긍정적인 표현으로 분야 초월적이 될 것이다.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는 사람이 아예 설자리가 없을 거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우리에게 익숙했던 인재상이나 교육프로그램에 안주하며 '어찌되겠지' 라고 생각하며 경기 침체가 좀 해소되면 대학 졸업자들이 바로 취업이 되고 커리어를 마음껏 쌓아갈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잘못된 믿음일 것이다.

우리는 현재 미래사회의 변화를 시초에서 생기는 당연한 변화를 겪고 있는것이기에 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지금부터라도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야 초월적 문제해결형 인재들을 만들어 내는 방향으로 선회하는것이 우리에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것이다.

국정민 칼럼니스트 -  미래커리어컨설턴트
   (사)유엔미래포럼 청소년 분과 부위원장
   인터프렙유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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