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19.10.04 15:52

당신이 잘못 알고 있던, 혹은 잘 알지 못했던 '프랑스' 이야기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의 저자 오헬리엉 루베르의 눈으로 바라본 프랑스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프랑스, 하면 어떤 느낌이 떠오르는가.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로맨틱한 나라’를 많이 떠올릴 것이다. 문화, 예술 등을 통해 알려진 나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로맨틱’함을 보고 느끼기 위해 많은 한국인이 찾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프랑스를 겪어본 사람들은 프랑스 사람들은 불친절하고 쿨하다 못해 냉정하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파리증후군’, ‘파리신드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프랑스에 대한 환상이 괴리 정신질환까지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우리는 프랑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일까?

▲ 출처 Unsplash

비정상회담으로 잘 알려진 ‘오헬리엉 루베르’는 방송을 통해 모국인 프랑스를 냉소적으로 비판해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는 최근 출간된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를 통해 프랑스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진짜 프랑스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프랑스 사람들, 혹은 잘 알려지지 않은 그들의 인식. 오헬리엉 루베르의 이야기를 통해 프랑스 사람들과 조금 더 가까워져 보자. 

#1. 프랑스의 남과 여

▲ 도서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저자 오헬리엉 루브르

일반적으로 많은 한국 여성들은 ‘프랑스 남자는 로맨틱하다’라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 크고 화려한 꽃다발을 건네며 사랑을 속삭이고 잠시라도 얼굴을 보고 싶어 학교나 회사 앞에서 기다다리는 상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로맨틱하지 않다고 한다. 그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는 게 오헬리엉의 설명이다. 이런 모습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애스타일은 어떨까. 한국의 경우 ‘우리 사귀자’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그저 내꺼 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일명 ‘썸’이다. 이 경우 남자친구도 여자친구도 아닌 관계인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우는 다르다. 프랑스 사람들은 관심을 갖고 여러 번 만나면 자연스레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애인과 옛 애인에 대한 생각도 흥미롭다. 한국의 경우, 만나는 사람이 있다면 과거의 연인과 연락을 하거다 따로 만나는 것을 좋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주 나쁘게 헤어진 것이 아니라면 애인이 있어도 친구로서 연락하고 가끔 만나기도 한다. 이를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우리 커플은 튼튼해’ 라는 생각이 깔려있는 것이다.

외모를 바라보는 시선도 재미있다. 외모보다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매력’을 중시하는 프랑스인들이다. 프랑스 여자는 화려한 옷을 입기보다 액세서리나 머리스타일 등으로 자신의 취향을 풍기며 화장을 거의 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남자의 경우도 흥미롭다. 남자의 외모가 너무 깔끔하면 일반적으로 밝지 못한, 은행원이나 세일즈맨 증권사에 종사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이 여유롭지 못하고 즐겁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인식이 밝지 못하다. 여유롭게 살며 적당한 수염을 기르는 남자를 매력적으로 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 프렌치한 우정

직장 상사, 혹은 선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과 친구같이 지낼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질문이야’ 라고 생각할 것이다. 한국사회의 경우 ‘나이’와 ‘직급’이 극명하게 나뉘어져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아무리 친해도 상대의 나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이의 벽을 넘을 수 없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실이기도 하다.

쿨하기로 잘 알려진 프랑스 사람들은 우정에 있어 나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국사회와는 다르게 유급이 흔한 일이여서 유년시절부터 나이차이가 많은 사람들끼리 친구처럼 지내는 문화에 익숙하다. 때문에 서로 이야기가 잘 통한다면 나이는 방해물이 되지 않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프랑스 사람들은 잘 통하는 친구들끼리 소소한 모임을 즐긴다고 한다. 단체 행사나 회식 문화가 거의 없어 몇몇 사람들끼리 휴가를 즐기기도 함께 취미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단다. 술을 대하는 자세도 다르다. 회식 형태의 모임이 많은 한국에서는 식사와 술을 떼려야 뗄 수 없어 취할 정도로 마시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한두 잔 정도 가볍게 마시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3. 프랑스, 어떻게 생각해?

▲ 도서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프랑스, 많은 단어를 연상케 하는 나라이다. 문화 예술의 고장, 백인의 나라 등 우아하고 도도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하지만 의외로 프랑스라는 나라는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나라다. 특히 대도시로 갈수록 더 그렇다. 파리 시내의 모습은 마냥 로맨틱하지만은 않다. 곳곳에 구걸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생각했던 파리의 모습이 아니라고 한다. 

다른 나라가 바라보는 프랑스는 어떨까? 이웃 나라 영국은 긴 역사 속 전쟁도 많이 하고 동시에 교류도 활발했다. 이런 이유에서 역사적 기념물이나 장소가 많이 닮아있다고 한다. 하지만 두 나라는 서로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서로의 문화를 은근히 비꼬는 말도 많이 존재한다고 한다. 아마 긴 세월 동안 다툰 역사 때문에 자연스레 서로를 신경 쓰는 모습 아닐까.

미국에서는 프랑스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프랑스를 이상적으로, 로맨틱하고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는 곳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프랑스를 종종 아름답고 자유로운 모습으로 그려내곤 한다. 반대로 안 좋은 인식이 존재하기도 한다. 프랑스 사람들이 잘 씻지 않아 냄새나고 겁쟁이에 오만하다고까지 평가하기도 한다. 아마 9.11 테러 이후 외교적인 문제로 생겨난 인식이라는 해석도 있다.

프랑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고 극명하게 나뉘기도 한다. 진짜 프랑스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에 오헬리엉은 ‘따듯하고 자연스러운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 답한다. 프랑스인들은 가족과 친구, 연인끼리 깊은 대화를 즐기며 이야기 공유를 즐긴다. 또 과장된 칭찬이나 열렬한 사랑표현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추구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근 출간된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는 인문 사회, 정치, 문화 등 프랑스의 다양한 모습을 우리에게 전한다.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프랑스 이야기를 들으며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프랑스를 알아가보는 건 어떨까.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