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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황정음, 외로운 노력이 지금의 호평을 만들었다
'시트콤 이미지'를 떼려는 오기로 스스로를 구원하다
2013년 10월 11일 (금)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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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현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외로움을 많이 겪었어요. 드라마 찍으면서 많이 괴로워해보고 그러면서 많이 겸손해졌어요. 지금 이 작품 들어가기 전까지 전쟁터처럼 밖에도 못 나가고 일만 했어요. '시트콤에서나 어울린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오기를 부렸던 것 같아요."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이 배우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든 시트콤의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해 한 곳에 틀어박혀 외롭게 연습하고 홀로 괴로워한 적도 많았다고. 의사 역도 해 보고 심지어 뚱녀 분장까지 감행하며 드라마에 몰입해도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시트콤 속 그녀'일 뿐이었다.

   
▲ KBS 드라마 '비밀'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황정음 ⓒ스타데일리뉴스

그가 출연한 드라마들은 모두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을 몰고 다니는 연기자'라고 불릴 만 하지만 그 배우에게 돌아온 반응은 '결국 묻어간 거다'였고 칭찬은 곧 '언플'로 여겨졌다.

그가 새로운 멜로 드라마에서 비극의 히로인을 연기한다고 했을 때도 기대보다는 의구심이 더 많았다. '이번 드라마는 시청률도 안 나올거야'라는 비야냥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노력이 비로소 꽃을 피웠다. 그 외로움의 시간을 보상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시트콤을 머리에서 지웠다. 지금은 남자친구를 위해 대신 감옥에 가고 결국 배신당하고 아들과 아빠를 연거푸 잃는, 처절하게 오열하는 여인으로 그를 기억한다.

심지어 한 연예평론가는 '살아생전 그녀의 연기에 눈물을 흘릴 때가 있다니'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스스로 자신을 구원한 이 배우의 이름은 황정음이다.

   
▲ '처절연기'로까지 불리는 '비밀'의 황정음의 연기. 외로운 노력이 지금의 호평을 만들었다(KBS 제공)

황정음이 새로 주목받고 있다. 그가 출연한 '비밀'은 초반 부진을 씻고 어느새 수목드라마 정상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그 중심에는 비련의 여인을 너무나 잘 소화해내고 있는 황정음이 있다. 바야흐로 제2막이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그의 제1막은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2007년 드라마 '겨울새'는 그에게 '도중하차'라는 시련을 안겼다. 이른바 '발연기'가 문제였다. 이 충격으로 황정음은 1년여간 드라마에 출연하지 못한다. 그러다 2009년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코믹 연기로 그는 일약 주목받는 스타가 된다.

그런데 문제는 시트콤의 황정음이 너무나 강하게 낙인찍힌 것이다. '떡실신녀', '한 입만'을 입에 달고 다니는 발랄 여대생 캐릭터를 하루아침에 벗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 등 출연한 작품들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것은 작품의 성공이지 황정음의 성공은 아니었다.

오히려 황정음은 '묻어갔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정극 연기는 역시 안돼'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래서였을까, 황정음은 MBC 드라마 '골든타임'을 찍을 때가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정극 연기에서 여전히 드러나는 시트콤의 자국을 지우기 위한 노력이 이 때 이루어진다. 앞에서 말한, '괴로움 속에서 겸손을 배웠던 때'가 바로 '골든타임' 촬영 때였다.

'골든타임'과 '돈의 화신'을 거쳐 드디어 황정음은 '비밀'에서 그 노력을 보여준다. 단순히 그가 눈물을 잘 흘려서, 오열 연기를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비밀'의 황정음은 그간 볼 수 없었던, 아니 조금씩 보여주고 있었지만 '시트콤'이라는 가리개를 쓴 우리가 보지 못했던 연기의 성숙함이 드러나고 있었다. 더 기대되는 것은 아직 극이 초반부다. 그의 성숙한 연기가 어디까지 갈 지 계속 지켜볼 수 있다는 말이다.

황정음은 마침내 자신의 힘으로 '발연기', '시트콤 전용'의 꼬리표를 떼었다. 덩달아 '비밀'의 시청률은 두자릿수로 뛰어오르며 어느새 정상까지 차지했다. 누가 뭐래도 이것이야말로 황정음의 노력이다. 황정음은 노루가 사냥꾼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같이, 새가 그물치는 자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같이 스스로 구원한 셈이다.

이것은 어쩌면 다른 연기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면이 클 것이다. 특히 '발연기' 꼬리표가 몇년째 따라다니는 이들에겐 더더욱 그렇다. 단순하지만 하기 힘든 일. 바로 노력이다. 좋은 작품만 기다린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큰 노력이 필요하다.

황정음의 성공은 단순하지만 하기 힘든 일, 노력의 힘을 보여줬다. 이제 황정음의 2막을 한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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