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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1.06.21 19:23

불후의 명곡2 "아이돌에 대한 부당한 비판들에 대해..."

누구나 신인이던 때가 있었다.

 

<불후의 명곡2>가 방영되고 나서 아이돌의 노래실력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주를 이루는 것은 역시 아이돌은 노래를 못 부른다. 확실히 심수봉이나 부활, 아니 타방송사의 <위대한 탄생>에 출연중인 가수들의 울림은 대단하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과연 <불후의 명곡2>의 무대에서 정작 아이돌을 심사하고 심사평을 하던 심수봉과 김태원 등 부활 멤버들이 그들에게 한 칭찬의 말들이 그저 방송용으로 듣기 좋으라고 한 말들에 불과할까? 당장 김태원이 어느 인터뷰에서 한 말이 있다.

"우리도 그런 시절이 있었구나 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제 80년대 어느 음악잡지에서 부활을 평한 말이다.

"아마추어의 느낌을 벗어야 한다."

하기는 멤버들의 거의 많아봐야 20대 초반이던 어린 나이들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이렇게 그들은 남아 전설이 되어 있지 않은가. 지금 와서 그들더러 아마추어의 느낌이 난다고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렇게 성장해가는 것이다. 혼자 연습해서 느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연습한 것을 바탕으로 무대에 오르고, 음반을 내고, 그리고 냉혹한 시장과 부딪혀 깨져 보는 것이다. 당시 갓 데뷔한 무명의 신인들이 곧잘 서고 하던 무대가 취객을 상대로 한 밤업소의 무대였다는 점에 비추어 그들은 한층 더 가혹한 환경에서 단련되며 완성되었던 것이다. 신승훈이 그렇게 온갖 수모를 견디며 자기만의 창법과 음악을 완성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심수봉 역시 일찍부터 남산의 한 업소에서 피아노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과연 처음 그들이 무대에 올랐을 때는? 처음 그들이 무대에 올라 관객을 상대로 노래를 부르게 되었을 때는? 정작 음반을 내고 정식으로 데뷔하고 나서도 여전히 어색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배우고 몸으로 겪고 성장해 나가는 거이다. 그렇게 성장한 결과가 지금 보고 있는 그 가수들이다.

더구나 불공평하다는 것이, 당시에도 그들과 경쟁하던 가수들이 적지 않았다. 신인으로써 한 무대에 올라 경쟁하던 무수한 다른 신인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살아남은 소수가 지금 중견이니 원로니 불리고 있는 것이다. 바로 역시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하고 있는 아이돌과 비교되고 있는 가수들이다. 그 가운데서도 시간의 냉엄함에도 살아남은 소수를 두고 지금 한창 활동중인 아이돌과 비교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저들 가운데 스스로 무대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만개하는 가수가 나온다면? 그리고 마침내 살아남아 무르익은 기량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가수가 나오게 된다면? 그렇다면 지금은 단지 그들의 아직 미숙하던 시절의 일화를 보고 있는 것에 불과할 것이다.

모든 신인이 천재인 것은 아니다. 모든 신인이 10년 뒤, 20년 뒤, 전설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데뷔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기를 바라겠지만 그럴 수 있는 것은 항상 소수다. 무수한 신인 가운데 천재도 나오고 전설도 나오는 것이다. 단지 천재가 되지 못하고 전설에 미치지 못한다고 비난받고 조롱을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부당한가.

그저그런 가수로 끝날 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잊혀질 수도 있고. 하지만 무대에서 얼마나 배우고 깨닫는가에 따라 아이돌로써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수도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가능성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열어둔다. 신인은 서툰 것이다. 미숙한 것이다.

물론 그럴 것이다. 아이돌로써 데뷔한 지 몇 해인데 아직도 신인인가? 김흥국이 밤무대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활동했음에도 호랑나비로 데뷔했을 때 그 또한 신인이었었다. 과연 아이돌 가운데 혼자서 자기 무대를 전적으로 책임진 경험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자기가 무대를 구상하고, 어떻게 노래를 부르고 표현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혼자서 떠맡는 경험이다. 아직 팀이라는 - 같은 그룹의 멤버만이 아닌 작곡자나 프로듀서, 안무가 등 그를 둘러싸고 있는 인의 장막 안에 갇힌 그들은 아직 인큐베이터에 들어 있는 아기에 불과하다. 그래서 말하지 않는가. 진정한 시작은 그룹을 해체하고 솔로로 나왔을 때라고.

아직 어리다. 신인이다.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르다. 더구나 시간을 통해 증명된 커리어들과 비교하는 것은 너무 부당하며 가혹하다. 그들에게는 지금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 있다. 그것을 존중하며 들어주면 좋지 않을까. 선배들을 존경하며 그들의 노래를 열창하여 부르는 모습들은 무척 보기 좋았었다. 그런 기회마저 조롱하려는 것은 무도함이다.

누구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내게도 그런 시절은 있었다. 서툴고 미숙하던 시절. 물론 지금도 서툴고 미숙하다. 인간은 나아가는 존재이지 완성되어 정체되는 존재가 아니다. 심수봉도 부활도 그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으리라. 이들은 나아가는 중이다.

재미있게 보고서도 느닷없이 쏟아지는 아이돌에 대한 비난들 때문에. 부활의 보컬 정동하가 벌써 데뷔 6년차다. 나이차이도 많이 나는 멤버들과 함께 소극장무대를 전전하며 쌓은 내공이다. 비교는 같은 급에서 해야 한다. 그래야 정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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