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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9.09.19 16:48

[S리뷰] '아워 바디' 자영의 수동적인 삶, 뛸 때 만큼은 솔직했다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26일 개봉하는 '아워 바디'(감독 한가람)은 영육이 건강하지 못한 여성의 변화를 다루고 있다.  

러닝타임 95분의 '아워 바디'의 주인공 자영(최희서)은 30대 초반의 나이에 원하던 공무원 시험에 8번이나 낙방한 인물. 평소 자신감도 결여됐고, 사회성도 떨어진다.

자영의 엄마는 지금 살고 있는 원룸을 정리하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지만, 정작 자영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맥이 빠진채 자신의 원룸으로 향한다. 그때 앞으로 달려가는 현주(안지혜). 그녀는 최근 유행하는 레깅스를 자신 있게 입고 달린다. 자영의 시선에 현주의 탄력있는 몸매가 들어온다.

그뒤 달리기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자영은 현주를 찾아가고, 어렵지 않게 동호회 회원이 된다. 그리고 달리기로 얻어낸 힘으로 중학교 동창이 자리잡고 있는 기업체에서 인턴사원으로 일을 시작한다. 

▲ '아워 바디' 스틸컷(영화사 진진 제공)

현주를 맴도는 가오나시 자영

저예산 영화인 '아워 바디'는 공무원시험을 치루며 20대에서 어느덧 30대로 들어선 한 여성의 기나긴 좌절과 촛점 없는 삶을 조명한다.

이런 와중에 감독 한가람이 주목한 것은 사랑, 시사, 스포츠도 아닌 탄력 넘치는 육체, 즉 달리기로 다져진 현주의 몸과 볼품 없던 주인공 자영의 몸이다.

자영이 원하던 건 조깅과 스트래칭으로 다져진 육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곱씹다 보면 몸매가 아니라, 생기라는 느낌이 강하다. 에너지 드링크 광고에서 흔히 보는 문구 '생기 넘치는' 할때 생기(生氣) 말이다.

주인공 자영(최희서)은 극중 활력이 넘치는 사람도 아니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생의 좌표가 있기나 한건지 도무지 생기가 없는 그런 사람이다. 다만 남의 생기(에너지)는 잘 찾아내고, 그리고 잘 받아먹는 그런 타입이다.

그런 면에서 '아워 바디'에 나오는 자영이라는 캐릭터는 작가지망생이자 출판사 직원인 현주 주변을 맴도는 가오나시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얼굴 없는 귀신 말이다. 

물론 영화 '아워 바디'는 해피한 스토리로 종반부를 달려가지 않는다. 자영의 맥빠진 삶은 이타적인 것이 아니라, 이기적이라는 걸 끝내 증명한다. 

한국영화아카데미가 제작하고 영화사 진진이 배급하는 '아워 바디'는 15세 이상 관람가이다. 특히 주요 촬영 장소로 활용된 남산 소월길과 한양도성이 뇌리에 남는다.

새벽 공기가 상쾌하다 못해 시원한 곳에서 자신의 삶을 꿋꿋히 개척하는 현주(안지혜)와 그런 그녀를 가오나시처럼 쫓아다니는 자영(최희서)은 적어도 달릴 때 만큼은 사람다워 보였다. 

▲ '아워 바디' 메인포스터(영화사 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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