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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 BTS, 일본 시장 100만장 판매가 주는 교훈
문화강국의 위상을 직접 구현하고 있는 BTS
2019년 08월 10일 (토) 17: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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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니스트 risktaker@dongguk.ac.kr

   
▲ 방탄소년단(BTS)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지난 7월 1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대립은 날이 갈수록 한층 더 격화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일본이 전방위 압박을 가한지 벌써 40일이 되어간다. 이 와중에 우리에게 반가운 희소식이 하나 찾아 들었다. 일본 레코드 협회가 이달 9일 발표한 ‘골든 디스크 인정 작품’에서 방탄소년단(BTS)의 10번째 일본 싱글 ‘라이츠/보이 위드 러브(Lights/Boy with Luv)’가 100만장 이상 판매되어 밀리언 인증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일본에서 싱글 음반으로 100만장 인증을 받은 해외 첫 남성 아티스트 기록까지 수립했다.

일본 시장은 다른 아시아와 달리 텃세가 심하고 국내 가수들의 진입이 만만치 않은 시장으로 그간 알려져 왔다. 물론, 보아가 3차례, 소녀시대가 1차례 앨범으로 ‘100만장’ 인증을 받은 적은 있지만 동방신기, 빅뱅, EXO 등 국내 정상급 남성 아이돌 그룹이 일본에서 음반시장까지 장악한 적은 극히 드물었다. 일본이 수출심사우대국(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각종 문화콘텐츠 분야까지 규제 조치를 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도 BTS의 인기 및 위상이 일본에서도 미국 및 유럽 못지 않은 독보적 존재임을 실감케 한다.

음반으로 100만장이 팔리는 것이 아닌 싱글 음반으로 100만장을 넘기려면 두터운 열성 팬이 존재해야 하고 세대 불문 해당 국가에서 압도적인 지지와 인기를 받아야 가능하다. 실제로 BTS의 이번 싱글 음반 100만장 돌파 이전에 일본인을 포함해서 남성 가수 또는 남성 아이돌 그룹이 싱글 음반으로 100만장을 돌파한 건 2007년 아키카와 마사후미 이후 12년만의 대기록이다. 1980년대~1990년대 일본 노래를 조용히 표절했던 관행이 국내 음반업계 불문율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 가요의 위상과 수준은 그 동안 꾸준히 향상되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각종 기술집약 산업이 일본의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 속에서도 현재 BTS를 필두로 K-POP 아티스트들은 일본 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이미 국내 최대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만 하더라도 자사의 소속 가수를 토대로 도쿄돔에서 활발히 공연을 진행한 바 있으며 BTS 역시 지난 7월, 총 4회의 스타디움 투어를 전부 매진시키며 20만명이 넘는 일본 팬들의 지지와 환호를 받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규제할 수 있어도 BTS의 영향력을 규제하거나 차단하는 건 어렵다는 것이 일본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2004년 욘사마 열풍이 일본 시장에 침투했을 때 한국 연예인들의 이미지를 소비했던 건 주로 일본에서 40대 이상 여성에게만 해당되었다. 일본의 10~20대 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략이 그 동안 국내 기획사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지만 압도적인 효과를 본 콘텐츠 또는 아이돌 상품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K-POP의 흐름이 아시아 음악의 트렌드로 정립되었고 BTS는 심지어 K-POP을 넘어 글로벌 대표 뮤지션으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정치 갈등과 국가간 대립에 무관심한 일본의 10~20대들 역시 글로벌한 BTS의 음악과 세계관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 방탄소년단(BTS) ⓒ스타데일리뉴스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전형적인 내수를 지향하고 있다. 국내 가수들이 데뷔할 때부터 가깝게는 동남아와 중국, 멀게는 미국과 유럽을 타깃으로 글로벌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 비해 일본의 대형 기획사들은 철저하게 일본 시장 장악을 우선으로 콘텐츠 전략을 수립한다. 그렇다 보니 일본의 대중음악은 주로 일본의 젊은이들만 소비하며 퇴보되었다. 역설적으로 일본이 지나치게 내수 시장을 토대로 대중음악을 만들다 보니 전세계 팬들에게 공통된 스토리텔링으로 세계관을 각인시킨 BTS의 음악에 일본 음반 및 공연업계는 정상의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과거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김구 선생은 ‘문화의 힘’이 가장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의 힘이 강하면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라고 그는 얘기했다. 인류가 불행한 근본 이유는 자비와 사랑, 사람과 사람 사이의 도리가 부족한 탓인데 이 부족한 공간을 메울 수 있는 건 오직 문화라며 ‘문화강국’이 대한민국의 나아갈 길이라고 그는 역설했다. 한국과 일본이 경제 전쟁을 벌이는 이 시점에서 김구 선생의 메시지는 묘하게 지금 상황과 겹쳐지며 우리에게 수많은 교훈을 실제로 선사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기술집약 산업을 중심으로 강력한 규제를 추진하며 한국이 강력하게 파급효과를 발휘하는 K-POP 및 문화콘텐츠에 대해서도 정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BTS의 영향력이 전세계에 걸쳐 있고 BTS를 필두로 국내 아티스트들의 문화적 파급력이 일본 젊은이들에게 깊숙이 침투해 있기에 이를 규제하기 쉽지 않다는 일본 현지 전문가들의 얘기도 심심치 않게 전해진다. 김구 선생이 경제나 군사력보다 왜 문화의 힘이 가장 강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는지 이번 BTS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문화적 영향력은 기술이나 특허처럼 함부로 통제할 수 없다. 그것이 바로 강력한 문화의 힘이다.

- 권상집 동국대 상경대학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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