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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3.09.25 11:40

버스커버스커, 그들을 원했던 이들이 이렇게 많았던 이유

2집 9곡 모두 음원차트 상위권, 음악팬이 원했던 목소리가 그들의 목소리였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버스커버스커가 돌아왔다. '슈퍼스타 K'에서 울랄라세션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실력파. 1집 앨범으로 그 이름을 완전하게 알리고 CM송까지 히트시킨 중독성있는 뮤지션. 거기다 1년이 넘은 노래를 다시 차트 정상에 올리는 저력까지.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새로운 반항'. 바로 그것이었다.

그들이 돌아왔다. 25일 자정 9곡을 가지고 돌아왔고 그 9곡은 지금 음원차트 1위부터 9위까지 모두 점령했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는 계속 이들의 이름과 노래 제목이 올라오고 있으며 심지어는 팬들끼리 자신이 좋아하는 트랙을 가지고 경쟁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아마도 예전처럼 음반에 '건전가요'가 있었다면 그 노래도 음원차트에 올랐을 지도 모르겠다는 우스운 생각이 들 정도다. 2013년 9월 25일은 그야말로 '버스커버스커의 날'이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까? 그저 버스커버스커를 오랫동안 기다린 이들이 많았다라고 생각하기엔 이 열풍은 너무 세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사람들이 버스커버스커를 기다렸는지를 알아야한다. 무엇이 그들을 그리워하게 만들었을까?

▲ 2집이 발매되자마자 음원 차트를 싹쓸이한 버스커버스커(청춘뮤직 제공)

그들은 결코 정상임을 티내지 않았다. '슈퍼스타 K'의 인지도로 대형 기획사 혹은 대기업에서 비단방석을 깔고 앉아 편하게 활동할 수 있었지만 그들은 스스로 신생 기획사로 가서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가수들이 인지도를 쌓았지만 한편으로는 문제점도 드러내던 그 시기에도 버스커버스커는 조용히 자신의 음악을 만들기에만 집중했다.

묘하게 그들의 노래는 계절의 분위기가 한껏 담겨져 있다. 발표한 지 1년이 넘은 '벚꽃 엔딩'이 올 봄 다시 음원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로이킴의 '봄봄봄'이 인기몰이를 했지만 '벚꽃 엔딩'의 애잔한 목소리에는 미치지 못했고 종내는 '표절 논란'에 휩싸이며 흠집이 생긴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리고 서늘함이 시작되는 가을 밤에 그들은 새로운 노래를 들고 나왔다. 제목부터 가을 냄새가 나는 '가을밤', 타이틀곡으로 장범준의 절규하는듯한 보컬이 인상적인 '처음엔 사랑이란 게', '시원한 여자', '줄리엣' 등의 노래들은 그야말로 가을밤을 수놓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들의 인기 비결은 지극히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 자신들의 목소리가 담긴 노래를 내놓았고 그 목소리가 팬들의 공감을 샀으며 그러니까 팬들이 열광한 것이다.

정말 간단하다. 하지만 음악계는 이 간단함이 통하지 않는다. 기획사가 주가 된 천편일률의 기계음에 사람들은 흥겨워하면서도 지친 기색을 보였다.

아무리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한번은 채소와 나물이 있는 밥상을 받고 싶어하기 마련. 버스커버스커는 그런 존재였다. 마치 힘겹게 산을 타다가 한적한 산사에서 맛보는 공양의 느낌이랄까. 가요팬들은 그렇게 자신의 귀와 마음을 울릴 이들을 원했고 그것을 버스커버스커는 채운 셈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것도, 대형 기획사에 있었다는 것도 그들에겐 과거일 뿐이다. 지금 그들은 그저 음악 만드는 밴드 '버스커버스커'일 뿐이다. 2013년 9월 25일의 인기가 결코 하룻밤의 소동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드는 가장 큰 이유다.

다음 행보? 그런 건 궁금하지 않다. 그저 그들의 노래를 듣고 흥얼거리기만 하면 되니까. 그들의 매력이 주춤하던 가요계를 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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