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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게 친절한 책 기행] '알라딘' 자스민 공주에게서 사르트르 '주체성의 철학' 읽다
침묵하지 않겠다는 자스민의 다짐, 현대철학의 중요한 메시지 담아내
2019년 07월 30일 (화) 15: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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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박지은 기자] 1992년 영화 알라딘을 재해석한 영화 ‘알라딘’이 최근 세계적으로 관객 10억 명을 달성했다. 지난 27일 여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나오미 스콧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10억 관객’ 사실을 알리며 “고맙다는 말로 부족하다”라는 메시지를 업로드했다. 국내 관객 또한 천만 관객을 돌파, 역대 외화 중 흥행 4위를 기록했다.

   
▲ 영화 '알라딘' 中 자스민 공주(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흥행의 주역은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 자스민(나오미 스콧)의 적극적인 태도다. 당시 ‘여자는 술탄이 될 수 없다’는 왕국의 법은 공주도 예외 없었다. 그러나 최근 개봉작에서는 아버지 술탄에까지 끝까지 맞서 꿈을 실현했다. 그 결과 기존작에서와 달리 관습을 깨고 술탄에 오르게 된다. 수동적인 공주의 역할에서 벗어나 주체적 여성상을 잘 녹여냈다는 점이 주요 흥행 요소 중 하나였다.

영화에서 왕비에 멈추지 않고 스스로 술탄이 되어 왕국을 가꿔나갈 각오를 표현한 노래 ‘Speechless’도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 ‘침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 속에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주체적 의지가 강하게 드러난다. 시간이 멈춘 듯한 화면 속에서 침묵하지 않겠다며 자스민 홀로 힘주어 노래하던 장면은 단연 명장면이었다.

한편 주체성은 최근의 철학 사상에서도 가장 큰 화두다. 2019년 ‘알라딘’에서 자스민 공주가 유독 빛난 이유는 다름 아닌 ‘주체적 의지’ 덕분이었다. 그러나 ‘주체성’ 개념이 철학 속에서 어떻게 발전되어왔는지 이해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일반인이 철학 책 1권으로 맥락을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주체성의 철학자'로 불리는 세계적 석학 '사르트르'

‘주체적 인간’에 대한 인식이 중요해진 것은 현대철학의 발전 덕분이다. 고대부터 중세, 근대에 이르기까지도 모든 존재의 근원은 인간이 아니라 신이나 실재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세계 또한 신이나 실재의 산물이라고 여겨질 따름이었다. 이 기류에 반대해 ‘주체성의 철학’을 강력하게 제시한 철학자가 바로 20세기 세계적 석학 사르트르다.

대중인문학자 안상헌은 지난 6월 출간한 저서 『미치게 친절한 철학』에서 사르트르를 ‘20세기 중반 실존주의 철학의 시초를 만들어낸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사르트르의 타자론은 도서 5장 ‘현상학과 실존주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 장에서는 ‘인간은 의식이 있는 존재’라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무엇을 인식할지야말로 자유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인생은 제 길을 스스로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인간이 세상에 던져진 ‘우연한 사건’ 그 자체라고까지 본다.

   
▲ '프랑크푸르트 사회문화연구소'에서 시작된 프랑크푸르트 학파

세계를 우연으로 보는 것은 사르트르 이후 현대철학이 계속해서 보이는 특징이다. 주변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자유의지에 따라 살아가는 인간, 자스민이 보여준 모델은 바로 현대 철학이 강조하는 인간상의 전형인 것이다.

사르트르는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파격적인 선언도 남겼다. 도서 『미치게 친절한 철학』은 이를 두고 ‘인간은 본질이 정해져 있지 않은 존재이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 명제가 참이 아니라면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선언은 인간은 본질이 정해지지 않은 존재이므로 정체성을 바꿔나갈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5장에 이어 사르트르의 철학에 반기를 든 구조주의에 대해서도 다뤘다. 6장의 주인공은 인간을 다소 소극적으로 사는 존재로 바라본 ‘프랑크푸르트학파’다. 그들은 인간이 삶의 주체가 아니라 사회 구조 속에 만들어진 존재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주체성으로 인간을 파악한 사르트르와 사뭇 대조적인 주장으로 눈길을 끈다. 이 외에도 고전부터 현대철학까지의 맥락을 훑어볼 수 있는 철학적 키워드를 모두 담아냈다.

   
▲ 도서 '미치게 친절한 철학' ⓒ씨즈온

철학을 삶에 적용할 때 필요한 것은 많은 지식이 아니다. 사상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으면 고전 철학 책을 전부 읽지 않아도 선현들의 깊이 있는 사상을 무리 없이 삶에 적용할 수 있다. 안상헌 저자는 더불어 책을 통해 ‘철학은 지식이 아니라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내가 누구인지 명확히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삶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존재는 자신밖에 없다. 책 『미치게 친절한 철학』의 마지막 장에서 ‘철학의 임무는 제각각인 인생을 재창조하는데 복무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전한다. 금번 저서는 대중들이 철학을 바탕으로 제각각 삶을 재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의 풍부한 철학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철학을 삶에 적용하는데 꼭 필요한 키워드를 시대별로 요약, 대중적 언어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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