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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가투의 연날리기, '깨물어 주고 싶은 가투의 매력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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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9월 14일 (토) 08: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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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준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박홍준 기자] 

 

   
▲ 제공:마운틴 픽처스

가투의 연날리기(Gattu)-

감독: 라잔 코사
주연: 모드 사마드

인도의 작은 마을의 12살 소년, 가투.
부모님도 없고, 학교도 갈 수 없는 형편의 고아 소년.

하루하루 힘겨운 나날이지만 12살 소년 가투의 유일한 낙은 연 날리기다. 기상천외한 거짓말로 삼촌을 속이고 몰래 연을 날리는 가투에게 생긴 최근의 관심은 바로 동네 최강의 연 ‘칼리’다. 칼리를 꺾기 위해 연을 날리기 위한 높은 장소가 필요해진 가투.

그런 그의 눈에 들어온 초등학교 옥상. 가투는 칼리를 꺾어야 한다는 일념 하에 위장학생으로 학교에 잠입하는데...

 

   
 

발리우드란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정력적인 영화 생산을 해 내고 있는 인도지만 실상 국내 관객들에게 인도영화는 아직 생소하다. 대부분 관객에게 인도 하면 떠오르는 영화는 [슬럼독 밀리어네어] 정도겠지만 그 영화는 인도를 배경으로 하고 발리우드 영화의 컨벤션을 조금 차용했을 뿐 사실은 영국영화일 뿐이다.

오히려 주제와 형식이라는 측면에서 이 영화와 맞닿아 있는 영화는 96년 국내에서도 개봉돼 신선한 관심을 끌었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고 할 수 있다. 30, 40대 이상 관객이 이 영화를 보면서 데자뷰를 느꼈다면 그 이유는 바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아마드(바하크 아마드 푸 분)일 것이다. 빈민가의 비루한 삶과 대비되는 아이들의 천진무구함을 소재로 어른들의 세계를 자신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에서 우리는 그간 자극적인 장르영화에 빼앗겼던 담백함을 잠시나마 찾을 수 있었다.

   
 

이 영화 [가투의 연 날리기] 역시 중후반 부에 학교에 침입해 거짓말로 친구들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이는 가투의 잔망스러운 모습과 가투의 허무맹랑한 말 한 마디에 쉽게 속아가는 아이들의 천진함에 절로 웃음이 나올 것이다.

비록 아이들의 유치한 첩보전과 연 날리기라는(이제 대한민국에서는 너무나 낯선 놀이가 되어버린) 심심한 소재가 한국 관객들에게 매력없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런 취약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매력이 이 영화 [가투의 연날리기]에는 있다. 지금도 계급이 존재하는 인도사회의 폐쇄성과 마치 우리나라의 60년대를 보는 듯한 인도 시골마을의 현실은 어린 아이들이 넘기에는 너무나 큰 장벽처럼 느껴진다. 권위적이고 비양심적인 어른들의 세상에서 자신들만의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역시 그런 역사를 살아왔기 때문이리라. 지나가 버린 것에 대한 향수, 이제는 그런 암울한 현실을 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이러한 영화를 따뜻한 시선을 갖고 바라보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국내 영화 [집으로]의 흥행 성공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칼리의 정체는 의외의 반전이자 우리로 하여금 아직은 어른들의 세계도 때묻지 않고 살 만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훈적 메시지로 보여진다. 다만 우리에게도 한 때는 익숙한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낯선, 영화 속 초등학교 교실에서의 모습들(애국가 제창, 무서운 학교 수위 등)을 볼 때면 마냥 웃기에는 조금 불편함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에 학교에 가는 자전거 위에서 가투가 바라보는 친구들의 모습에서는 지금 인도의 현실을 보는 것 같은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단지 희망적인 결말을 보여주는 게 아닌 '이래도 괜찮은가?'라고 역설하는 듯한 감독의 의중이 느껴지는 것 같아 섬뜩하기까지 하다.

 

   
 

한 때 이란 영화의 유행을 일으켰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처럼 이 영화 [가투의 연날리기] 역시 인도 영화의 작은 붐을 일으키길 바란다. 그래서 조폭과 생활유머가 판치는 한국영화와 뻔한 장르영화에 잠식당한 국내 영화팬들에게 인도 영화의 다양함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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