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음악
  • 입력 2019.07.08 21:27

[S리뷰] “나의 세상은 무대”... 박효신, 빛나도록 갈고닦은 20주년 콘서트 선사

▲ 박효신 (글러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박효신이 공들여 준비한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관객들을 위로하고 감싸 안았다.

가수 박효신이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박효신 LIVE 2019 LOVERS : where is your love?(박효신 라이브 2019 러버스: 웨얼 이즈 유어 러브?)’를 개최했다. 

박효신은 콘서트 주제인 ‘LOVERS’(연인)를 중심으로 공연을 풀어나갔으며 4시간이 넘는 무대를 펼쳤다. 이번 공연은 이미 수차례 증명된 그의 명품 라이브는 물론, 곡마다 담긴 이야기와 현재 박효신의 생각 그리고 그의 미래까지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날 박효신은 지난달 29일 발표된 신곡 ‘연인’을 부르며 무대의 막을 올렸다. 친구, 동료, 연인, 가족 등 다양한 LOVERS를 보여주던 정육면체의 스크린은 이내 커다란 눈을 담아냈다. 그 안에서 그랜드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박효신은 마치 누군가의 눈동자 속에 있는 듯해 감각적으로 느껴졌다. 박효신은 “‘연인’은 콘서트에서 가장 먼저 들려드리고 싶었다. 내가 생각한 LOVERS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박효신, 정재일 (글러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 박효신은 ‘Shine your light’, ‘Wonderland’, ‘HAPPY TOGETHER’, ‘별 시’, ‘I`m your friend’까지 쉬지 않고 불렀다. 중간중간 색다르게 편곡한 노래들은 듣는 재미를 높였으며, 여러 무대 장치들 또한 제 몫을 다하며 콘서트를 빛냈다.

박효신은 “세상이 다양해지면서 마음까지도 간편하고 편리해지는 게 속상했다”며 “차갑고 삭막해진 느낌이 들어 ‘어떻게 하면 따뜻한 공연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는 약 1년간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박효신은 2016년에 개최했던 콘서트와 같이 이번에도 360도 무대와 그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LED 팔찌를 선보였다. 360도 무대인 만큼 중앙 뒤편에 설치된 기다란 스크린 외에도 공연장 어디에서도 관객들이 박효신을 느낄 수 있도록 공중에는 9개의 작은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이는 영상에 맞춰 이동하기도 했으며, 각기 다른 영상을 보여주거나, 영상을 차례대로 보여주는 등의 연출을 통해 공연의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그리고 더욱 견고해진 LED 팔찌는 공연장 전체를 둘러싸고 반짝이며 공연의 감동을 더 했다.

박효신은 드넓은 360도 무대를 세션, 코러스와 함께 사용해 활용도를 높였다. 보편적으로 무대 뒤편에 지정된 자리에만 위치하는 세션과 코러스를 무대 위로 올리고, 이들 또한 이동장치를 이용해 무대 중앙에서 함께 무대를 꾸미는 게 퍽 낯설었다. 무대를 보는 동안 ‘박효신의 콘서트처럼 세션과 코러스가 주목받으며,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무대가 또 있을까?’ 하는 기분 좋은 궁금증이 일기도 했다. 

박효신은 정재일의 기타 반주에 맞춰 ‘1991年, 찬바람이 불던 밤...’, ‘눈의 꽃’을 부른 뒤 데뷔 20주년을 언급했다. 그는 “데뷔 20주년을 기념하고 나면 허전할 것 같더라”라며 “또 20주년은 여러분들이 만들어주신 것이지 않나. 스쳐 지나가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고 20주년을 화려하게 기념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박효신은 정재일과 함께 2004년부터 2014년까지의 추억을 되돌아봤다. 그사이에 발표한 ‘추억은 사랑을 닮아’, ‘이상하다’, ‘사랑이 고프다(I Promise You)’, ‘It`s You’, ‘그 날’ 등을 무반주로 짤막하게 불러 관객들마저 10년간의 추억에 젖게 했다. 10년을 뚜벅뚜벅 금세 걸어간 박효신은 2014년 정재일과 함께 만들어 발표한 ‘야생화’를 불러 관객들을 황홀케 했다.

▲ 박효신, 정재일 (글러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공연에서는 미발표곡인 ‘Alice’와 ‘V’가 공개돼 큰 호응을 받았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두 곡은 ‘The Castle Of Zoltar’와 함께 어우러져 공연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미공개 곡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전원 기립해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를 보내며 박효신에게 열광했다. 박효신의 무대 장악력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는 뜨거운 시간이었다. 

끝으로 박효신은 “돌아올 곳은 여기라고 말씀드렸던 것 기억하시죠. 늦게 와서 미안해요”라며 “나의 세상과 집은 역시 여기”라고 말한 뒤 ‘Goodbye’와 ‘Home’을 열창하며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무대 위 박효신의 미소에서 그가 느끼는 행복한 감정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한편 박효신은 공연하는 동안 최근 4억 원대 사기 혐의로 피소된 것과 관련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관객들도 그의 논란과는 별개로 좌석은 물론 스탠딩석까지 꽉꽉 채우며 박효신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박효신의 소속사가 “공연이 종료된 후 법적으로 강경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힌 만큼, 공연이 끝난 뒤 박효신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효신은 오는 13일까지 서울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박효신 LIVE 2019 LOVERS : where is your love?’ 공연을 이어간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