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9.07.04 08:23

'갤버스턴' 모던하고 구슬픈 텍사스 느와르... 트루 디텍티브가 연상

'트루 디텍티브' 시리즈를 집필한 닉 피졸라토의 텍사스 크리미널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흔히 느와르 영화는 이탈리아 마피아, 홍콩 흑사회, 일본 야쿠자가 연상된다. 4일(금일) 개봉하는 '갤버스턴'은 장르는 느와르인데 배경은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와 텍사스 주다. 때는 1988년.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는 가난함이 널리 퍼진 지역이고, 텍사스는 황량한 사막과 부를 가져다준 석유가 풍부한 곳이다. 덧붙여 미국에서 가장 크다는 텍사스 주(州)는 양극화가 가장 두드러진 지역 중 하나다.

뉴올리언스도 예외는 아니다. 또한 두 지역은 뉴욕처럼 매년 총기 사고는 물론, 각종 인종차별과 폭력사건이 즐비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매스컴이 발달한 대도시와 반대로 몇 안되는 현지 매체에서는 사건, 사고를 자세히 다루지 못한다. 전반적인 환경이 열악하다. 

40살인 로이(벤 포스터)는 어느날 병원에서 '폐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듣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 그의 직업은 해결사다. 초대형 세탁소를 운영하는 조직폭력단 보스 밑에서 독주와 담배로 끼니를 떼우는 인물이다.

어느날 보스가 로이를 불러 청부를 지시한다. 하지만 로이는 정작 "죽이지 않아도 된다"라고 듣고 찾아간 집에서 뜻밖의 총격전을 치룬다. 그리고 볼모로 붙잡혀 있던 19살 록키(엘르 패닝)를 데리고 가까스로 탈출한다. 하지만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록키는 자신이 살았다는 오렌지 카운티(텍사스 동부 보몬트 외곽)에 위치한 허름한 집을 찾아가 새아빠라는 자를 향해 총을 쏘고 자신의 피붙이 티파니(애니스톤 프라이스)를 데리고 나온다. 

19살 꽃다운 나이에 할줄 아는 거라곤 몸을 파는 것 뿐인 록키. 이 금발의 아가씨가 여동생이라며 데리고 나온 티파니는 4살 혹은 5살 남짓. 로이가 이 둘을 데리고 간 곳은 텍사스 주도 휴스톤 남부 해안 중소도시 겔베스턴(Galveston) 소재 모텔이다.

록키의 고향 보몬트에서 나무 다리를 하나 건너니 길다란 해안가가 펼쳐지고, 푸른 바다가 주인공들의 눈 앞에서 펼쳐진다. 

▲ '갤버스턴' 티저포스터(유로픽쳐스 제공)

40살 청부업자와 19살 소녀의 만남.. 텍사스판 레옹?

'갤버스턴'을 집필한 작가 닉 피졸라토는 2013년 미국과 전 세계에서 화제를 불러모았던 '트루 디텍티브' 시리즈 1을 집필한 바 있다. 미국에서 오랜 양극화로 피폐해진 지방(텍사스)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그것도 가난한 백인들의 삶에 집중한다. 

개봉작 '갤버스턴'은 닉 피졸라토가 2010년 내놓은 소설이다. 아울러 감독은 멜라니 로랑. 프랑스 출신의 배우겸 감독이다.

2009년 '바스터즈:거친 녀석들'로 세계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드니 빌뇌브 감독의 '애너미'(2013)'로 영화제 주목을 받았으며, '나우 유 씨미: 마술사기단'(2013), '몽 가르송'(2017)에 주연을 맡아 열연한 배우다.

삼백상회가 배급하고, 유로픽쳐스가 수입한 '갤버스턴'은 러닝타임 94분으로 장면, 장면을 떼어 놓고 보면, 텍사스의 거칠고 아름다운 풍광이 눈에 띈다. 스토리 또한 신파적이면서 동시에 잔혹하다. 픽션과 공연에서 인위적으로 포장된 가난이 코앞 현실처럼 되살아난다.

좋은 시절 다 보내고 갈 곳 없는 건달이 된 로이(벤 포스터), 태어나서 단 한번도 벗어난 적 없는 온갖 폭행과 폭력적인 사회에서 성장한 록키(엘르 패닝). 이 영화는 텍사스판 레옹이며, 덧붙여 텍사스판 '파이란'이다. 배경과 달리 플롯을 따라가다 보면 2001년작 '파이란'(감독 송해성)과 매우 유사하다.

최근 10년간 HBO시리즈 '트루 디텍티브'를 비롯해 영화 '시카리오', '로스트 인 더스트', '윈드 리버'처럼 대도시가 아닌 지방 그것도 인적도 드믄 곳을 집중 조명한 작품들이 제법 있었다. '갤버스턴' 또한 구석에 쳐박혀 살던 사람들의 삶을 살포시 꺼내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결코 편안한 삶이 아닌 우리네 현실을 여과없이 비췄다.

15세 이상 관람가인 '갤버스턴'은 4일 개봉했으며, 오전과 오후 상영이 많아 미리 예매를 하고 가는 것 편안한 관람 요령이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