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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3.09.08 23:26

[리뷰] '성기'를 통해 욕망과 가족을 이야기하는 영화 '뫼비우스'

'거세'를 해도 구원받지 못하는 사람들.. 웃음이 나올 정도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김기덕의 영화 '뫼비우스'는 감독이 밝힌 작의대로 '가족', '욕망', 그리고 '성기'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중 큰 중심은 바로 '성기'다. 욕망의 상징이자 가족을 만들어내는 성기. 그 성기에 대한 철학을 '뫼비우스'는 보여준다.

남편(조재현 분)의 외도를 알게 된 아내(이은우 분)는 증오를 풀기 위해 남편의 성기를 자르려다 실패하자 그 대신 아들(서영주 분)의 성기를 자르고 집을 나가게 된다. 자신의 잘못으로 아들이 수모를 당하는 것을 본 남편은 자신의 성기를 거세해 속죄를 하려 하지만 그렇다고 욕망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뫼비우스'는 제한상영가 논란이 빚어질 당시 '근친상간' 내용이 이슈가 됐고 이로 인해 모 일간지의 논설위원은 그것 하나만으로 '뫼비우스'를 맹비난하는 칼럼을 싣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근친상간은 하나의 상상일 뿐이며 이 영화에 나타나는 욕망을 가장 잘 드러낸 소재이기도 하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것은 거세를 했음에도 욕망을 풀려는 남자들의 우스꽝스런 모습이다. 인터넷으로 '성기없는 오르가즘'을 검색하고 스킨 마스테베이션을 직접 하며 심지어 칼을 이용해 욕망을 푸는 광경을 보면 끔찍하면서도 실소가 튀어나오게 만든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채플린의 말처럼 말이다.

▲ 영화 '뫼비우스' 포스터(NEW 제공)

성기가 없다고 욕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그것은 기괴한 욕망으로 가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김기덕 영화의 인물들은 항상 그래왔다. 그들은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었고 그렇기에 자신의 몸을 해쳐서라도 구원을 받으려한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이들은 구원의 손길을 쉽게 잡지 못한다. 김기덕 영화가 비극이 많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배우 이은우는 이 영화에서 엄마 역할과 이웃 여인의 역할을 함께 맡는다. 이 여인은 아버지와 관계를 맺은 여자면서 아들과 또 관계를 갖는다. 그리고 그녀를 노리는 동네 건달도 있다. '섬'의 희진을 연상시키는 이 여인의 모습과 욕망을 참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은우의 연기가 이 영화를 더 빛나게 한다.

가족도 결국은 '성기'의 결합으로부터 나오고 욕망은 '성기'를 통해 분사하게 된다. 성기에 대한 끊임없는, 그리고 재미있는 고찰이 영화 '뫼비우스'를 보는 재미다. 영화를 보며 호불호가 충분히 나올 수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기괴하다고? 당신 또한 이런 욕망이 없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고고한 척하는 사람들에게 꼭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사람에 따라 영화를 좋아할 수 있고 싫어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 그 기회 자체를 뺏는다는 것은 관객을 모독하는 것이다.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을 막은 단체와 영화관도 그렇고 '뫼비우스'를 자기들 잣대로 상영을 못하게 한 영등위가 그렇다. 누구도 관객이 영화를 볼 기회를 뺏을 수 없다. 영화처럼 거세를 해도 욕망은 가시지 않고 결국 기괴한 방법으로 욕망을 푸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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