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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3.09.07 20:50

[인터뷰]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 21세기에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 일어났다"

아우라픽쳐스 정상민 대표 "관객의 볼 권리 침해, 보수단체 위에 무엇이 있는지 의심돼"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개봉 이틀째인 지난 6일, 메가박스로부터 갑작스런 '상영 중단'을 통보받았다.

CGV와 롯데시네마가 상영을 외면한 상황에서 멀티플렉스로는 유일하게 개봉을 하고 관객들의 인기로 10개관에서 22개관까지 늘리겠다던 메가박스가 개봉 이틀만에 뒤통수를 제대로 친 것이다.

메가박스는 "보수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인해 관람객 간 현장 충돌이 예상되어 일반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배급사와 협의 하에 부득이하게 상영을 취소하게 되었다"라는 공지를 남겼다.

그러나 일반 단체의 상영 금지 요청으로 상영이 중단되는 것은 영화 사상 초유의 일로 메가박스는 이 이후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메가박스는 '정권의 눈치를 보고 영화를 자기 멋대로 내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메가박스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메가박스 측에 연락을 해보았으나 메가박스는 "주말이라 담당자가 전화를 받지 않을 것이다"라며 메일로 보내라고만 할 뿐 제대로 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영화팬들의 의혹을 더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법원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으로 상영이 허가됐음에도 불구하고 상영을 막으려는 보수 단체들과 그들의 항의를 이유로 상영 중단이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리고 입을 닫고 있는 메가박스의 횡포 속에 '천안함 프로젝트'는 예술영화관을 중심으로 계속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뜻밖의 상황을 맞은 이 영화의 제작사 아우라픽쳐스의 정상민 대표와 전화로 미니 인터뷰를 가졌다.

▲ 메가박스가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영을 중단하면서 외압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아우라픽쳐스 제공)

Q. 메가박스의 상영 중단 통보는 어떻게 받게 됐나?

어제(6일) 밤 늦게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았다. 메가박스가 공지한 이유 그대로 보수 단체들의 협박과 시위 예고가 있었고 관객들의 안전을 우려한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상영을 중단한 것이다.

공지에는 배급사와 협의를 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협의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메가박스가 무조건 상영을 중단한 것이다.

Q. 관객들 반응이 상당히 좋았지 않은가?

예매율에서 '다양성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고 메가박스도 처음엔 10개관에서 하다가 22개관까지 늘린다고 했다. 12일에 개봉하기로 한 지방 영화관들도 개봉을 앞당겨달라는 관객들의 요구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맞이해서 많은 분들에게 영화를 보여드리기 어려울 것 같아 죄송스럽다.

Q. 특정 단체에서 영화 상영을 중단하라고 해서 바로 상영을 중단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상영에 대한 항의가 나왔다면 상영관 수를 줄이거나 다른 조치를 취해도 되는 것을 굳이 상영 중단까지 간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행위고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보수 단체라고 말을 하지만 그 위에 무엇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Q. 앞으로 상영은 어떻게 되는가?

서울의 인디스페이스, 아트나인,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상영하고 지방 독립영화 전용관에서 계속 상영한다. 지금은 상영관을 많이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기도에 경기도가 주관하는 다양성영화관이 있는데 이 장소를 준 곳이 바로 메가박스다. 경기도는 상영을 허가하려고 하는데 메가박스가 자사 뜻이라며 여기도 상영을 중단했다. 도가 주관하는 영화관마저 자신들의 생각대로 밀어붙인 것이다.

Q. 심정이 정말 답답할 것 같다.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아예 상영을 막는 것은 말이 안 된다. 21세기에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오늘 영화관에서 현장에서 환불받는 사람이 컴플레인을 제기했다고 들었다. 관객들의 볼 권리를 영화관이 이렇게 짓밟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작지만 독립영화관에서 계속 상영하려고 한다. 많은 분들이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정말 죄송하지만 상영관을 널리널리 알려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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