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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방송
  • 입력 2019.06.21 17:59

추적60분, 다뉴브강 대참사 23일의 기록 '해외 패키지여행 안전문제 긴급 진단'

▲ 추적60분 제공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지난 11일,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인양된 ‘허블레아니호’에서 6살 어린아이를 포함한 네 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참사 13일 만이었다. 비극은 지난 5월 30일 새벽, 패키지 상품으로 여행을 온 부부, 모녀, 남매 등 가족 단위의 한국인 승객 33명이 타고 있던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하면서 벌어졌다. 무려 23명이 사망하고, 여전히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도 3명이나 될 정도의 대형 참사였다. 사고 당일은 비바람이 몰아치고 강의 수위가 불어나 있었던 상황. 그 날 한국인 관광객들은 왜 이런 날씨에 관광에 나서야 했을까? 이날의 참사는 2007년 캄보디아에서 앙코르와트 패키지 여행객 21명이 비행기 사고로 숨진 이후, 또 다시 발생한 사상 최악의 해외여행 안전사고였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패키지여행 중 안전사고로 인한 피해 구제 신청 건수는 지난 5년 간 8배가 늘었다고 하는데. 해외 패키지여행으로 인한 사고를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 날 다뉴브강에서는 왜 참사가 벌어졌나?

사고 직후 <추적60분>은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향했다. ‘유럽 3대 야경’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워 여행객들의 필수코스라는 다뉴브강. 참사 직후였지만, 여전히 여러 대의 유람선과 대형 크루즈들이 운항 중이었다. 독일 해운 당국 자료에 따르면 다뉴브강 유람선 통행량은 2004년 1697대에서 2017년 3204대로 약 2배가량 증가했다. 문제는 유람선들이 혼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다뉴브강에 늘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실제 사고는 대형 크루즈 ‘바이킹 시긴호’ 가 ‘허블레아니호’를 추월하려다가 벌어졌다. 배의 길이만 무려 135m에 달하는 ‘바이킹 시긴호’가 그보다 5배나 작은 ‘허블레아니호’의 선미를 들이받는 바람에, 갑판에 서 있던 20여 명의 승객이 강물로 튕겨나갔고, ‘허블레아니호’는 맥없이 강 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그날 ‘바이킹 시긴호’ 선장은 왜 아무런 교신도 없이 ‘허블레아니호’를 무리하게 추월하려 했던 걸까?

♦ 한국인 패키지 관광객들은 왜 ‘작은’ 유람선을 타야 했나?

<추적60분>이 다뉴브강 주변의 선박회사를 수소문한 결과 ‘허블레아니호’는 다뉴브강에서 가장 작은 유람선 중 하나였다. 특히 한국인과 중국인 관광객이 ‘허블레아니호’와 같은 작은 유람선에 오르는 단골 고객이라고 하는데. 현지 가이드 김수현(가명)씨는 그 이유가 국내 패키지 여행상품의 빽빽한 여행 일정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초 단위로 움직여야 하는 패키지 여행상품의 특성상 여행사는 배 탑승 시간, 야경 투어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도록 유람선을 대여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주로 비용이 싼 작은 배를 빌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실제, 당시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한 관광객들도 동유럽 6개국을 9박 10일 동안 돌아보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던 중이었다고 알려졌는데.

♦ 끊이지 않는 패키지여행 안전사고, 사고는 왜 반복 되는가

지난해, 정윤숙(가명)씨는 코타키나발루 패키지여행 도중 현지에서 큰 사고를 당했다. 현지가이드의 추천으로 탔던 사륜오토바이가 전복되는 바람에 두 팔이 골절된 것. 그 후 정 씨는 현재까지도 오른팔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난희(가명)씨 역시 패키지여행 도중 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여행사 측이 일정에 없던 12시간의 버스 이동을 강행한 후 탈진해 중도 귀국을 결정하면서, 현지에서 병원치료비로만 무려 1700여만 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여행사는 중도 귀국한 사례가 없었다며, 사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2007년 6월 캄보디아 전세기 추락사고로 딸과 사위, 그리고 두 손자를 잃은 김형준(가명)씨는 이번 헝가리 유람선 참사를 지켜보며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왜 고객의 안전을 보장해야할 일부 여행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사랑하는 가족들을 다 잃고 슬픔에 한참 잠깁니다.

그 아픔이 조금 덜해질 때 소송을 하게 됩니다. 아무도 책임을 안지니까

헝가리 사고도 더 지켜보십시오.

제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겁니다.“

- 김형준(가명) 캄보디아 전세기 추락사고 유가족-

이번 주 '추적60분'에서는 한국인 23명의 사망자와 3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를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의 안전문제를 긴급 진단해본다.

21일(금) 밤 10시 50분, KBS 1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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