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방송
  • 입력 2019.06.20 07:03

'한국인의 밥상' 귀리-율무-수수-보리, 잡곡이 돌아왔다

▲ '한국인의 밥상' 제공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과거 잡초로 여겨지거나 가축의 사료로 이용되었던 귀리는 타임지에서 선정한 10대 슈퍼푸드로, 수용성 섬유소인 베타글루칸이 많이 함유되어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는 잡곡 중 하나다. 

2000년대 초, 그 가치를 알아본 손주호씨는 주변의 만류에도 귀리 농사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실농하여 마음고생 많이 했지만 끝내 포기하지 않아 귀리도정시설을 갖춘 공장도 세우게 되었다. 그런 그의 곁을 지키며 응원해주던 아내 이선재씨! 요즘 아내는 천덕꾸러기에서 집안의 보배가 된 귀리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기 바쁘다. 귀리순을 길러 귀리순샐러드도 만들고, 고향 음식인 늙은 호박전에 밀가루 대신 귀리가루를 넣고 호박전과 귀리완자도 만든다. 귀리누룽지를 곁들인 닭백숙과 귀리풀로 아삭함을 살린 귀리풀겉절이도 척척 만들며 곧 귀리 수확을 앞둔 남편의 보양식도 든든하게 챙긴다. 아내의 정성 가득, 영양 가득한 귀리 밥상을 찾아가 본다.

♦ 율무 – 나서지 않아도 빛난다

각종 영양소와 섬유질이 풍부한 율무. 우리에게는 구수한 율무차로만 기억되는 율무지만, 벼과 식물 중 영양이 제일 많은 잡곡이다.

옛날부터 잡곡 농사 잘되었다는 경북 예천에는 도시에서 시집와 농사지으며 살았다는 정옥례씨가 살고 있다. 시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에 딱 5년만 살겠다고 내려온 남편의 고향. 처음에는 울기도 많이 울었던 농촌 살이였지만, 이제는 34년의 세월이 지나 어느덧 할머니가 되었다. 
오늘은 손자들이 오는 날! 정옥례씨는 율무의 단단한 알곡처럼 손자들이 건강하고 단단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율무에 옥수수를 넣어 밥을 짓는다. 잡곡밥 먹는 날이면 같이 먹었다는 배추동탯국과 뽕잎나물볶음, 메밀묵두루치기를 며느리와 함께 만들며 지난 시절을 회상해본다. 손자들이 찾아오니 솜씨 발휘하는 아내를 보고 남편도 손자들에게 솜씨 한번 뽐내보려 한다. 남편은 손자들과 손자들보다 더 신이 난 아내와 며느리 앞에서 율무뻥튀기를 선보인다. ‘뻥이요!’ 하얗고 곱게 피어난 뻥튀기처럼 가족들의 사랑이 듬뿍 피어난 건강한 밥상을 만나본다.

♦ 수수 – 축제의 잡곡

예부터 붉은색을 띠어 팥과 함께 액운을 피하는 잡곡으로, 아이들의 장수를 기원하는 떡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는 수수. 
다양한 수수의 종류는 물론이고, 토종 씨앗에 관심을 가진 농부 권태옥씨를 만났다. 권태옥씨는 토종 씨앗을 빌려주는 씨앗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8남매 중 막내라는 권태옥씨는 수수망새기 떡을 보면 8번이나 떡을 했을 엄마가 떠오른다. 지금은 안 계신 엄마를 대신해 곁을 지켜주는 첫째 언니가 있어 든든한 권태옥씨. 오랜만에 언니와 엄마의 수수음식을 떠올린다. 수수와 팥만 넣고 만들어 주셨던 이곡밥, 그리고 어린 시절 별미였던 수수찜도 만든다. 이제는 못 하는 요리가 없는 막내딸 권태옥씨는 직접 키운 돼지파에 수수풀을 넣고 돼지파김치도 만들고 집 앞 저수지에서 잡은 새뱅이로 함께 먹을 새뱅이머위국도 끓인다. 8남매 맏이와 막내딸의 그리움 묻어나는 수수 밥상을 담아본다.

♦ 보리 – 2인자에서 별미로

쌀보다는 못했지만, 동의보감에 오곡(쌀, 보리, 조, 콩, 기장) 중 으뜸으로 꼽혀 오곡지장으로 불렸다는 보리.

보리를 수확할 철이 다가왔다. 보리 수확 철이 오니 이제는 잊혀 가는 보릿고개의 기억이 떠오른다. 보릿고개면 안 익은 보리를 베어다가 가리밥을 만들어 먹었다는 정납순할머니. 이제는 지겨워 보리밥 안 먹는다는 할머니에게 보리의 매력에 푹 빠져 다양한 음식을 연구하는 고옥희씨가 찾아왔다. 식감이 좋고 섬유질이 많아 미역귀와 함께 끓여 스프도 만들고, 조기로 보리초밥도 만들며 보리의 화려한 변신을 맞이한다.

20일 (목) 오후 7시 40분, KBS 1TV 방송.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