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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태 칼럼] 누진제 개편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
주어진 시간은 부족하지만, 누진제 개편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2019년 06월 13일 (목) 09: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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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태 칼럼니스트 htya91@kaist.ac.kr

[스타데일리뉴스=김희태 칼럼니스트] 11일,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공청회’가 열렸다. 누진제 개편에 따라 당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전기요금 외에도 한국전력에 전가되는 비용 부담, 에너지 전환 정책과의 연계 등 다양한 관점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이 원가보다 낮은 것은 이미 오래전에 알려진 사실이다. 탈원전과 탈석탄,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대표되는 이번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으로 전기요금의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최소한 인하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환경을 고려해서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해 온 원전과 석탄의 비중을 줄이고, 비용 증가가 예상되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그간 에너지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제는 누진제 개편으로 오히려 전기요금을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폭염으로 전기료 폭탄을 맞고 누진제에 대한 국민의 저항이 커지자, 정부가 현행 누진제 완화 또는 폐지를 골자로 하는 세 가지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 중 현행 누진제를 이어가며 여름철에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1안(누진구간 확대)과 누진제를 폐지하는 3안이 힘을 얻고 있다. 

   
▲ 누진제 개편(안)(출처: 산업통상자원부)

2안은 전력 다소비가구에게 혜택이 집중되며, 3안은 에너지 다소비가구의 요금은 줄이고, 에너지 저소비가구의 요금은 늘리는 안건으로 해석할 수 있다. 3안을 저소득층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이라고 오해하기 쉬운데, 전력 저소비가구 중에는 1인가구나 맞벌이로 집을 오래 비우는 가구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저소득층이란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저소득층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서는 전기 요금은 형평성 있게 산정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를 확대하는 등의 실질적인 복지혜택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누진제 개편이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저하하고, 전력 다소비가구의 전기 요금만 깎아주는 제도로 전락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번 누진제 개편에 따라 전기 요금에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이 에너지 전환 정책과 동일 선상에 있다는 것을 입증할 책임이 정부에 주어졌다. 에너지 전환 정책이 한전의 재정 악화를 가속한다는 논란 속에, 누진제 개편으로 추가적인 부담을 떠안기는 것이 맞는지도 의문이 남는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작년 취임사에서 한전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구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시점까지 비상경영을 펼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 누진제 개편으로 한전은 최소 2000억 원 이상의 부담을 추가로 떠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설상가상이 아닐 수 없다.

에너지 전환정책과 누진제 개편에 따른 비용 저감은 국민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모순된 정책이다. 국민이 느끼는 눈앞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공기업이 떠안은 부담이 결국 국민에게 전가되는 악순환을 끊을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쾌한 답변이 필요하다. 결국 에너지 전환 정책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석탄화력이나 원전의 발전량을 늘려 전기요금 혜택에 대한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 현재의 에너지기본법에 근거한 에너지 전환 정책을 시행하면서도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이 전기요금과 누진제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공청회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안이 장단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며 전기요금이 공정하게 책정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김희태,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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