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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칼럼
  • 입력 2013.08.29 16:22

이태란, '겹치기 출연' 논란 이기려면 두 배의 책임감이 필요하다

'왕가네 식구들' 출연은 문영남 작가 작품이기에 가능했던 것, 선택에 책임 다해야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지난 28일 열린 KBS 새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제작발표회 현장. 이 드라마에 출연한 탤런트 이태란은 "주말극 '결혼의 여신'에 출연 중인데 이번에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을 하게 됐다"는 질문에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사실 기자는 이 질문이 그렇게 심각한 질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태란은 문영남 작가와 '장밋빛 인생', '소문난 칠공주'를 함께 했던 배우다. 그랬기에 비록 무리가 될 수는 있었지만 작가에 대한 믿음으로 과감히 주말극을 택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비슷한 캐릭터였으면 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완전히 다른 캐릭터라서 하게 됐고요"라고 답하던 이태란은 작심한 듯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오해가 있을까봐 미리 말씀드리면 원래 드라마가 20부작이었는데 32부작으로 늘어났어요. 시간대는 다르지만 두 편을 한다는 게 좋지는 않잖아요. '왕가네' 합류가 어려울 것 같아 문영남 작가님께 이번엔 어려울 것 같다고 하차 의사를 밝혔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너 아니면 안된다'라고 강력하게 요구하셨고 그래서 하게 된 거예요."

▲ '왕가네 식구들' 출연으로 '주말극 겹치기' 논란이 있었던 이태란 ⓒ스타데일리뉴스

이태란의 '왕가네 식구들' 합류는 '겹치기 논란'이란 제목으로 알려졌고 이태란의 이 말은 '겹치기에 대한 해명'으로 언론에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인터넷에는 '이태란 겹치기출연', '이태란 해명'이 검색어 상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태란의 이런 '겹치기'를 부정적로만 볼 수는 없다. 물론 똑같은 사람이 하루에 연달아 드라마나 예능에 나오는 것이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게다가 아무리 시간대가 달라도 '주말드라마'에서 같은 사람이 나온다는 것은 마치 상도덕을 어기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기자도 처음 '왕가네 식구들'에 대한 정보를 받았을 때 이태란의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한 적이 있었다. 분명 '결혼의 여신'에 출연 중인데 어떻게 다른 방송사의 주말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 답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문영남의 작품이다. 이태란이 얼마든지 '겹치기'라는 비판을 들어도 충분히 출연을 결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태란의 선택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마음이 맞는 작가나 마음에 맞는 작품이 있다면 한번쯤 배우로써 부릴 수 있는 욕심이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때마침 출연하던 드라마의 회차가 늘어나면서 의도하지 않게 겹치기가 됐다고는 하나 그것이 그녀의 잘못이라고 매도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드라마 여건이 여유롭지 못하고 들쭉날쭉 스케쥴이 빈번하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청자들도 그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쨌든 '겹치기'를 결심한 이상 이태란은 두 배의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두 드라마의 캐릭터는 명확히 다르다. '결혼의 여신'에서 야심을 가진 부잣집 며느리라면 '왕가네 식구들'은 백수남편을 둔 억척 짠순이 아줌마다.

전혀 다른 캐릭터를 전혀 다르게, 같은 사람이라도 다른 캐릭터라는 느낌을 주도록 만들어야하는 것이 이태란이 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고 이태란이 풀어가야 할 숙제다. 그의 결심이 허투로 끝나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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