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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인터뷰②] ‘닥터프리즈너’ 김병철, “필요할 때 굽히는 선민식의 유연함 훌륭해”

▲ 김병철 ⓒ스타데일리뉴스

[S인터뷰①] ‘닥터프리즈너’ 김병철, “남궁민X최원영과 이룬 삼자구도 깨져 아쉬워”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배우 김병철이 ‘닥터 프리즈너’에서 맡은 선민식의 유연함을 칭찬했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악역들의 성격을 상세히 설명하는 김병철을 보고 있으니, 그가 캐릭터 해석을 위해 들인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 예측 가능했다.

배우 김병철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KBS2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닥터 프리즈너’는 대형병원에서 축출된 외과 에이스 의사 나이제(남궁민 분)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이후 펼치는 신개념 감옥 메디컬 서스펜스 드라마다.

김병철은 ‘닥터 프리즈너’에서 온갖 정치인, 재벌, 깡패 등이 모인 교도소 의무관으로 지원해 VIP들의 편의를 봐주며 부과 권력을 쌓아 올린 야심 있는 교도소 의료과장 선민식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그는 자신의 탐욕을 위해 나이제와 이재준(최원영 분)의 중간에서 배신을 거듭하며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데 한몫했다.

▲ 김병철 ⓒ스타데일리뉴스

Q. 출연한 작품마다 성공을 거둔 걸 보면 김병철 씨는 작품을 보는 남다른 눈을 가진 것 같다.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을 알려달라.

김병철: 작품이 흥미로운지가 중요하다. 역할의 비중과 상관없이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출연한다. 

Q. 흥미롭게 느끼는 지점을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

김병철: 보는 이들의 공감을 부르는 작품이어야 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작품에 담기지 않나. 그걸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장르가 다른 것 같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매력이 있어야 한다. 제가 맡을 캐릭터의 욕망이 크게 공감을 일으키거나 혹은 잘 모르겠지만 경험하고 싶은 연기라면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Q. 그렇다면 ‘닥터 프리즈너’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전자인가, 후자인가?

김병철: 선민식은 선민의식이 강한 사람이라서 가령 죽어도 되는 사람도 있다고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자기가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사람과도 손을 잡을 수 있는 유연한 면이 있다. 

살면서 선민식이 가진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연함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딱 구부리는 게 어렵더라. 물론 선민식은 굉장히 악한 행동을 하면서 구부리기에 그의 모든 점을 칭찬하는 것은 아니고, 굽혀야 할 때 구부릴 수 있는 면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Q. ‘SKY 캐슬’이 워낙 큰 성공을 거둔 탓에 전작의 이미지가 강해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신경이 쓰였을 것 같기도 하다.

김병철: 신경이 쓰였다. ‘SKY 캐슬’ 차민혁과 ‘닥터 프리즈너’ 선민식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차민혁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법적으로 봐도 문제가 될만하지만,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에 반해 선민식은 법을 어기고 있다는 걸 스스로 잘 알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원하는 걸 얻고자 하는 사람이다. 이런 두 사람의 차이점을 잘 드러내 보자 싶었다.

Q. ‘닥터 프리즈너’ 종영 후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차기작을 검토 중이라는 기사가 보도돼 놀랐다. 이번 작품도 ‘SKY 캐슬’ 종영 후 거의 쉬지 않고 임한 것이지 않나. 쉴 틈 없이 일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병철: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다.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경험을 했기에 할만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면 무리가 되도 하는 게 낫지 않나 싶다. 달려오다 보니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도 한다. 다만 얼마간이라도 쉬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Q. 흔히들 악역을 잘 소화하고 나면 자꾸 악역 제안만 들어와서 힘들다고 하더라. 김병철 씨도 그런가?

김병철: 현재 검토 중인 작품 중에는 악한 역할도 있고, 재미있는 역할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다. 앞서 악한 역할을 맡았기에 더 들어오는 것도 있지만, 작품을 제안하시는 분들도 중복된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생각처럼 계속해서 악역 제안만 오지는 않더라. 

그렇지만 어떤 역할을 정말 훌륭하게 해낸다면 계속 그런 역할을 맡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SKY 캐슬’ 속 김서형 배우는 굉장히 매력적이었지 않나. 나라도 비슷한 역할을 또 제안할 것 같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제가 악역을 훌륭하게 소화하지 못해서 제안이 오지 않았나 싶다(웃음).

▲ 김병철 ⓒ스타데일리뉴스

Q. 최근 ‘2019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조연상을 받았다. 축하드린다. 

김병철: 주변에서 축하한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후보들이 워낙 쟁쟁해 저는 못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후보로 올라오신 분들을 보며 ‘왜 여기 후보로 올라오셨지?’, ‘이건 나를 안주겠다는 건가?’ 하는 생각도 했다(웃음). 예상외로 제가 받게 돼 기뻤다.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믿고 감사히 상을 받았다(웃음). 사실 후보에 함께 오르신 분들이 워낙 훌륭해서 민망하다.

Q. 이번 수상은 마치 흥행 보증 마크를 찍어준 듯한 느낌이다. 현재 출연 제안이 물밀 듯 올 거 같다.

김병철: 그렇지는 않다. 그런 믿음이 오래갔으면 한다. 누구든 제게 걸려들 수 있도록(웃음).

Q. 진한 멜로를 다루는 작품에는 관심이 없나?

김병철: 저는 하고 싶은데,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할지 모르겠다(웃음).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충분히 있다.

Q. 대중이 ‘닥터 프리즈너’ 속 나이제(남궁민 분) 같은 다크 히어로에 열광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김병철: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방식으로라도 부조리한 걸 바꾸고 싶다는 열망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현재 사회에 구성돼있는 경로를 통해 잘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고, 그런 면이 드라마의 인기에 영향을 준 것 같다.

Q. 특이하게 김병철 씨가 맡은 악역은 시청자들이 덜 미워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병철: 불쌍한 면이 있어서 그런 거 같다. ‘닥터 프리즈너’에서도 제가 맡은 선민식이 대결을 하지만, 제대로 된 반격한 경우는 없다. 강신일 선배가 분한 김상춘에게 인슐린 주사를 놓은 게 일종의 반격이긴 했지만, 계속해서 당하는 느낌이 있어서 시청자들이 봤을 때 동정심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 김병철 ⓒ스타데일리뉴스

Q. ‘SKY 캐슬’에서 부부로 함께 호흡을 맞춘 윤세아와 여전히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잦다. 정말 썸(사귀기 전 미묘한 관계)도 없었나?

김병철: 썸탄 적은 없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다. 좋은 동료, 좋은 동생이라고 얘기했는데 그런 건 전부 편집됐더라(웃음). 조재윤 배우 등이 재미있자고 한 얘기였는데 워낙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많다 보니 그런 부분까지 극대화된 것 같다. 물론 오해였지만 개인적으로 대중들이 저라는 사람의 다른 면을 봐주시는 것 같아 좋았다.

Q. 두 사람이 자주 엮이게 돼 어색하지는 않았나?

김병철: 어색해지지는 않았다. 윤세아 배우가 워낙 털털하고 성격이 시원시원해서 그러지 않는다. 완성된 인격을 가진 사람이다.

Q. 연기자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

김병철: 여러 인물을 연기하면서 다양한 인격을 표현해 보고 싶다. 저도 그걸 통해 배우고, 시청자들도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 작품을 통해 소통하고 싶다.

한편 KBS2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는 지난 15일 15.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호평 속에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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