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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방송
  • 입력 2013.08.21 19:22

신동엽 불만어린 우문, 거기에 '스플래시'의 길이 담겨 있었다

'선정성, 웃음 배제. 진정한 스포츠 서바이벌' 추구, 과연 성공할까?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우리 프로그램의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여자 출연자들이 비키니를 안 입고 원피스 수영복을 입어요. 외국에선 비키니를 입는 거 같던데..."

21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스타다이빙쇼 스플래시(이하 '스플래시)' 기자간담회에서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신동엽이 한 말이다. 이 말은 곧바로 각종 연예매체의 기사 제목이 됐고 '신동엽 불만'이란 검색어로 검색순위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 '스플래시' 의 진행자 신동엽(MBC 제공)

하지만 기사를 읽는 이들은 신동엽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것만 알지 그 이후의 어떤 말이 나왔는지를 잘 모른다. 그의 '우문'에 신정수 PD는 이렇게 말했다. "(신동엽이) 해외 방송을 제대로 못 본 것 같은데 외국에서도 비키니를 입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모두 원피스를 입는다."

그리고 이 말도 덧붙었다. "5m에서 뛰어내리게 되면 마찰 때문에 수영복이 위로 올라가거나 벗겨지게 된다. 그래서 비키니는 절대 입을 수가 없다. 물론 선수의 안전이 최우선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선정적인 요소를 없애는 것이다."

이 '우문현답'에 이 날 공개된 '스플래시'의 지향점이 담겨 있다. '선정성을 배제한다' 신정수 PD가 간담회가 시작하자마자 내세운 '차별점'이었다.

"10여년 전부터 아이돌을 대상으로 다이빙 대회를 방송했지만 선정적인 요소가 있었다"라고 말한 그는 "'스플래시는 선정적으로, 웃기려고 만드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참가자들의 화려한 기술과 노력을 담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플래시'는 일단 '다이빙'이라는 소재 때문에 '여자 연예인들을 눈요기감으로 하려는 게 아니냐'라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특히 최근 '섹시 아이콘'이 된 클라라가 합류하자 그 의심은 더욱 커졌다.

게다가 '출발 드림팀'과 '맨발의 친구들'에서 다이빙이 이미 나왔다. '스플래시'의 판권을 먼저 산 MBC로서는 억울한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타 방송과의 차별점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 차별점으로 제시한 것이 '선정성과 웃음을 지양한' 스포츠 서바이벌 쇼인 것이다.

▲ '스플래시'는 선정성을 배제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 유혹에 너무 쉽게 빠질 가능성도 있다(MBC 제공)

부상을 입으면서도, 물에 대한 공포심을 가지면서도 진지하게 다이빙 연습을 했다고 출연자들은 말했다.

특히 최고령 출연자인 개그맨 이봉원은 자신이 다이빙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50대 가장들이 조금이나마 힘을 얻고 이를 위해 꼭 예선을 통과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진심은 와 닿는다. 그러나 그 진심이 시청자에게 먹히기엔 의외로 장애물이 많다.

아니나다를까,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인터넷에는 '신동엽 불만', '강인 15kg 감량', '클라라 다이빙사진', 여기에 아이비가 "섹시는 클라라에게 맡기고.."라고 말한 부분만이 크게 올라와 있었다.

출연자들의 고생담, 그리고 신동엽의 불만에 대한 신정수 PD의 현답에 대한 이야기는 소홀히 다루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서 '스플래시'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선정성'을 배제한다고 하지만 이 프로에 대해 소개되고 있는 것은 결국 '선정적인' 기사 제목들이다. '선정성'을 배제한 프로그램이 아이러니하게도 선정적인 제목으로 홍보되고 있다. 어쩌면 그들은 너무나 쉽게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진정성은 보이지만 불행히도 지금의 대중은 '진정성'만으로는 프로그램을 쉽게 선택하지 않는다. 얼마 전 종영된 SBS '땡큐'가 바로 그 한계를 보여준 예다.

'스플래시'는 진정한 스포츠 서바이벌을 표방한다. 고생담과 포기하지 않으려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려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그리고 언론이 '떡밥'으로 잡으려는 것은 '다이빙'이라는 명목으로 보여질 선정적인 모습이다.

과연 그 유혹에 굴복하지 않고 '스플래시'는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을까? 어쩌면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 신동엽은 일부러 '음흉한' 우문을 날렸을 지도 모른다. 그들의 모험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는 일단 23일 밤의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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