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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3.08.20 18:09

크레용팝 논란 '침묵은 돌, 소속사 단호한 대처 필요하다'

'무대응이 상대응'으로 일관하다 '일베팝' 참사, 논란 굴레 벗어야 롱런할 수 있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침묵은 금이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말이 있다. 고로 침묵은 돌이다'

크레용팝을 향한 일련의 논란들과 이에 대한 소속사의 반응을 보면 이 흘러간 '썰렁 유머'가 딱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소속사 대표와 크레용팝 멤버들의 트위터 글로 시작된 크레용팝의 '일베 논란'은 노래 이전에 '크레용팝'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의 노래 '빠빠빠'와 그들이 선보인 '직렬 5기통 댄스'는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며 미국 빌보드지에서도 다룰 만큼의 존재감을 얻게 된다.

▲ 인터넷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크레용팝(크롬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나, 이들의 엄청난 인기에도 불구하고 '일베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고 소속사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들의 엄청난 인기가 '일베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네티즌들의 비난으로 이름을 더 알리려는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인지 그것은 알 수가 없다.

일일이 사과하고 일일이 해명하는 것보다 대중의 행동을 지켜보는 일명 '무대응이 상대응'이라고 생각한 게 소속사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무대응과 침묵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옥션모바일'의 광고 모델로 발탁 되자마자 인터넷에는 '옥션 탈퇴운동'이 벌어졌고 네티즌들의 반응에 당황한 옥션은 결국 광고를 잠시 내렸다.

여기에 온라인상에서 크레용팝이 일본 걸그룹의 컨셉을 그대로 따라했다는 내용이 사진과 함께 실렸고 일본 극우 커뮤니티에서 크레용팝을 언급하며 "한국은 표절의 나라"라고 비웃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게다가 28일 예정된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K리그 시축도 취소됐다. 물론 크레용팝 측은 방송스케쥴 때문에 취소한 것이라고 말하고 FC서울도 확정된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FC서울 게시판에는 이들의 시축을 반대하는 글들이 빗발쳤고 이것이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들을 인터뷰하고 이들의 신드롬을 소개한 곳은 묘하게도 보수 언론이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인터뷰를 했고 특히 동아일보는 '용필 다음 용팝'이라는 글을 고스란히 제목으로 달았다.

MBC는 평일 저녁 메인뉴스에 '크레용팝 신드롬'을 보도했다. 보수 언론이 그들의 뒤를 미는 기사를 싣자 크레용팝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은 점점 확신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일종의 '마녀사냥'일수도 있다. 지나치게 정치적인 해석, 반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고집이 여러가지 트집을 잡으며 크레용팝의 앞길을 막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 필요한 것이 바로 소속사의 단호한 대처다.

▲ 크레용팝의 광고모델 기용으로 '퇴진운동'이 일어났던 옥션 광고(옥션 제공)

크레용팝은 지금 '잘 나간다'. 하지만 위기는 항상 '잘 나갈때' 일어난다. 그리고 그 위기는 현실이다. 그들을 캐스팅한 쇼핑몰 회사가 역풍을 맞았고 한 축구팀의 팬들이 반발을 했다. 이런 일이 여기에서 끝날 분위기가 아니다. 지금처럼 '무대응이 상대응'이라 생각한다면 이들의 설 자리는 좁아질 수 있다.

처음 '일베논란'이 나왔을 때만 해도 소속사는 "그룹을 알리기 위해 일베에 가입한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성향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이 귀엽게 쓴 표현이 와전됐다"라고 비교적 솔직하게 해명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이 난국을 타개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으면서 크레용팝은 '일베팝'의 이미지를 벗어나는데 실패했다. 그것이 결국 지금의 '참사'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의 크레용팝은 안타깝게도 '뭘 해도 욕먹는' 이미지로 추락하고 있다. 그리고 묘하게도 보수 언론들의 추어주는 기사 또한 이들의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롱런을 위해선 반드시 이 논란의 굴레를 벗어야한다. 소속사의 단호한 대처와 해명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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