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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9.04.26 10:41

[S리뷰] '호텔 뭄바이' 소름이 끼칠 정도로 치밀하고 강렬하다

12년전 인도 최고 호텔에서 일어난 최악의 테러 참사 재현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5월 8일 개봉하는 '호텔 뭄바이'(수입/배급: 에스와이코마드)는 12년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최악의 테러 참사를 다루고 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픽션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데뷔한 데브 파텔(아르준 분)을 등장시켜 가난하지만 꿋꿋이 살아가는 호텔 레스토랑 보조원 아르준이라는 청년을 통해 다시 한 번 인도 현지 정서를 일깨워준다.

스토리는 얼마안가 뭄바이 중앙역(빅토리아 터미널)부터, 유명 레스토랑 등 곳곳에서 벌어진 무차별 테러 참사로 이어진다.

테러범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타지마할 호텔. 500개의 룸과 40개가 넘는 스위트가 있는 100년 전통의 인도 최고의 호텔.

10명의 테러범들은 항만으로 고무보트를 타고 들어와 몇 대의 택시로 나눠 타고 각자의 목표지점으로 향한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어디론가 통신하며 이동한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치밀한 계획을 준비했던 것이다.

먼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주요 시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2차 목표지점을 향해 돌진한다. 그 사이 테러 자체를 인지못한 뭄바이 시민들과 경찰들의 시선을 계속해서 분산시켰다. 

시내 테러를 이처럼 크게 당한 적이 없는 뭄바이 당국은 중앙정부에 테러진압부대를 요청했지만, 특수부대가 있는 동쪽 뉴델리에서 서쪽 뭄바이까지는 아무리 빨라봐야 6시간 이상이 걸린다. 때문에 영화는 전개될 수록 양민학살에 가까운 테러범들의 만행을 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의인은 존재했다. 주인공 아르준(데브 파텔)을 비롯해 호텔 총 주방장 오베로이(아누팜 커)와 호텔리어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다. 하지만 진압부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테러범들의 공격은 더 잔혹해지고 그만큼 호텔 고객과 종업원들의 생존 확률은 희박해진다.

앤서니 마라스 감독과 각본가 존 컬리는 바로 이 의인들을 주목했다. 영화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것도 무기 하나 없이 학살의 참화 속에서 침착하게 생존자들을 이끌었던 의인들 때문이다.

영화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치밀하고 강렬하다

러닝타임 125분인 영화 '호텔 뭄바이'(15세 이상 관람가)는 초반부터 치밀하고 과감한 테러범들의 만행을 일사분란하게 조명한다. 또한 영화가 끝날 때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만큼 각본이 촘촘하다.

9년전 내놓은 단편 영화가 자신의 필모그래피의 전부인 앤서니 마라스 감독 능력으로는 이런 영화가 나오기 힘들다.

하지만 제작자 리스트를 보면 치밀하고 강렬한 영화가 어떻게 해서 나왔는지 이해할만한 한 명이 포함됐다.

다름아닌 '존윅'시리즈,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에 참여해 흥행 돌풍을 일으킨 바질 이와닉이 다. 그는 '시카리오' 제작 스탭들과 함께 이 영화에 참여했다. 

출연 배우들도 데브 파텔 외에 제법 이름이 알려진 명배우들이 있다. 먼저 美드라마 시리즈 '홈랜드'에서 열연한 이란 출신의 여배우 나자닌 보니아디, '소셜네트워크'에서 출발해, '맨 프롬', '콜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주연을 맡아 한껏 주가를 올린 아미 해머가 부부로 출연한다.

한편 당시 뭄바이 최악의 참사를 일으킨 테러범들은 파키스탄 기반의 '라슈카에 타이바'라는 이슬람 무장 테러집단 소속. 왜? 그들이 다아애나 황태자비, 빌 클린턴, 마이클 잭슨이 방문했던 타지마할 호텔을 노렸는지 목적 의도가 뻔히 드러난다. 영화에서도 일부 엿보였지만 유명세와 인질로 잡힌 거부들의 몸값 때문. 

인도에서 빚어진 최악의 참사, 해외에선 어떻게 바라보나?

인도는 다수를 점하는 힌두교, 크리스챤, 이슬람 등이 빚어낸 종교 분쟁으로 숱한 폭력사태와 크고 작은 테러가 있었다. 수백명이 사망한 열차 테러도 간헐적으로 벌어진다. 그래도 글로벌 매체에서 생중계로 대서 특필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08년 11월 26일 테러는 달랐다. 먼저 CNN뉴스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속보로 초대형 테러를 생중계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BBC월드, TF, RT뉴스 NHK, NBC, ARD 등 세계 유수의 매체채널들이 속보로 현지 상황을 전했다. 상황이 얼마나 잔혹했는지 당시 '인도판 9.11테러'라고 보도한 매체들도 많았다. 

더구나 1903년 건립된 타지마할 호텔 모기업은 인도에서도 손꼽히는 타타그룹. 호텔 리조트 사업 외에도 금융, 병원, 보험,철강, 군사 무기제조, 석유화학, 건설, 항공수송, 선박, 발전설비, IT통신사, 자동차(랜드로버, 대우상용차)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산업을 망라한 초대형 글로벌 기업이다.  

안타깝게도 테러 수장은 현재까지 잡히지 않았다. 단지 해외 일부 매체들만이 파키스탄 정보국을 유력 용의자로 추정할 뿐이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시리즈 '홈랜드 시즌4'(2014)가 뭄바이 테러 사건과 유사한 시나리오로 각색해 배경만 바꿔 방영한 바 있다. 

한편 2008년 뭄바이 테러 참사 이후 인도의 이슬람계 정치세력들은 과거와 같은 힘을 발휘 못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그날 이후 장기 경제 침체가 확산됐고, 현재 중국으로부터 갚을 수도 없는 고금리 차관을 빌린뒤 디폴트 위기에 몰려있다.

▲ 호텔 뭄바이 메인포스터(제공 에스와이코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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