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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공연
  • 입력 2019.04.18 18:16

[S리뷰] ‘지킬 앤 하이드’ 전동석, 광기 서린 하이드의 강렬한 위세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포스터 (오디컴퍼니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지킬 앤 하이드’의 배우 전동석이 광괴한 매력의 하이드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건’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 뮤지컬은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인 헨리 지킬 박사가 자신을 스스로 실험한 끝에 제2의 인물인 에드워드 하이드를 탄생시키고, 그와 갈등을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인물이 가진 두 가지 인격을 지킬과 하이드를 통해 조명함으로써 인간 내면의 이중성을 그려낸다.

‘지킬 앤 하이드’는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후 세계 여러 곳에서 막을 올렸으나 특히 한국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원작의 대본과 음악을 바탕으로 새롭게 작품을 구성하는 형식을 택해 한국 관객의 정서를 고려한 점이 ‘지킬 앤 하이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누적 공연 횟수 1100회, 누적 관객 120만 명에 달하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2018년부터 공연을 이어온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외에 올해 새로운 캐스트 민우혁과 전동석을 더해 관객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 오디컴퍼니 제공

처음으로 ‘지킬 앤 하이드’에 참여한 전동석은 선량하고 확고한 신념을 품은 의사 지킬과 무자비한 폭력을 행하는 하이드의 간격을 크게 넓혀 선보인다. 그는 지킬의 부드러움과 젠틀함을 강조하되 인간적인 모습을 더했으며,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하이드에 광기를 쏟아부었다.

전동석이 연기하는 지킬은 무척이나 부드러웠으며 인간적인 면모가 두드러졌다. 그는 클럽에서 처음으로 만난 루시에게 끌리는 지킬의 모습을 보다 솔직하게 표현했다. 이성적인 지킬의 성격을 살려 최대한 감정 표현을 자제하던 다른 지킬들과 구별되는 ‘동지킬’만의 매력인 듯했다.

때로는 유약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특히 2막에서 실험실에 들어온 엠마에게 자신을 버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지킬은 연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난히 여린 분위기의 지킬 탓에 곧 하이드로 변신할 전동석이 상상이 되질 않아 극을 보는 내내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을 품게 됐다.

▲ 오디컴퍼니 제공

하이드의 등장과 함께 걱정은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전동석은 말 그대로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하이드를 완벽 소화했다. 그는 하이드의 어두운 위압감보다는 광기를 부각해 색다른 두려움을 선사했다. 아마도 이번 시즌 내에서 ‘가장 미친 하이드’는 전동석으로 꼽히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지킬 앤 하이드’의 문제점으로 꾸준히 언급되는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하이드가 루시를 성추행하는 장면에서 전동석은 문제를 인식한 듯 최대한 자극적인 행동을 지양하려는 모양새였다. 불필요한 손짓 등을 덜어내는 등 애쓴 티는 났지만, 만 7세 이상 관람가인 뮤지컬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장면이었다.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이니만큼 수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5월 19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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